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뮤지컬, 연극에서 관객은 중요하다. 관객이 있어야 배우들이 노래, 연기할 때 힘이 난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이 박수를 칠 때 배우들은 행복하다고 한다. 박수를 넘어서 직접 관객이 참여하는 활동적인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을 지난 4월 7일 관람했다.
2021년 초연에 이어 올해 두 번째 공연하는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을 운이 좋아 2021년, 2024년 모두 3월에 유니버설아트센터(공연장이 같다)에서 관람했다. 같은 공연장에서 비슷한 시기에 보니 이것도 운명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 블로그 제목 '天意(천의.. 티엔이.. 하늘의 뜻)'처럼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인지 모른다.
두 번째 관람하는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은 초연보다 더 열정적이고 흥겨웠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관객들이 참여를 못 해 아쉬웠는데 올해는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인상적이었다. 19세기 러시아로 온 듯한 느낌이 드는 아름다운 무대와 조명,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모습이 좋았다. 관객과 배우가 하나 되는 모습은 무척 신선했다. 160분 동안 배우와 관객이 계속 소통하니 지루하지 않았다. 관객 참여 뮤지컬, 연극이 많아졌으면 한다. 국내에선 낯설지만 이런 시도가 이어졌으면 한다.
내가 본 날은 김주택, 셔누(손현우, 몬스타엑스), 박수빈(우주소녀), 효은(이효은) 등이 나왔는데 모두 잘했다. 사실 아이돌 그룹 일원(멤버)들이 뮤지컬, 연극에 나오면 조금 걱정이 앞서는데 셔누와 박수빈 모두 깔끔하게 자기 몫을 했다. 셔누는 MBC '복면가왕'에서 인상적으로 봤었는데 이번 뮤지컬에서도 소녀팬 환호와 박수를 몰고 다녔다. 공연이 끝나고 퇴근을 기다리는 소녀팬들을 보고 아이돌이 뮤지컬, 연극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했다. 아이돌 뮤지컬 진출 조금 부정적으로 봤었는데 이것도 흐름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잘하면 뮤지컬, 연극도 흥행하는 법이다. 옥주현, 김준수처럼 뮤지컬 배우로 성장하면 공연계, 아이돌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새삼 아이돌 힘을 느낀 하루였다.
'오페라의 유령'을 전동석, 최재림으로 봐서 김주택 잘 몰랐는데 성악 발성이 좋았다. 오페라를 주로 해서 아직 뮤지컬에 익숙하지 않은 듯한데 이번 뮤지컬이 두 번째라 곧 적응할 듯하다. 유명한 성악가 김주택을 뮤지컬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이 뮤지컬이 소중한 이유다.
이 작품은 음악이 무척 흥겹다. 사실 EDM을 잘 모르는데 '그레이트 코멧'을 160분 동안 보면서 새로운 세계로 빨려 들어갔다. 홍콩, 대만 노래(90년대 여명, 유덕화 노래)를 주로 듣는 나에게 EDM은 조금 낯설면서 새로운 경험이다. 다시 20대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러시아 민요는 러시아어를 몰라도 흥겹게 들린다. 톨스토이 작품 '전쟁과 평화'를 고등학교 때 읽다 말았는데(무척 길어서) 책 속 장면이 연상되었다. 이것도 신기한 경험이다. 문학과 뮤지컬 만남이랄까.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열정적인 관객 참여와 19세기 러시아를 느낄 수 있는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은 오는 6월 16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하도권(김용구), 케이윌(김형수), 김주택, 이지수, 박수빈, 유연정, 고은성, 정택운, 셔누(손현우), 효은(이효은), 김수연, 전수미, 홍륜희, 류수화(양수화), 주아(김은영), 윤지인(방글아), 최호중, 심건우 등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