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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도 하고 외국어 공부도 하고 '일석이조'
게임도 하고 외국어 공부도 하고 '일석이조'
[선데이뉴스신문=곽중희 기자] (사진=이카이스 이현준 대표(좌)와 솔트룩스 이경일 대표(우)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게임을 하며 외국어 공부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 서비스가 등장했다. 글로벌 모바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SLG) ‘버서스 : 렐름워(VERSUS : REALM WAR)’가 어학 스마트러닝 앱 ‘마이풀(MYPOOL)’과 전략적 투자 제휴를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버서스 : 렐름워’는 ‘제이스원(대표 김지훈)’이 개발한 글로벌 SLG로 동양과 서양 문명 간의 격돌이라는 스토리 아래 전 세계 유저가 자신들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대규모 전투를 진행하는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버서스 : 렐름워’는 간단한 도시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SLG 역사상 가장 큰 전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으며 약 200명의 장수가 등장한다. 각 문명 별 대표 장수들의 특성과 전략을 고려한 배치와 군단 편성으로 실제 전쟁과 같은 전략 플레이가 가능하다. ‘마이풀’은 어학전문 기업 이카이스(대표 이현준)가 개발한 스마트러닝 앱이다. 영어, 중국어, 토익을 하나의 앱에서 학습할 수 있는 ‘마이풀 영중토’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시간만 투자해도 한국어를 학습할 수 있게 설계한 ‘MYPOOL GLOBAL’ 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마이풀 영중토’는 다니엘 헤니, 마틴김 등 유명 스타에게 직접 영어를 배울 수 있다. 해외 직구, 엄마 영어, 3D VOCA 등 학습자가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테마와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있다. ‘제이스원’ 김지훈 대표는 “이번 협약을 통해 전 세계 유저들에게 한국어 학습을 지원하고 국내 유저들에게는 영어와 중국어 학습을 제공하여 게임도 하면서 어학도 공부하는 일석이조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라고 기대했다. ‘마이풀’의 이현준 대표는 “금번 제휴를 통해 양사가 함께 새로운 게임 한류를 견인하며 한국어 전파에도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버서스 : 렐름워', ‘마이풀’은 모두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게임 관련 자세한 내용은 공식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노블리제결혼정보, 내 새끼 짝은 내가 찾는다 ‘맘매칭’ 엄마들이 직접 나선 이유
노블리제결혼정보, 내 새끼 짝은 내가 찾는다 ‘맘매칭’ 엄마들이 직접 나선 이유
[선데이뉴스신문=곽중희 기자] 여러 사회 문제로 결혼을 하지 않거나 미루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2019년 혼인건수(인구1000명당)는 24만건으로 1970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결혼 불황에 결혼적령기의 자녀를 둔 부모들의 시름도 늘어간다. 일각에서는 자녀들의 결혼 상대를 부모가 직접 찾아주는 ‘맘 매칭’이 뜨고 있다. 29일 결혼정보회사 노블리제결혼정보에 따르면, 결혼 의지가 있는데 본인 힘으로는 어려워 결혼을 못하고 있는 자녀들을 위한 ‘맘 매칭’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서영 노블리제결혼정보 대표는 “청년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는 집, 육아, 직장 등 책임져야 할 무게가 너무 무겁기 때문”이라며 “그렇기에 그냥 두면 시간만 간다. 변화된 시대에 발 맞춰 부모가 자녀들이 짝을 찾을 수 있도록 지혜롭게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 부모들은 옛날처럼 부모의 입장에서 원하는 조건의 짝을 찾기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배우자를 찾기를 원한다”며 “이에 전문적인 커플 매니저를 통해 서로의 성격과 조건 등을 합리적으로 분석해 만남을 적극적으로 주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다수의 맘 카페, 아파트 부녀회 등에서는 동일 연령대의 자녀들의 짝을 찾아주기 위한 모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노블리제결혼정보의 한 커플매니저는 “이제 부모님들은 자녀에게 결혼은 해야 한다고 무조건 강요하기보다는, 인생의 선배로서 결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와 서로에게 좋은 점은 무엇인지 등을 정확히 짚어주어 준비된 결혼 주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멀어지는 자녀의 '결혼'에 구원투수로 뛰어든 맘(Mom)들이 과연 결혼 시장을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자수첩] 인생샷에 집착하는 우리들에게
[기자수첩] 인생샷에 집착하는 우리들에게
