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1월 23일 오후 2시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소풍'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어진 간담회에는 배우 나문희, 김영옥, 류승수, 김용균 감독이 참석했다.
나문희는 "우리 영화에 노인네들만 나온다고 하니까 처음엔 투자자가 없었다. 제작사 로케트필름 대표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열심히 해서 만들 수 있었다. 이제는 보건소에서도 연명 치료를 어떻게 할지 결정할 수가 있는데 이 작품이 현실과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봤을 때는 배우들이 연기를 잘했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오늘 다시 보니 무척 현실적이어서 개봉 후 관객들 사이에서 큰 쟁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고 말했다.
김영옥은 "임영웅 노래가 우리 영화에 정말 잘 어울린다. 솔직히 임영웅은 우리가 악조건인데 노래를 쓰도록 허락해 주었다. 어디가서도 어마어마한 출연료를 받는 입장일 텐데, 영화를 만든 입장에서 그에게 무척 고맙다. 내가 임영웅 팬인데 음악까지 나오면 더 좋을 거 같다 싶었다. 임영웅 노래가 쓰인다는 소식을 듣고 혼자서 '이건 대박!' 이라며 탄성까지 질렀다. 내가 팬이니까 그런 부분은 좋을 수밖에 없다. 나문희와 20대 때부터 만나왔는데 워낙 오랜 시간 봐 온 배우다. 연속극은 수도 없이 많이 했다. 나문희가 '언니랑 나랑 이 영화를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하더라. 우리는 '너 안 하면 나도 안 해'라는 말을 주고 받으면서 하게 됐다" 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용균 감독은 "저 개인적으로는 11년 만에 신작을 선보이게 돼 감회가 깊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이 배우님들 작품이다. 보면 볼수록 그런 생각이 든다. 감히 그 마음을 짐작하기 어려워서 연출을 어떻게 할지 난감했던 적이 많았다. 머리를 굴려 방향을 정해도, 제가 어쭙잖다는 마음에 자신이 없었다. 촬영하면서 선생님들에게 인물들 마음을 계속 여쭤보면서 했다" 고 말했다.
이어 "임영웅 자작곡 '모래 알갱이'를 OST로 쓴 이유는 80대들이 주인공이라 영화음악을 사용할 때 역설을 주고 싶었다. 저와 제작진이 온 마음을 다해 임영웅에게 편지를 썼다. 임영웅이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 배우 출연에 우리들 마음을 알아준 것 같다. 기사를 보니 임영웅이 음원 수익을 기부도 했더라. 이 자리를 빌려 임영웅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고 말했다.
류승수는 "이 영화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내가 외국에 있었다. 당시 아이들을 돌보며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당시 대본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알겠다'고 허락한 뒤 한국에 와서 대본을 제대로 읽었다" 고 출연 과정을 말했다.
이어 "배우로서 이 선생님들과 연기한다는 사실에 열심히 해야겠다 싶었다. 오늘 영화를 봤는데 이 영화를 하길 잘했다는 마음이 든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50대인 내 나이에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닌다. 돈도 좋고 성공도 좋지만 진짜 좋은 친구 하나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생로병사는 누구나 피해갈 수 없다. 건강을 위해서 우리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깨닫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나문희는 "우리 영화가 설에 상영한다고 하니 축복받은 거 같다. 온 가족이 모여서 소풍을 가듯 영화 '소풍'을 따뜻하게 보셨으면 좋겠다. 모든 분들이 행복하시길 바란다" 고 영화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김영옥은 "내가 영화를 많이 안 해봐서 설에 개봉하는 게 좋은 기회인지 몰랐다. 다들 굉장히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해서 감사드린다. 일단 뚜껑은 열어 봐야 한다. 관객들이 재미있게 보시길 바란다" 고 말했다.
'소풍'은 절친이자 사돈 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열 여섯 살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나문희가 요즘 들어 돌아가신 엄마가 눈에 보이는 은심, 김영옥이 은심 사돈이자 절친인 금순, 박근형이 어린 시절 은심을 짝사랑했고 지금은 고향을 지키며 사는 태호를 연기했다. 아울러 류승수가 은심 아들 해웅을 연기했다.
'소풍' 연출을 맡은 김용균 감독은 '와니와 준하'(2001), '분홍신'(2005), '불꽃처럼 나비처럼'(2009) 등 영화를 통해 감성을 보여준 바 있다. '더 웹툰: 예고살인'(2013) 이후 약 11년 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 '소풍'은 오는 2월 7일 관객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