[선데이뉴스=김종권 기자]뮤지컬 하면 화려한 무대, 웅장한 오케스트라, 관객을 압도하는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 춤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지난 3일 개막한 뮤지컬 '원스'는 이 모든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이 작품은 무척 소박하다. 무대엔 의자, 탁자, 피아노, 기타 등이 전부다. 암전이 거의 없고 배우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 위에 있다. 극적 전개 없이 오직 음악으로만 승부한다. 처음 접하는 관객들은 이 점이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다. 영화 '원스'와 큰 차이 없는 이야기,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열정적인 무대,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해주는 아름다운 음악이 어우러진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대형 뮤지컬이 경쟁하는 연말 공연계에 '원스'는 소박함으로 승부를 걸었고 그 점이 먹힌 듯하다.
여기에 배우들의 호연도 돋보인다. 외로운 남자 '가이' 역을 맡은 이창희는 이전보다 나아진 가창력, 연기력을 보여준다. 기타 연주도 훌륭했다. 지난해 관람했던 '고스트' 능글맞은 악당 역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가슴 속 깊은 상처를 음악으로 치유하는 '걸' 역 전미도 역시 무척 매력적이다. 작품마다 열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그녀답게 피아노를 치며 맑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창희, 전미도 두 배우가 기타와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마지막 장면은 마음 속 깊은 상처가 모두 치유되는 신비한 느낌을 준다. 마치 펑펑 울고 나면 개운한 느낌이랄까...
공연 시작 20분 전, 쉬는 시간(인터미션) 20분 동안 관객들이 무대 위로 올라가 배우들과 사진 찍고, 무대에서 파는 커피, 생수 등을 살 수 있는 프리쇼는 색다른 경험이다. 다른 뮤지컬에선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배우들의 열정과 소박한 무대가 감동을 주는 뮤지컬 '원스'는 2015년 3월 29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6만~12만원,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