[선데이뉴스신문=곽중희 기자] 지난 24일 룸메이트와 한 카페에 들렀다.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너도나도 ‘인스타그램 인생샷’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카페를 나서자 룸메이트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이리저리 카메라를 돌렸다. “좀만 더 아래로, 이렇게 다리가 길게 나와야 돼” 기자 또한 한 컷을 남겼다. 요즘 우리의 ‘인생샷’은 이렇게 하나 둘 쌓여가고 있다. (사진=충북 단양에 위치한 '새한서점') 지난 27일 단양 외할머니 댁을 방문한 겸 새한서점에 들렀다. 충북 단양 적성면 현곡리... 주소만 들어도 두메산골일 것 같은 느낌, 맞다. 새한서점은 깊은 산속에 위치한 목재로 지어진 오래된 책방이다. 단양에서는 꾀 유명해 많은 관광객들이 직접 자가용이나 택시를 타거나 혹은 걸어서 찾아오는 명소다. 서점 주인에 따르면, 이 서점에는 13만 여권의 책이 소장돼 있다. 절판도서부터 족히 30~40년은 된 전공서적들까지. 가희 숲 속의 문화유산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더군다나 영화 ‘내부자들’의 촬영지로 알려진 후에는 찾아오는 방문객도 부쩍 늘었다. 그런데 찾는 손님이 늘었음에도, 서점을 운영하는 주인의 시름은 자꾸만 늘어가고 있다. 이유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책을 읽고 구매하기보다, 책과 함께 ‘인생샷’만 남기고 소리 없이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서점 곳곳에는 “새한서점의 책들은 소품이 아니라 읽는 책들입니다. 사진만 찍는 소품으로 사용하지 말아주세요”라는 내용의 쪽지가 붙어 있었다. 그리고 눈에 들어 온 한 문장. “인생샷보다 인생책 고르시길” (사진=새한서점 내부에 적혀있는 문구들) 이승준 새한서점 매니저는 이에 대해 “이렇게 메모를 붙여놓게 된 지는 약 2년 정도 됐다. 서점 주인인 아버지께서도 사진촬영만 하고 가는 것에 대해서는 불편함을 느끼신다. 물론 새로운 장소에 와서 예쁜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책과 서점을 단순히 사진을 찍기 위한 소품과 배경으로만 이용하는 분들이 늘어나니까, 사진을 찍기 위해 책을 꺼냈다가 제자리에 꽂아놓지 않거나, 바닥에 놓고 찍는 등의 경우가 많아져 서점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쪽지를) 붙여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사지로 선정을 해놓고 사진촬영을 목적으로 오는 단체 분들도 많았다”며 “예전에는 사진 찍는 것을 좀 자제해 달라고 직접 얘기했지만, 대부분은 뒤돌아서서 다시 몰래 찍고 SNS에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또한 “처음에는 사진도 좀 찍고 책도 좀 살려고 왔다고 하셔서, 사진은 자제해달라고 하니 그냥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았다”며 “이런 경우 목적 자체가 사진을 찍기 위함이니 서점으로서 새한서점을 좀 더 알리고, 서점으로서의 가치를 찾고 싶은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부분이 컸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물론 출사나 촬영하는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서점 관리, 인력 문제 같은 운영부분에서 감당이 되지 않기에 지금은 최소한의 에티켓을 지켜달라고 말씀드리고 있다”며 “추후 서점 운영이 좀 더 잘 돼서 인력충원이나 운영이 용이해지면, 입장료를 받고 그에 대한 문화 서비스도 제공하고, 사진촬영에 대해서도 더 자유롭게 개방할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가 방문한 27일 오후 3시에도 새한서점은 인생샷을 찍기 위한 이들로 붐비고 있었다. 서점에 방문한 A씨(여, 50)는 “SNS를 통한 공유와 소통이 일상화된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점의 본질이 어디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서점 주인의 간곡한 부탁도 이해가 간다”고 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유저들이 게시한 새한서점 관련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어떻게 깊은 산 속에 이렇게 큰 서점이 있을 수 있는가 하는 호기심과 인생책을 골라가겠다는 집념보다도, 예쁜 사진을 한 컷 남겨야 한다는 의지만이 방문객들에게는 더욱 큰 가치가 된 것이다. 이처럼 ‘인생샷’ 찍기는 주로 10~30대의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나이를 불문하고 40대 이상의 세대도 자신의 일상을 가볍고 편하게 인스타그램으로 공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인생샷’ 문화가 ‘보여주기’와 ‘과시하기’에만 집중해 공간이나 활동의 본질을 흐리고 품질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22일 MBC 뉴스에 따르면, 멕시코 한 생태공원에서는 한 여성에서 곰이 함께 서 있는 모습을 셀카로 찍고 있는 한 여성의 모습이 포착됐다.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셀카로 인생샷을 남긴 것이다. 또한 중국에서는 한 아버지가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가파른 절벽에 어린 아들을 매달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남는 건 사진 뿐”이란 말도 맞지만, 사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카메라에 찍히는 대상의 '생명과 가치’라는 점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한다. “예쁜 인생샷보다 아름다운 인생을 남기기를”
[자연포착] 단양서 만난 제비 4형제, 그리고 어미새의 비행
[자연포착] 단양서 만난 제비 4형제, 그리고 어미새의 비행
