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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양심 칼럼] 지금은 언어 사대주의, 영어 사대주의에서 벗어나야 할 때
[오양심 칼럼] 지금은 언어 사대주의, 영어 사대주의에서 벗어나야 할 때
▲오양심 칼럼니스트 [선데이뉴스신문=오양심 칼럼] 언어는 생각이나 느낌을 말 또는 글로 표현하는 의사소통의 수단이다. 사대주의는 주체성이 없이 세력이 강한 나라나 그 나라 사람을 받들어 섬기는 태도를 말한다. 언어 사대주의는 모국어에 열등의식을 가진 사람이 자기 나라의 말과 글을 멸시하여 폄훼한다는 뜻이다, 한글과 한국어는 인류 최초의 발명품으로 AI 시대에, 현대문명이라는 공동체를 만드는데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세계 각국에서는 한국어 열풍, 한국문화 열풍이 세차게 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위상을 깨닫지 못한 언어 사대주의자, 영어 사대주의자들은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국제적으로, 재외 교포들에게도 강하게 비판받고 있다. 그 첫 번째 비판대상이 정치현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아침 출근길에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기자들과 짧게 대화한다. 우리말 우리글로 ‘약식회견’이라고 하면 될 걸, 굳이 도어스테핑(doorstepping)이라고 하여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모국어 사용의 모범을 보여야 할 국가 수장이, 영어 쓰기를 자처하여, 소통이 아니라 불통과 단절, 왜곡의 비판까지 받아가며, 언어 사대주의자라는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거버먼트 어토니(Gerberment Atony)', '메가포트(Megaport)',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 같은 낯선 영어도 남발하고 있어, 영어 사대주의자라는 낙인도 찍혀 지지율 하락에 원인제공을 보태고 있다. 두 번째는 언론이다. ‘국어기본법’ 제15조(국어문화의 확산) 2항에는 “신문·방송·잡지·인터넷 등의 대중매체는 국민의 올바른 국어사용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여러 언론매체에서는, ‘윤 대통령 출근길에 기자들과 도어스테핑’, ‘윤석열 대통령 도어스테핑 중단’, ‘도어스테핑 중단 하루 만에 재게’ 등을 앞다투어 보도하며, 대통령의 올바른 국어사용을 권장하기는커녕, 낯뜨거운 영어 사대주의에 동참하고 있는 판국이다. 세 번째는 관공서이다. 국어기본법 제14조 1항에는 “공공기관의 공문서는 어문 규범에 맞춰 한글로 작성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공무원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고, 모국어가 바로 설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관공서의 행정용어는 허브(hub), 랜드마크(land mark), 벤치마킹(benchmarking), 인센티브(Incentive), 클러스터(Cluster), 태스크포스(task force), 허브 같은 용어가 난무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글로벌 허브 도시를 실현하기 위하여, 부산을 영어 상용도시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부산을 상징하는 슬로건은 Dynamic BUSAN이다. 한국어와 영어를 병행해서 썼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 국민은 영어로만 쓰여있는 부산관공서 슬로건에도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데,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박형준 시장은, 공교육 소통에 중점을 둔 영어 국제학교를 설립하고, 외국전문대학을 유치하고, 영어교육센터를 조성하고, 영어 평생학습을 지원하고, 영어신문을 만들고, 영어방송 등을 강화하면서, 혁신적 영어 프로그램 도입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박형준 시장은, 부산을 영어 사대주의 도시로 전락시켜, 세계인과 소통하겠디는 취지보다는, 오히려 세계인을 유치하여 한국어 국제학교 설립, 한국문화체험, 한국영화 만들기, 한국방송, 한국웹툰, 한글 게임 등의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하여, 세계 경제 10위권에 진입한 한국경제를, 세계 전역에서 강하게 불고 있는 한국방문 열풍, 한국어 열풍, 한국문화 열풍 등을 접목하여, 부산에서부터 세계 경제 5위권으로 진입시킬 역발상을,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권장한다. 그랬다. 이명박 정부의 취임 이후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의 교육열과 교육제도를 주요 연설의 단골 소재로 삼은 한국교육의 예찬론자였다. 오바마는 2011년 1월 25일 미국 의회의 국정 연설에서도 정년 퇴임을 앞둔 8년 내내 한국교육을 극찬했다. 이명박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교육 예찬론에 보답하기 위해 영어몰입 교육을 실시했던 것이다. 그때 우리나라 일부 학교에서는 영어 과목 외에도 수학, 사회, 과학 등을 전부 영어로 가르쳤다. 