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335건 ]
[선데이뉴스][칼럼]공천 권력투쟁
[선데이뉴스][칼럼]공천 권력투쟁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제1 야당의 내분 사태에 이어 여당에서도 계파 갈등이 불붙을 조짐이다. 친박 핵심인 윤상현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여권 대선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무성 당 대표를 향해 “당 지지율이 40%대인데 김 대표 지지율은 20%대에 머물고 있다”며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등 야권 후보 지지율을 합치면 김 대표보다 훨씬 높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내년 총선으로 4선이 될 친박 의원 중 차기 대선에 도전할 사람이 있다”며 ‘친박 독자 후보론’을 폈다. 윤 의원의 발언은 일반론을 이야기했다고도 볼 수 있다. 친박 측이 2017년 대선 후보 경선에 후보를 내지 않고 김 대표를 지지할 가능성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중이고 노동 개혁 입법 등으로 당정이 혼연일체가 되어도 부족한 마당에 굳이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무엇이냐는 점이다. 더욱이 윤 의원은 청와대 정무특보를 겸하고 있어 그의 발언은 곧바로 ‘대통령의 뜻’처럼 비칠 소지가 적지 않다.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김 대표 사위의 마약 복용 전력이 드러난 것에도 배후가 있다는 ‘기획 폭로설’까지 떠돌고 있고 김 대표 측은 한때 공개 반박 성명을 준비했을 만큼 격양된 분위기라고 한다. 친박계 좌장인 최고 위원이 여당 지도부 회의에서 김 대표가 밀어붙이고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를 문제 삼았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여야가 동시에 실시해야만 가능한데 야당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서 최고 위원은 “김 대표가 ‘정치 생명을 걸고 오픈 프라이머리를 관철하겠다’고 한 것을 포함해 이 문제가 어려워졌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국정감사 이후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이 전날 오픈 프라이머리 불가론을 주장한 데 이어, 서 최고위원까지 ‘김 대표 책임론’을 거론하고 나선 모양새다. 그러나 김 대표 측은 “오픈 프라이머리는 당론으로 채택된 사안”이라며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최근 여야에서 각각 벌어지고 있는 계파 갈등은 겉으론 혁신 또는 개혁안을 둘러싼 논란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지만 본질은 총선 지분 다툼에 가깝다. 국민이 가장 꼴불견으로 여기는 게 정치권의 밥그릇 싸움이다. 이미 야당 내분 구경만으로도 신물이 날 지경이다. 이런 마당에 여당마저 계파 갈등으로 노동개혁을 비롯한 주요 개혁 과제에 차질을 가져온다면 국민적 분노를 부를 수밖에 없다. 정당의 고질병인 계파 갈등이 공천제와 관련 있다는 정치적 신념일 수도 있다. 국민이 공직 후보를 선택한다는 오픈 프라이머리의 경우 당 지도부나 특정 계파가 영향력을 미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특히 여당의 대주주인 박근혜 대통령의 공천 영향력을 배제하려는 계산도 없지 않을 것이다. 오픈 프라이머리가 새누리당의 당론으로 정해지긴 했으나 친박계 주장대로 여당 단독 시행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야당 지지자들이 ‘국민의 이름’으로 참여해 야당 승리에 유리함 직한 여당 후보를 뽑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로선 ‘플랜B’를 고민할 때가 된 참에 친박계에서 “대안을 내놓으라”고 들이대니 권력투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김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공언한 것을 빌미로 “물러나라”고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이 시사한 ‘배신의 정치’를 심판하기 위해 친박계가 먼저 오픈 프라이머리 무력화에 나선 듯하다. 정당의 공천 룰에 정답은 없다. 오픈 프라이머리든 아니든 잘 쓰면 당을 살릴 수 있고, 잘못 쓰면 죽일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일 뿐이다. 야당은 지역구의 20%는 전략적공천, 나머지 80%는 국민공천단에 의한 선출이라는 룰을 확정했다.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받는 후보들이 공정하고 민주적인 경쟁을 거쳐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정상적인 정당의 대선후보 선출 과정이다.