(사진=2020년 7월 27일 대한민국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읍에 위치한 '설빙' 건물 1층 입구에 설치된 CCTV 위 둥지에서 제비새끼들이 어미새를 기다리고 있다/곽중희 기자) [선데이뉴스신문=곽중희 기자] 2020년 7월 27일 대한민국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읍에 위치한 '설빙' 건물 1층 입구에 설치된 CCTV 위 둥지에서 제비새끼들이 어미새를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 어미새가 날아와 새끼들에게 재빨리 먹이를 물어준 후 다시 사냥에 나선다. 굵은 빗줄기에도 아랑곳 않고 비행을 하는 어미새의 자식 사랑이 일품이다. CCTV 위에 둥지를 튼 것을 보니, 늘 자연은 인간보다 한 수 위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제비는 한국에서는 흔한 여름새이지만 최근 도심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 제비는 보통 건물이나 교량의 틈새에 둥지를 트는데 보통 한 집에 1개의 둥지를 짓고 매년 같은 둥지를 고쳐서 사용한다. 귀소성이 강해서 여러 해 동안 같은 지방에 돌아오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먹이는 파리·딱정벌레·매미·날도래·하루살이·벌·잠자리 등 날아다니는 곤충을 잡아먹는다. 유럽·아시아 및 북아메리카 전역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동남아시아·뉴기니섬·오스트레일리아·남태평양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어미제비가 새끼제비들에게 멀이를 물어다주는 영상 http://blog.naver.com/rhkrwndgml/222043315057
정부의 눈속임에 가려진 대구 코로나 신천지 사태의 진실
정부의 눈속임에 가려진 대구 코로나 신천지 사태의 진실
[선데이뉴스신문=곽중희 기자] (사진=천치tv 유튜브 영상 캡처) 코로나19 방역 방해죄 혐의로 신천지 교회 지도부 간부 5명이 구속된 가운데, 대구 코로나19 감염사태의 진원은 신천지 교회가 아니라 ‘정부의 무책임한 코로나19 방역 방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4일 천지일보가 운영하는 천지TV는 ‘6개월 만에 드러난 대구 코로나와 신천지의 진실’이라는 주제의 영상을 공개했다. 천지TV 측은 “코로나19가 대구지역에 전파된 원인은 지난 1월 23일까지 중국을 빠져나와 한국으로 입국한 중국인 60만명 중 대구에 들어온 1만 2004명의 중국인들에게서 찾아야 한다”며 “이는 정부가 애초에 중국인 입국 금지를 막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천지 교회에서 대규모 감염이 발생하기 일주일 전인 2월 12일 “과도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다시 이제 일상 활동, 특히 경제 활동, 소비 활동 그것을 활발하게 해주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2월 13일 그는 “방역관리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단계로 들어선 것 같다. 코로나19는 머지 않아 종식될 것이다”고 단언했다. 천지TV는 “1월 23일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누군가 ‘중국인 입국금지’ 청원을 청와대에 올렸고, 무려 76만명이 동의했으나 정부는 무책임하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게 신천지 교회에서 31번째 확진자가 나왔고 감염은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말을 바꿔, 가장 심각한 것은 ‘신천지 교회’라며 신천지 교회를 타깃 삼아 감염 확산의 탓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사진=천지tv 유튜브 영상 캡처) 아울러 “이후 정부와 각 지자체는 신천지 교회 마녀사냥을 시작했다”며 “최조 방역의 책임은 다하지 않고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은 정부에 있음에도 이렇게 무책임하게 종교단체에게 탓을 돌렸다”고 비판했다. 신천지 교회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등 각 지자체 장들은 “신천지 교회가 코로나19 감염의 진원지”라며 눈에 불을 켜고 신천지 교회 폐쇄를 외치고 신천지 교회 지도부를 고발하기 시작했다. 박찬종 변호사는 이에 대해 “정부가 책임을 회피, 면책하기 위해 신천지 교회를 지목한 것”이라며 “검찰에 압수수색을 지시해서 신천지 교회를 희생양으로 삼아 국민 앞에 보여주고, 각종 쇼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아야 할 책임은 일개 종교단체가 아니라, 국가와 정부, 그리고 대통령에게 있다”며 “이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천지TV는 “7월 20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코로나19의 시작은 아무래도 중국에서 유입됐다. 그 유입이 무증상 경증 환자를 통해 지역사회에 전파됐다. 봉쇄만은 피하려고 만전을 기울였다’고 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호소했다. 실제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대구시민을 대상으로 항체검사를 한 결과, 항체 형성률은 7.6%로 전국을 대상으로 한 항체 형성률 수치 0.3%보다 263배 높았다. (사진=천지tv 유튜브 영상 캡처) 천지TV는 “이는 대구에서 이미 신천지 교회 외에도 많은 환자들이 발생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은 전수조사를 받아서 알게 됐고 일반 시민은 검사를 안해서 몰랐던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석우 미디어연대 공동대표는 이에 대해 “정부가 원천적으로 잘못한 것인데, 공교롭게 한 곳(신천지 교회)에서 감염이 터진 것”이라며 “도리어 정부는 신천지 교회에 사과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검찰은 최근 신천지 교회 총회본부 간부 3명과 대구교회 간부 2명을 구속하고, 이만희 신천지교회 총회장을 소환 조사하고 있다.