노무현 정부 때 뿌리내린 독서, 토론, 논술의 창의적인 학습 부재로 인재양성 교육은 붕괴 되었고, 영어 사교육 열풍이 가차 없이 몰아닥쳤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교육은 곤두박질쳤고, 도덕은 땅에 떨어져 세계자살 1위 국이 되었다. 우리는 오바마가 말했던 한국교육의 본질과 현상을 되짚어 봐야 한다. 그는 임기 내내 한국교육을 칭찬으로 일관했고, 우리나라 교육부와 교사와 학부모는 영어몰입교육으로 오바마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말았다. 학교 현장에는 사제지간의 예의가 사라져버렸고, 대학입시만 난무했다. 그 결과 학생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스승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눈 있고 귀 있는 사람은 지금 당장 영어 유아원, 영어유치원 원생모집의 현장에 가보면 안다. 특히 서울 강남 한가운데를 가보면 그 경쟁률이 어떻게 되는지 짐작할 수가 있다. 유치원 재롱잔치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하물며 춘천이나 순천 같은 교육도시라고 자부하는 유치원 학부모에게 물어보면 금방 알 수가 있다. 우리말 우리글은 종적을 감추고 영어로 된 재롱잔치가 시종일관 진행된 한심한 작태들은, 미국인지 한국인지 분간이 어렵다, 시대정신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참으로 안타깝고 가관인 영어 사대주의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시대는 변해서 우리나라는 지금 경제선진국 10위에 진입해 있다. 세계인들에게는 문화선진국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세계 각국에서는 한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식구, 한국어를 배우려는 식구, 한국문화를 공유하려는 지구촌 식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세계 언어학자들도, UN 6개국의 공용어(영어·중국어·아랍어·스페인어·러시아어·프랑스어)외에, 한국어가 일곱 번째로 세계공용어로 선정될 전망이다. 우리 모두는 각성해야 한다. 인류 최초의 발명품 한글이 세계 각국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시대적인 상황을 인지하고, 강대국의 꼭두각시놀음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이 살아가기 편안한,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위해, 하루빨리 언어 사대주의, 영어 사대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오양심 칼럼] 우리의 소원은 노래가 아니고 분단 70년 실제상황이다.
[오양심 칼럼] 우리의 소원은 노래가 아니고 분단 70년 실제상황이다.
▲오양심 칼럼니스트 [선데이뉴스신문=오양심 칼럼]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이 겨레 살리는 통일/ 이 나라 살리는 통일/ 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는 안석주 작사, 안병원 작곡의 ‘우리의 소원은’ 우리 민족의 애창곡이다. 남북평화 통일을 향한 간절한 소망과 의지가 담겨있는 우리의 소원은, 노래가 아니고 분단 70년 실제상황이다. 남북 팔천만 우리 민족은,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 건국이념을 잘 수행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문화공동체의 이치를 깨달아 인류평화통일을 위해 언행일치해야 하는 유전자(DNA)를 갖고 태어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냉전 이후부터, 이념과 갈등으로 지구촌에서 유일한 분단국가가 되고 말았다. “멀다고 말하면 안 되갔구나!” 이 말은 2018년 4월 27일 제2차 남북정상회담 때 생긴 유행어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 시간도 채 안 된 거리를, 한달음에 넘어온 판문점에서 우리말 한국어로 지구촌 이목을 집중시켰다. “평양냉면도 가지고 왔다”고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남북한 정상이 판문점 선언문에 합의 한 그날 이후, 지구촌 식구들은, 역사에 길이 남을 감동적인 한국어에 박수를 보냈고, 남북이 머지않아 평화통일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제1차 남북정상회담은 2000년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2박 3일간 평양에서 열렸다. 그때 김대중 정부에서는 햇볕 정책을 추진했다. 겨울 나그네의 외투를 벗게 만드는 것은 강한 바람(강경정책)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유화정책)이라는 ‘이솝우화’에서 인용한 정책으로, 남북한의 긴장 관계를 완화 시켰다. 남북교류와 협력을 증대하기 위한 화해와 포용으로 ‘선평화 후통일’이라는 표어를 걸고,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이었다. 개성공단 설립 등의 성과를 만들었고, 금강산 관광개발 사업에 합의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트럭 100대에 1001마리의 소 떼를 싣고 판문점을 넘었을 때는, 한마디로 감동 그 자체였다. 