[선데이뉴스][칼럼]역대 최상의 한중 관계
[선데이뉴스][칼럼]역대 최상의 한중 관계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이날 최고의 수사를 동원해가며 상대를 치켜세웠다. 박 대통령은 한·중관계를 ‘환난지교(어려울 때 함께 한 친구)’에 비유했고 시 주석은 ‘이심전심’이라 회답했다. 시 주석은 오늘 열리는 중국의 항일 전승 행사에 참석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30개국 정상 중 유일하게 박 대통령과 단독 오찬까지 함께했다. 한·중 외교가에선 두 나라 관계가 ‘역대 최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6번째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이 가장 자주 만난 외국 지도자인 셈이다. 반면 한때 서로를 혈맹이라고 부르던 북·중 사이에는 협상 간 교류가 단절된 상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2012년 집권 후 아직 중국을 방문하지도 않았고 시 주석과 얼굴을 맞댄 적도 없다. 이 극명한 대비야말로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의 무게 중심이 어디로 기울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회담 후 공동발표문에서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가 장래에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한·중 관료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통일 문제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자주 있었지만 한·중 정상회담에서 공개적으로 ‘통일 관련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갔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간 중국 측은 공식 회담에서 통일 관련 이야기를 나눴어도 이런 사실을 공개하는 것을 금기시했다. 중국의 이런 모습은 미국·일본·유럽 등 서방의 모든 지도자들이 불참키로 한 전승 행사에 박 대통령이 참석한 데 대한 답례 차원일 수 있다. 그렇다 해도 한·중 정상이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북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통일 관련 논의를 더욱 구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동에도 반대한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이런 입장은 과거 정상회담에서도 나온 적이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북에 대한 명백한 경고라고 해석할 수 있다. 북은 지난달 지뢰 도발로 일촉즉발의 위기를 불러왔다. 우리 측이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하자 북은 남북 고위급 접촉을 요구했고, 나흘만의 협상 끝에 내놓은 공동보도문에서 ‘유감’을 표시했다. 양국 정상이 한·중·일 3국 정상회의의 개최 방침과 시기에 의견을 같이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다. 센카쿠(중국명 다오위다오) 열도 문제 등으로 3국 정상회의 개최에 소극적이었던 중국이 이번에 긍정 입장으로 돌아섬에 따라 개최 성사를 위한 중대 고비를 넘긴 셈이다. 정부로서는 한·중·일 협력체제의 상징인 이 회의를 복원해 동북아 지역에서 외교적 입지와 영향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 한·중정상간 합의대로 한국에서 열릴 경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방한하고 자연스럽게 박 대통령과 회답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이 경제분야를 넘어 북한 문제 등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의를 주고받는 관계로 발전한 것은 양국관계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박 대통령의 중국행은 한국이 미국을 경시하고 중국을 중시하는 신호로 해석하는 미국 일각의 의구심속에서 이뤄졌다. 중국 전승절 참석을 양국의 항일 연대로 생각하는 일본의 속내도 복잡하다. 한·중 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일 정상회의 복원과 한·일관계 정상화 가능성을 높이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지만 미국과 일본의 우려를 완전히 씻어낼 수 있을 정도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균형외교’를 지속한다면 그런 우려도 충분히 씻지 않을까 기대한다.
[선데이뉴스/칼럼]단합된 국민의 힘
[선데이뉴스/칼럼]단합된 국민의 힘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군대 시절 어느 말년 병장이 아침마다 눈뜨면 졸병에게 물어보곤 했다. “내 제대까지 며칠 남았지?” 졸병이 큰 소리로 대답했다. “○○일 남았습니다.” 졸병은 이 고참 병장이 전역할 날을 기억해두고 남은 날짜를 매일 보고하듯 일깨워줘야 했다. 고참이 제대 날 가까워오는 기쁨은 키우고 기다리는 지루함은 덜려는 허튼수작이었다. 첫 휴가 가는 이병 군화를 선임이 광내주는 요즘 군대에선 상상 못할 일이지만 비무장지대 GP에서 복무하다 제대 말년이 되자 소대원들이 괴나무를 베어 왔다. 몇 달씩 말리고 다듬고 사포질해 바둑판을 만들었다. 정성껏 마련한 전역 선물이었다. 괴나무 바둑판은 두드리듯 돌을 놓으면 스펀지처럼 들어갔다 나온다는 명품이다. 전역 날이 오자 바둑판도 사양하고 떠났다. 그렇게 고대하던 날, 몸 하나 빠져나오는 것 이상 바랄 게 없었다. 