[곽기자의 K-수첩] ‘자살’ 숨겨 ‘마음’ 감추는 세상은 만들지 말자
[곽기자의 K-수첩] ‘자살’ 숨겨 ‘마음’ 감추는 세상은 만들지 말자
끊이지 않은 안타까운 선택... OECD국가 자살률 1위, 우울 때문에? 자살문제, 무조건 덮어 놓고만 볼 일인가… ‘마음’ 열어보고 ‘상담’해 나가야 사회적 낙인 부추기는 표면적 대책보다 ‘생활 속 상담’과 ‘격 없는 관심’ 필요해 [곽중희 기자] (사진=픽사베이 캡처)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지난 20일, 고향에서 전화 한통을 받았다. 어머니가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한 지인분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사인은 ‘우울증’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안면이 없는 분이었지만 가슴이 푹 꺾인 듯 상실감이 들었다. ▲끊이지 않은 안타까운 선택... OECD국가 자살률 1위, 우울 때문에? (사진=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유서, 연합뉴스 캡처) 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상을 떠난 후 두 번째로 맞는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지나친 감정이입일지 모르지만, 어떤 이유라도 누군가의 생명이 끊어졌다는 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미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코로나 블루(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우울증)’ 관련 기사를 많이 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이 극에 달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경북 지역은 65.3%의 시민이 코로나 블루를 경험했다는 자료도 있었다. (사진=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자살예방을 위한 SNS 활용 상담 강화방안' 정책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자가격리자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담건수가 30만건을 훌쩍 넘겼는데 이는 코로나19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청소년과 청소년층의 접근을 위해 SNS 상담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을 고려해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우울감은, 그저 감정에서 그치고 해소가 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감정이 깊어져 부정적 생각과 무기력으로 이어지면 안타까운 선택으로 번질 수 있다. 사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우리나라는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OECD국가 내 자살률 1~2위를 유지해 왔다. OECD공식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3명으로 집계돼 가입국 중 1위였다. 남성은 37.4%로 2위, 여성은 14.1%로 1위로 나타났다. (사진=자살률 관련 통계, OECD data ·통계청 캡처) 자살문제 해결을 위해 문재인 정부는 집권 당시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국정과제로 지정 ▲자살 사망자에 대한 과학적 분석으로 사전예방 ▲지역 사회 자살예방 게이트키퍼 100만명 양성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빈틈없는 지원체계 구축 등의 정책 등을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큰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여당 소속의 정치인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에 해당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 지조차도 의문이 든다. 정부는 정말 자살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가지고 해결할 의지가 있는 것인가도 말이다. (사진=자살률 관련 내용을 다른 유튜브 방송 캡처) ▲자살문제, 무조건 덮어 놓고만 볼 일인가… ‘마음’ 열어보고 ‘상담’해 나가야 자살문제의 표면에는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전염병으로 인한 대재앙)나 외부 환경의 요인이 보이지만, 그 내막에는 심리적·소외감 등 더 이상 살 의지를 잃어버린 마음의 아픔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앞서 백 센터장은 자살예방을 위해 ‘상담(相談)’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비대면 시대에 맞춰 SNS 상담을 강조했지만, 도구를 떠나 핵심은 ‘상담’ 자체에 있다. 상담은 두 사람이 서로 앉아 대화를 통해 마음을 나누는 것을 뜻한다. 상담을 통해 상대와 나 자신이 가진 내면의 어려움을 알아보고 그 속에 있는 짐을 털어놓고 가볍게 만들어, 지고 있던 마음의 무게를 덜고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핵심이다. 자살 문제에 있어 정부와 개 인이 초점을 둬야 할 곳은 외적인 환경이 아니라 마음의 안정이다. (사진=책 '자살의 심리학', 다카하시 요시모토) ‘자살의 심리학’의 저자인 다카하시 요시모토(일본 보에이 의과대 교수)는 “자살 위험성이 높았던 사람들 중에서 죽겠다는 의지가 100%였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자살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원인 중 하나는 자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라고 반문한다. 이어 그는 “‘자살을 화제로 올리는 것은 오히려 자살 위험을 높인다’는 인식이 팽배해있기 때문”이라며 “금부터라도 사회적으로 자살을 직시해야 한다. 자살에 대해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오해를 푸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살한 사람의 80~90%는 실제로 자살하기 전에 어떤 식으로든 타인에게 신호를 보내거나 자살하겠다는 의사을 확실하게 밝힌다”며 “‘도와달라는 외침’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살에 대한 언급조차 금기시 하는 사회 속에서, 이미 병든 마음을 지니고 어디를 갈 수 있겠는가. 자살을 그냥 ‘악’으로 치부 해버리거나 ‘정신이 이상해서 그렇다’ ‘미친 사람이다’ 등 낙인을 찍는 것은 그 마음을 더욱 병들게 할 뿐이다. (키차도로스 그리스 NGO 대표) 카차도로스 그리스 비영리시민단체(NGO) '클리마카(KLIMAKA)'의 키리아코스 대표는 "우리 단체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경제 수준이 높음에도 자살률이 높고 특히 아동 자살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한국 사회에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거나 자살을 시도한 이들에게 부정적 낙인을 찍는 문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지점에서 문제 해결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에서는 자살을 시도한 이보다 자살을 막지 못한 사회에 책임을 묻는다. 