민간교류의 물꼬가 터졌기 때문이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은 평양에서 열렸다. 표어는 ‘평화 새로운 미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시민에게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비전을 소개했고, 백두산 천지에 올라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두 손을 맞잡았다. 북한의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면서, 북한과의 교류와 협력을 통한 북한 핵무기 폐기를 추진했고, 한반도의 신(新)경제 구상을 실행하여, 경제성장 동력을 가동했다. 점진적 단계적 통일을 위한, 남북 간 관계를 정립하여 사회, 문화, 체육 교류를 활성화했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남북한은 다시 70년 분단의 비극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희망의 불씨라고도 찾아볼 수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지난 1월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한 외신 기자의 질문에 ‘선제타격’론을 꺼내 들었다. 그때 방송으로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우리 국민은 귀를 의심했다. 한반도를 전쟁위기로 몰고 갈 수 있는 극히 위험천만한 주장이라고, 한반도 평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면서 이구동성(異口同聲)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다녀간 뒤로, 한반도 안보 상황을 달라져 버렸다. 남북정상회담으로 축소되었던 한미동맹훈련이 대규모 실시 되고, 항공모함 등의 훈련도 추진되고 있다. 이름하여 한미동맹훈련의 정상화이다. 그런가 하면 미사일을 수시로 발사하면서 위협을 가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에서, 남한의 '선제타격‘과 ’한미동맹훈련‘ 등에 불만을 품고, 대북 군사 정책과 관련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국방부는,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히 유지되고 있으며, 한미 양국은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여 평화를 보장할 것이라고 큰소리치고 있다. 그러나 지금 국민은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으면서도 불안하다. 한미군사훈련이 강화될수록 방위분담금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전쟁이 없는 세상은 한반도에서 더욱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한 우리 형제자매는, 문화유산으로 물려받은, 문화시대에 가장 걸맞은, 한글이라는 우리 글, 한국어라는 우리말로, 지구촌 문맹을 퇴치하면서,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 건국이념을 실천하고 싶다. 우리 옷 한복을 입고, 우리 한식을 배부르게 먹고, 우리 민요 아리랑을 부르며, 손에 손을 잡고 인류와 함께 춤추고 노래하면서, 문화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싶을 뿐이다. 남북한 수장들이여! 우리는 잘 먹고 잘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끼리의 이념과 대립의 갈등으로, 통한의 남북분단 70년을 허비하고 말았다. 세계에서 가장 배우고 싶고 익히기 쉬운 한글로, 인류문화강국, 세계경제대국을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대국의 속국이 되어 이 세상에서 가장 부끄러운 나라, 슬픈 나라, 불안한 나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제 그만 남북이 하나가 되어, 자주통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 세계평화통일을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야 한다.
[오양심 칼럼] 한복을 입고 국격을 빛낸 영부인은 천의무봉
[오양심 칼럼] 한복을 입고 국격을 빛낸 영부인은 천의무봉
▲칼럼니스트 오양심 [선데이뉴스신문=오양심 칼럼] 천의무봉은 ’선녀(仙女)의 옷에는 바느질한 자리가 없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천의무봉은 앉은 자리 선 자리, 그리고 걸어온 발자취가 아름답고 깨끗한 사람을 말한다. 또한 한복을 입고 국격을 빛낸 영부인을 천의무봉이라고도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이 취임식을 하면 영부인은 어김없이 한복을 입었다. 해외 순방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복을 입을 때는 흰색 한복을 즐겨 입었다. 백의민족인 우리 조상들은 고대부터 태양을 숭상했고, 그 태양 빛이 흰색이었기 때문이었다. 흰색은 깨끗함, 청결함을 나타내기 때문에, 시대가 바뀌어도 대통령 아내인 영부인은 취임식에도 해외 순방길에도 우리나라의 상징인 흰색 한복을 입은 것이다. 우리나라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아내 프란체스카 여사는 국적이 오스트리아였다. 