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정성남 기자]"국민들은 새누리당을 버리기로 한 순간에도 우리는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지지해 줄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있었다"며 "그것이 가장 우리의 뼈아픈 실책이자 패배였다"
총선 참패 이후 한 달 동안 자중지란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새누리당은 혁신위원장에 비박계 3선의 김용태 의원(서울 양천을)이 선임됐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15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용태 의원은 우리 당의 젊은 피 중 하나로 늘 당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개혁적 정치인"이라며 인선 배경을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서울 양천을 지역구에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후보와 국민의당 김현배 후보를 누르고 당선, 지난 18대와 19대에 이어 내리 3선에 오른 40대 젊은 비박(非朴)계 소장파 의원이다.
새롭게 출범하게 될 새누리당의 혁신위는 4·13 총선 참패 후 당 지도체제 개편,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을 포함한 정치 전반에 대한 개혁 방안을 마련해 당의 지지율을 회복하고 내년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4·13 총선 참패에 따른 새누리당을 수습할 수 있는 혁신위원장으로 3선의 김용태(서울 양천구 을) 의원을 선임한 것은 김용태 의원이 3선 국회의원이면서도 비박(非朴)계 의원이라는 점이 크게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김 의원은 임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의 출발은 우리 국민이 이미 다 알고 있는 새누리당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이 그동안 그에 대한 대답을 하지 않고 계속 딴전을 피웠기 때문에 국민의 마음이 떠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 패배에 대해 "패배의 순간보다 총선 이후 지난 한 달이 더욱 참담했다"며 "지난 한 달간 새누리당이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국민에게 준 실망감을 기대감으로 바꿀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걸고 일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이번을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뼛속까지 모든 것을 바꾸는 혁신"을 해서 아직도 새누리당에 기대하는 많은 분들,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신 분들의 마음을 다시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아울러 혁신위 활동기간과 관련, "지난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처럼 6개월, 1년 기한으로 할 수 없다. 무너진 새누리당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는 조치들을 과감하고 신속하게 처리하고, 임무가 끝나면 즉각 해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김 의원은 비박계로서 소신 있는 정치적 발언이 그동안 화제가 되었다. 김 의원은 이번 20대 총선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민의를 무시하고 ‘청와대만 바라보는 당’으로 전락한다면 새누리당이 스스로 붕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과 친박계의 국정 전횡에 대해 강력한 비판과 함께 청와대와 당이 민심에서 멀어지면 끝이다.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으로서 박 대통령에게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것은 의무라고 생각했다라는 발언 등의 자신만의 특유의 소신 있는 정치어법의 직격탄을 스스럼없이 사용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같은 국회의원 ‘이석기, 김재연 의원’ 등 전 통진당 의원들에 대해서도 “자격심사 논란을 종북 논란으로 확대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 또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대한민국에서 종북 논란을 이유로 일종의 사상 검증을 하겠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행태에 대해 쓴 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다.
한편 김 의원은 17일 전국위를 거쳐 파격적인 인사들로 혁신위를 구성해 과감한 혁신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