어떤 사람이 자살을 시도하기까지는 여러 징후를 나타내는데 가족, 친척, 이웃 등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이를 막아내지 못한 셈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회적 낙인 부축이는 표면적 대책보다 ‘생활 속 상담’과 ‘격 없는 관심’ 필요해 (사진=이탈리아 정신보건센터 관련 내용,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출처) 이탈리아의 경우, 40년 전부터 정신병원을 없애고 지역 사회 내에서 지역사회에서 치료와 재활을 받도록 하고 있다. 문화 활동과 일자리를 연계해 사회적 교류와 자립 또한 돕는다. 그 결과, 실제 환자들이 호전돼 자립하면서 자살을 포함한 정신질환 관련 사건‧사고가 크게 줄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사회적 낙인을 없애고 조현병 환자 또한 같은 사회 구성원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와 사회가 환자를 도와 사회구성원들과 함께 스스로 자신의 마음에 대해 들여다보고 다시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있게 도운 것이다. 누군가 자살을 언급했다면, 무조건 “잘못됐다, 다시 생각해봐라, 자살은 죄다, 부모님을 생각해라”등의 감정적인 충고와 성급한 판단보다는, 상대가 왜 자살을 생각하게 됐는지 곰곰이 들어보고 충분히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스스로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질문하고, 그 짐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게 옆에서 기다려주고 함께 생활해 나가야 한다. 코로나19든 자살이든 언제까지 ‘격리와 낙인’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백신이 필요하다. 코로나19의 백신은 온 세계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럼 자살에 대한 백신은 무엇인가? 우리 모두가 생각해봐야 한다. (사진=마포대교 '생명의 다리'에 설치된 자살방지 문구들, 연합뉴스 캡처) 기자로서 이렇게 ‘자살’ 관련 내용을 다루는 것이 썩 유쾌하지는 않다. 언론이 쓴 작은 글 하나가 세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밝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자는 한국기자협회의 ‘자살보도권고기준’을 따라 기사를 작성하려고 노력했다. 개인적으로는 해당 기준이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많은 언론인들의 고심이 담겼다고 판단했기에 참조했다. 우리 모두가 ‘나 자신’과 ‘타인’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 지 깨닫고 서로의 생명을 지켜나갈 수 있게 도울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에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 하야 국민청원 3만명 동의했으나, 4일만 비공개 처리 ‘청원요건 위반?’
문 대통령 하야 국민청원 3만명 동의했으나, 4일만 비공개 처리 ‘청원요건 위반?’
[선데이뉴스신문=곽중희 기자] 신재훈 박사가 올린 ‘문재인 대통령 하야 국민청원’이 사전동의 요건 100명을 훌쩍 넘어 3만명에 달했으나 청원 게시 4일 만인 23일, 관리자에 의해 비공개로 전환됐다. (사진=유튜브 하모니십tv 방송 캡처) 이번 문 대통령 하야 청원을 올린 사람은 유튜브 ‘하모니십tv’를 운영하는 신백훈(철학박사, 前 성균관대 초빙교수, 前농협대 겸임교수) 박사다. 청와대는 해당 청원이 비공개 전환된 이유에 대해 “사전동의 100명 이상의 요건을 충족하였으나, 청원요건에 위배되어 관리자에 의해 비공개된 청원이다”고 설명했다. 신 박사가 올린 청원 게시글 전문은 다음과 같다. “문재인은 8월 15일 이전에 하야할 것을 청원합니다. 문재인은 대통령 자격도 없을뿐더러, 대한민국 국민 될 자격도 없는 사람입니다. 공자님이 말한 교언영색(巧言令色)한 자로서 국론분열, 정치 모리배, 경제폭망으로 국민의 지탄이 천벌(天罰)을 받아 마땅한 자입니다. 한 번도 경험 해보지 못한 나라대로 국회에서 연설 후 국민으로부터 신발 투척을 받은 것이 그 증거입니다. 가짜평화주의자, 가짜인권주의자, 가짜민주주의자라는 애국민의 고함소리가 천심(天心)입니다. 절반 이상의 국민이 마음속으로 신발을 던진 겁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박원순 사태, 백선엽 장군 서거에 대해 아무런 발언이 없다는 것은 대통령이기를 포기 한 것입니다. 미국의 백선엽 애도 성명과 조문에 비교하면 대통령 직무포기자입니다. 전국 교수 6천명이 만든 문재인이 그만둬야할 100대 죄목을 여기서 다 나열할 수가 없지만, 탈 원전으로 국민전기료부담,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경제 폭망이 되고, 인국공사태로 일자리의 공정한 경쟁을 없앤 것, 울산 부정선거로 친구를 울산 시장 시킨 것은 범죄요 몰염치 한 것, 탈북단체를 법인 취소로 미국조야가 한국정부에 경악하는 등등 이제 막장입니다. 문재인은 강제로 국민들이 끌어내리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의 국민들을 심적 고통과 피를 흘리지 않게 하는 것이 마지막 그나마 속죄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8월 15일 광복절과 건국기념일 이전까지 대 국민 사죄를 하고 하야하기를 온 국민과 더불어 청원합니다. 본 청원의 처리 결과를 유튜브 명백히 공개해 나갈 것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신 박사는 SNS에서 청원에 대해 “7월 18일 오후에 청원을 등록했는데, 19일 하루도 되지 않아 3천명이 넘는 폭팔적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며 “이는 국민들의 뜻이 이미 문 대통령의 하야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요건에는 ▲욕설‧비속어 ▲폭력적·선정적·특정집단 혐오표현 ▲개인정보 유출‧허위사실‧명예훼손 등의 내용이 포함된 청원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 혹은 ‘숨김’ 처리가 될 수 있다고 돼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요건 관련 내용 캡처) 의병방송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당 청원이 어떤 요건에 위배돼 비공개 됐는지 명확히 알 수 없으나, 요건에 위배되는 청원이었다면 이미 18일에 검토를 통해 삭제돼야 하는 게 아니냐”며 “현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이라 이제 와서 비공개 처리 한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 연설 후 나오는 길에 정창옥(남, 57)씨로부터 신발 투척을 당한 바 있다.