그녀는 남편이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부터 한복을 입고, 대한민국을 알리는 일에 앞장섰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국의 독립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대한민국으로 국적을 바꾼 것은 물론, 이름도 이금순이라고 개명했다. 구멍 난 양말을 꿰매 신기까지 하면서, 한복을 즐겨 입은 영부인에게 “당신은 오스트리아 사람입니까?”하고 물으면 “아닙니다. 저는 한복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입니다. 우연히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을 뿐입니다”라고 대답했다는 일화가 있다. 파란 눈의 프란체스카 여사는 인격과 교양을 겸비한, 그리고 내면이 더 아름다운 우리나라 초대 영부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육영수 여사는 제5대 박정희 대통령의 영부인이었다. 취임식 날 한복을 입은 육영수 여사는 학처럼 단아했다. 경제개발을 단행하고, 국가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남편을 위해 헌신한 육영수 여사는 빈곤퇴치에 관심이 많았다. 육영수 여사는 시간이 나는 틈틈이 불우 청소년과 빈자들을 위해 정수직업훈련원을 설치했고, 고아원과 보육원 등을 자주 방문하면서 어린이 보건정책을 펴기도 했다. 끼니가 없어 아카시아꽃을 따 먹는다는 가족을 위해 쌀을 보냈고, 청와대를 지키는 경찰들에게 간식을 챙겨줄 만큼 가슴이 따뜻했다. 하지만 자녀에게는 검소하고 엄격했다. 삼 남매 도시락에 보리를 섞은 밥을 싸주었고, 청와대에서 쓰는 물건은 국민의 세금으로 산 것이니, 종이 한 장도 개인용도로 쓰면 안 된다고 가르쳤다. 외국 순방길에서도 육영수 여사는 한복을 입었다. 서독 방문 기간 중 육영수 여사는 함보른 탄광에서 파독 간호사와 광부들을 만나서 “비록 우리 생전에는 이룩하지 못하더라도 후손을 위해 남들과 같은 번영의 터전만이라도 닦아놓자.”고 함께 눈물을 흘리며 다짐했다. 숙소에 돌아온 육영수 여사의 두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지금은 세계 10위에 진입한 경제 대국이 된 것은, 육영수 여사의 내조 덕분이었다. 한복을 입은 육영수 여사의 자태는 우리 국민의 뇌리에, 해외동포들 그리고 세계 각국의 외국인에게도 우아하고, 품위 있는 영부인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하지만 한복에 대하여 곡절이 많다. 조선 시대에는 사치를 배격하고 검박함을 지향하는 유교적 인생 철학이 뿌리내렸다. 맑고 깨끗한 청결, 지조와 정조를 지키는 절개 등의 상징으로 가장 잘 어울린 옷이 흰색이었다. 인격적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학문과 덕성을 키우며, 세속적 이익보다 대의와 의리를 위해 목숨까지도 버리는 선비들은, 특히 흰색 한복을 선호했다. 그러나 민간신앙 담당자들은 빨강색을 입었고, 민속놀이에서는 노란색, 민속 연희에서는 무채색에 가까운 여러 의상을 입기도 했다. 일제강점기는 험난했다. 식민지를 살아가면서 말과 글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서, 흰옷을 입지 말라는 수난도 겪었다. 일본 사람들은 조선 사람들이 흰옷을 입는 것을 싫어했다. 상복(喪服)을 입는 것이라는 등 좋지 않은 쪽으로 해석하고, 흰옷 입는 것을 아예 법으로 금지시켰다. 일본은 강력하게 법과 언론을 동원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 험하고 고생스러운 역경을 망각한 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한복보다는 서양식의 양장을 즐겨 입는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 영부인들은 대통령 취임식 날 흰색 한복을 입었다. 해외 순방길에도 어김없이 한복을 입었다. 한복 중에서도 흰색 한복은 맑고 높은 성품과 행실로, 탐욕이 없는 청렴결백을 시작하겠다는 국민과 무언의 약속이기 때문이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온 우리 옷이고, 고유의 문화이고,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상징이었기 때문이었다. 불행하게도 2022년 올해 대통령 취임식과 해외순방 길에 한복을 입지 않은 불상사가 발생했다. 5월 10일 제20대 정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날 김건희 여사는, 한복을 입지 않았다. 6월 28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취임 후 첫 해외 순방길에서도 한복을 입지 않았다. 하물며 우리나라 고유 의상에 대한 정체성은 없으면서,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케 하는 노란색 상의와 하늘색 치마를 입고 마드리드 마라비야스 시장 내, 한국 식료품점을 찾아 화제가 된 패션이 오히려 부끄러울 뿐이다. 전쟁중인 상대국 러시아의 지탄을 받은 것은 당연지사였다. 한복은 이 세상의 어떤 옷보다도 멋있고, 아름답고, 신비하고, 우아하고, 경이롭고, 품위 있고, 불가사의하다. 그래서 흰색 한복을 입은 영부인을 천의무봉이라고 말한다. 한복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장래의 문화적 발전을 위하여 현재 세대와 함께 연구하고 개발하고, 다음 세대에게 계승하고 더 나아가서는 인류 문화유산으로 상속해야 한다. 김건희 여사는 대통령 취임식에도 순방길에도 흰색 원피스를 입었다. 그 옷이 한복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