[기자수첩] 서울 도심서 캥거루 집단 출몰… 알고 보니 캥거루족 “이유는?”
[기자수첩] 서울 도심서 캥거루 집단 출몰… 알고 보니 캥거루족 “이유는?”
[선데이뉴스신문=곽중희 기자] 지난 몇 년간 서울 주요 도심에 캥거루들의 집단 출몰이 늘어나고 있다. 핫뉴스인가? 아니다. 이는 가짜뉴스를 빙자한 진짜뉴스이다. 최근 경제 불황과 함께 소위 ‘캥거루족’이라 불리는 이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에 대한 기자의 농담(弄談)이다. (사진=픽사베이 캡처) 벼룩시장구인구직(20~40대 성인남녀 1599명 대상)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1.3%가 본인은 ‘캥거루족’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캥거루족은 성인이 됐음에도 부모에게 경제적‧정신적으로 의존하는 이들을 의미한다. 이들이 자신을 캥거루족이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의존’ 때문이다. 조사 응답자의 42.5%가 ‘경제적 부분 의존’ 때문이라고 답했다. (사진=벼룩시장구인구직 캡처) 한 가지 특이점은 상대적으로 사회 초년생이 많은 20, 30대 뿐 아니라, 40대 중에도 자신을 캥거루족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보통 40대가 되면 경제적인 안정을 찾게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것이다. 캥거루족에 대한 인식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35%로 가장 높았다. 상대적으로 ‘자기 삶에 대한 의지나 책임감이 없어 보인다’‘무능력해 보인다’ 등의 답변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캥거루족’ 현상이 익숙해지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최근에는 취업 후에도 부모님으로부터 물리적·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으려는 청년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박지은(25, 여)씨는 작년 8월 취업에 성공해 경제활동을 시작했으나 독립하지 않고 여전히 부모님과 함께 산다. 그는 “가족들과 함께 살면 식비 등 각종 생활비 걱정도 덜 수 있고 심리적으로도 편안하다”며 “비혼주의자이기 때문에 평생 부모님과 함께 살 예정”이라고 했다. 이는 실제로 경제적‧물리적 독립을 할 수 있으나 자발적으로 ‘캥거루족’을 선택하는 경우다. 이들의 대부분은 독립을 하지 않는 이유로 생활비 절감과‧심리적 안정을 꼽는다. 직장인 김(26, 남)씨는 “독립을 하면 월급의 대부분이 생활비로 지출될 것 같다”며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저축에 집중하고 있다”며 “또한 부모님과 함께 살면 든든한 마음도 들고 효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캥거루족… 경제적‧물리적 어려움에 가려진 '무언가'가 있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출처) 물론 캥거루족의 등장이 경제적‧물리적 어려움 때문이라고는 하나, 단순히 거기에 국한됐다고 볼 수는 없다. 프리랜서 임씨는 “젊은 나이에 물리적‧경제적 어려움이 없을 수는 없다”며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은 본인의 의지와 선택이겠지만, 독립을 원한다면 이런저런 노력을 하는 것도 본인의 선택이다”고 답했다. 이어 “나의 경우는 주거비를 아끼기 위해 룸메이트 2명과 함께 셰어하우스에서 지내고, 식비 절감을 위해 저녁을 집에서 같이 해 먹는다”며 “정말 독립을 꿈꾸고 싶다면 본인의 의지와 노력과 절제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당장의 현실에만 시선을 두면 부모님께 손을 벌리는 방법 밖에는 없으니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캥거루족’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이 있다. 부모와 자녀 세대가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안정된 주거와 육아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환경에 초점을 맞춘 주장, 다른 하나는 자녀세대가 스스로 체험하고 도전해서 성장할 수 있게 교육하고, 당장은 힘들더라도 부모세대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 내버려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성하 경기연구원은 ‘新(신) 캥거루족의 두 얼굴, 우려와 기대'(경기연구원, 2016)’라는 논문에서 “부모-자녀 부부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고 각자의 필요 부분을 충족시킨다면 세대 간 상생하는 새로운 가족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삼철(삼건물류 대표) 수필가는 “어릴 때 부모의 손길이 덜 미쳤던 나와 여동생이 형제 중 생활력이 강하다”며 “누가 챙겨주지 않으면 스스로 길을 모색하게 되어 있다. 그게 성장하면서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로 꽃길을 걷게 하고 싶다면 눈보라 치는 거리로도 내몰 줄 알아야 한다. 자녀에게는 춘풍과 같은 사랑도 중요하지만 추상같은 엄격함도 필요하다”고 했다. 뼈저린 현실 속에서 탄생한 수많은 캥거루족들, 그 속에서 우리가 바라봐야 할 것은 무엇일까. 갑자기 얼마 전 유대인의 교육 관련 책에서 읽었던 대목이 떠오른다. (사진='들어주고, 인내하고, 기다리는 유대인 부모처럼', 장화용 작가) ‘들어주고, 인내하고, 기다리는 유대인 부모처럼’의 저자 장화용 작가는 “유대인 부모들은 아이가 실수하거나 실패해도 나무라지 않고 오히려 ‘마잘톱(축하한다)’이라는 말로 격려해준다. 유대인들은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기 때문에 실패의 경험도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실패와 좌절을 겪는 것도 자녀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 여기는 것이다. 자녀들이 실패를 딛고 일어났을 때 맛볼 성취감이 삶에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그들은 온몸으로 체험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의 수많은 부모와 자녀들에게 ‘실패’와 ‘불안정’은 추호도 겪기 싫은 적신호다. 하지만 적신호 없이는 주변의 차들을 둘러 볼 수도, 잠시 멈춰 자신의 가야할 길을 볼 수도, 그리고 도로의 흘러가는 구조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없다. (사진=캥거루 관련 네이버 지식백과 캡처) 천재학습백과에 따르면, 캥거루는 충분히 자라지 못하고 나은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30~40일 아기 주머니에서 키우며 젖을 먹이지만, 새끼가 완전히 자라고 나면 혼자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점프 연습을 시킨다. 왜 우리는 캥거루족이 됐는가. 캥거루족이 맞기는 한가? 곰곰이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전시산책] 상상 속의 태아를 보다, 국동완 개인전 ‘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
[전시산책] 상상 속의 태아를 보다, 국동완 개인전 ‘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
[곽중희 기자, rhkrwndgml@naver.com] 무의식 속에서 태어난 생명인 태아는 인간의 계획이 아니었다. 어떠한 인간도 그 탄생의 신비를 알 수 없다. 신 혹은 누군가에 의해 설계됐을 뿐이다. 설계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생명은 정교하고 치밀하다. 과학은 인체의 역할에 대해서는 설명했지만, 존재의 이유를 규명하진 못했다. 우리는 왜 태어났을까? 그것을 찾는 마음은 교만일까? (사진=플레이스막2 입구, 국동완 개인전 '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 포스터) 이번 전시 '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은 국동완 작가의 개인전으로 추성아님이 기획에 협력했다. 전시 장소는 '플레이스막2'이며,2020년 7월 4일부터 26일까지 전시가 진행된다. 이달 플레이스막 전시 관람의 마지막으로 플레이스막2를 찾았다. 요즘은 전시를 자주 볼 수 있어 좋다. 평소에 전시 관람을 좋아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보지 못했었다. 취재를 하기 위해 가는 것 같지만, 실로는 전시가 보고 싶어 취재를 가는 것이다. 나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을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생각한다. 생각의 창과 틀을 연다. 마치 계시(啓示)와 같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서 본다. 이는 머리가 지끈거리면서도 기분 좋은 일이다. 추성아 전시 협력기획자는 이번 전시에 대해 "이번 전시는 두 개의 주축이 되어 작가가 탐험하고 발굴해내는 40주간의 기록을 보여준다"며 "0주에서 40주까지 뱃속에서 성장하는 생명체를 상상하며 한 주엥 한 장씩 하나의 형태를 그려나간 기록들은, 극동완이 '손이 알아서 그리는 것을 보는 일. 손이 그려버리고 만 선과 이미지들을 받아들이는 일'이라고 했듯 그의 무의식을 따라간다"고 설명했다. (사진=플레이스막2) 아담한 크기의 집들이 바둑판처럼 줄을 선 연희동의 주택가 사이, 플레이스막2가 있다. 전시를 보러 갈때는 아무런 의식 없이, 힘을 빼고 그저 그 공간과 시간에 젖고 싶다. 이성의 끈을 모두 놓아 버리고. 논리의 고리를 모두 부숴버리고. 오직 느낌과 감각에만 의지한 채 말이다. 머리를 넘어서 의식에서 벗어나 가슴으로 단전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사진='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 중 일부, 국동완, 한지에 흑연) 아직 태어나지 않은 존재에 대한 열망, 욕망, 상상을 손이 가는 대로 써낸, 아니 그려낸 작품이다. 태아의 탄생이란 틀 안에서 작가의 감정과 생각이 미묘하게 응축돼 있는 듯하다. "차라리 태어나지 말 걸 그랬어"라는 음성이 자꾸 머릿속에 맴도는 건 왜일까. 전시에 대한 기록은 "0주에서 40주까지 뱃속에 품고 있는 생명체를 상상하며 한 주에 한 장씩 하나의 형태를 그려나간 기록들은 무차별적이고 유기적인 이미지로 화면의 중앙에 태어나지 않은 이의 초상으로서 정체성에 대한 관계를 모호하게 드러낸다. 현실에서 아직 마주하지 않은, 다가올 미래에 마주하게 될 생명에 대한 상상은 존재 혹은 주체 이전에 검은색과 하얀색 사이의 추정된 등가성 가운데 순환하는 그 ‘무엇’에 대한 힘 혹은 욕망을 대변한다"고 전하고 있다. (사진='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 중 일부, 극동완, 한지에 흑연) 응축된 감정의 일부일까. 아니면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일까. 작가들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무의식과 감정의 세계를 자신만의 감각과 도구로 표현한다. 개인적으로는 아래 작품의 실타래처럼 얽힌 끈이 슬프게 느껴졌다.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태아는 10달의 시간을 견딘다. 오롯이 엄마라는 모태의 의지에 맞겨진 채. 하지만 태아는 언젠가 다시 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세대에 존재의 규명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추성아 전시 기획자는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이와 같이, 사유에 대한 오작동이 아니라 아무것도 결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엇이든 가능하고, 무언가의 이름이자 존재해야만 하는 모든 것의 이름, 그것은 ‘검정’으로 관철된다. 이처럼, ‘나’라는 여러 분신을 묘사하는 문장들은 마치 악보를 읽는 느낌으로 띄어쓰기는 변칙적이고 당김음이 된다. 문장에서 드러나는 어떤 어조와 어떤 리듬은 시각적인 것을 청각적으로 접근하거나 그 반대가 되기 위해 음 하나하나가 글자의 의미를 서서히 되살린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이러한 분신들은 마흔한 개의 드로잉에서도 고정된 대상이 아니라 배경으로부터 떠올렸다가 물러서기를 반복하여 등장인물과 상징하는 장면들을 유추할 수 있도록 각각의 프레임 안에 집약된다. 여기서 국동완의 드로잉과 글에 등장하는 ‘모나’의 분신들로부터 특유의 복수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Fernando Pessoa)가 “이명(異名)”이라는 발상으로 자신을 일흔 개 이상의 자아-타자로 지칭했던 것처럼, 상상 속의 인물들에게서 이름 외에도 고유하게 갖춘 구체적인 특징들을 분신으로서 동일하게 그려내는 것과 유사하다. " (협력기획자 추성아) (사진=촛농호수, 국동완, 종이와 콜라주 ) (사진=엄...마, 국동완, 종이와 콜라주) (사진=한 다리는 팔이 되어, 국동완, 종이에 콜라주) 작가가 그려놓은 작품들은 사유의 확장을 불러온다.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모호하다. 하지만 선명하다. 무엇이라 규정할 수 없는 존재를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 모든 걸 수치화하고 형상화하는 이 시대에 '모호함'은 '무기력함'으로 심판 받기도 한다. 하지만 또 자연은 모호함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당신은 모호한가, 선명한가. "작가가 파헤치고 분류하는 상상과 기억들은 종이 위에 가득하면서도 공허하다. 그의 손에서 사정없이 그려나가고 적어 내려간 자리들은 무엇을 지키는 자리였을까? 검정을 지키는 자리일지, 검은 무엇을 지키는 자리일지, 검은색의 자리일지, 우리가 부르는 그 자리는, "셋 넷 아니 다섯," 그 이름은 나, 여럿 그리고 검정이다." (협력기획자 추성아) (사진='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 중 일부, 국동완, 바운더리북스(2020)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본다. 집념에 빠지면 존재의 허무감을 느낀다. 이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죽고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다시, 살아야지 '세상'의 거품같은 위로에 취한다. 먹고 사는 일이 전부인 양, 다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건데 뭐..."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끝없는 사건 사고에 인간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말한다. 인간은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다. 죽음을 막는 방역을 할 뿐이다. 작가가 끝없는 내면으로 여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 나는 혼자일 때도 있고 여럿일 때도 있다 나는 열다섯 개가 되어 나는 일곱, 일곱이 살아 있다 여섯의 나는 이상하고 다섯 개의 나는 나는 넷이 되었고 ” (국동완 작가) (사진='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 40주, 국동완, 한지에 흑연) 전시에 대한 기록은 "40주라는 긴 시간 동안 베일을 한 겹씩 걷어내어 알고 있는 것과 알고자 하는 것의 불투명함을 헤치고 나아가는 예민하고도 농밀한 감각은, 불확실했던 긴 여행을 거쳐 존재와 사물들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나’이자 ‘여럿’의 몸짓들이다. 작가가 파헤치고 분류하는 상상과 기억들은 종이 위에 가득하면서도 공허하다. 그의 손에서 사정없이 그려나가고 적어 내려간 자리들은 무엇을 지키는 자리였을까? 검정을 지키는 자리일지, 검은 무엇이 지키는 자리일지, 검은색의 자리일지. “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 내 이름은 검정이다"로 마무리 된다. 한편 이번 전시의 작품은 플레이스막2 사무실에서 직접 구매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