전역을 기다리는 간절함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리 없다. 요즘 군대 유머에 ‘계급별로 가장 기쁠 때’라는 게 있다. “이병은 교회에서 초코파이 줄 때, 일병은 신병이 들어와 경례할 때, 병장은 행보관이 말년이라고 불러줄 때”, ‘건강하게 전역하기 위한 수칙’도 있다. 떨어지는 낙엽도 피해 가라. 뇌진탕 걸릴라. 돌부리 차지마라. 다리 부러질라…. 전역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복무 기간이 늘어난다면 마른하늘 날벼락일 것이다. 1968년 북한 특수부대원이 습격해 온 1·21사태가 터지자 전역이 늦춰졌다. 전역 특명지 받아놓은 병사는 그나마 열흘쯤 넘겨 제대했지만 차츰 늘어나 길게는 여섯달 뒤 전역했다. 느닷없이 하사 계급장을 달았던 병장들은 일흔 살 되도록 심란했던 그때를 잊지 못한다. 그러나 군대 갔다 온 아들은 절실히 안다. 북한이 지뢰와 포격으로 도발해 오자 전역 연기를 자청한 병사·부사관들이 얼마나 용기 있는지를 이 여든일곱 명 중에 적과 맞선 전방 근무자가 여든 셋이다. “전우들을 두고 어떻게 나만 가겠느냐”고들 했다. 평균 나이는 21.7세, 중·고등학생때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목격했다. 그러면서 “입대해 저런 일이 일어나면 앞장서 전투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는 병사가 많다. SK그룹과 동성그룹이 이 장병들을 채용하겠다고 나섰다. 중견기업연합회는 좋은 회사 취업을 주선하겠다고 했다. 기업으로선 이보다 듬직한 사원감이 어디 있을까! 우리 사회엔 신세대의 국방 의지를 미더워하지 않는 시선이 없지 않았다. 여든일곱 장병이 생각을 바꿔놓았다. ‘영웅’이라는 호칭과 그에 걸맞는 대접이 아깝지 않다. 남북이 8·25 합의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와 군은 재발 방지에 초점을 맞춰 원칙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 정부가 흔들리지 않고 북을 압박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과 정치권이 일치단결해 뒤를 받쳐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치권은 과거 남북 긴장이 고조되면 강온 양론으로 나뉘어 정쟁을 벌이곤 했다. 이번엔 여야가 지뢰 도발이 터지자마자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북한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다. 여야 지도부는 ‘우리 군에 무한 신뢰를 보내며 모든 정쟁을 멈추겠다’는 합의문도 냈다. 새정치연합은 이와 별도로 전체 의원 명의로 북한의 도발 중지를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무엇보다 북을 겁나게 만든 건 대한민국 국민의 단합된 모습이었을 것이다. 북이 연일 전쟁 협박을 해도 생필품 사재기 같은 사회적 동요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북 도발로 생업을 포기한 채 며칠 밤을 대피소에서 보냈던 접적지 주민들까지도 “이번엔 꼭 북에 본때를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남북 관계는 앞으로 더 많은 고비를 넘겨야 할 것이다. 한 손으론 악수를 하면서도 다른 손으론 뒤통수를 때려온 북의 습성이 쉽게 바뀔 리도 없다. 대한민국 국민은 그런 북과 대적해 이길 수 있는 의지와 저력을 이번에 보여줬다.
[선데이뉴스]남북 화해 통일 앞당긴다
[선데이뉴스]남북 화해 통일 앞당긴다
<칼럼 나경택>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8·25 합의 이후 북한 최고 지도부가 잇따라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하고 것은 반갑고 평가할 만하다. 그동안 합의해놓고 돌아서서는 딴소리를 하는 북한의 모습을 수없이 보았기에 북한이 이처럼 합의 이행에 적극 나서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남북간 신뢰를 쌓는 데 고무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8·25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꿔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북한이 이번 합의 내용을 중요한 과제로 여기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첨예한 군사적 긴장 상태를 해소하고 파국에 처한 남북관계를 화해와 신뢰의 길로 돌려세운 중대한 전환적 계기”라는 김 제1위원장의 평가는 과거 한국 정부가 남북협상의 성과를 설명하던 대국민 발표문을 방불케 한다. 앞서 고위급 접촉이 타결된 25일 협상 수석대표였던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북남관계’ 개선 의지를 천명했었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체제 안정과 민심 확보를 위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남북관계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옳아 보인다. 대미·대일 관계는 기대난망이고 중국과의 관계도 껄끄러운 상태에서 북한 정권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경제성장을 위해 기댈 곳은 역시 한국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신호를 꾸준히 보냈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올 신변사에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비쳤고, 지난해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는 황병서 정치국장과 최용해, 김양건 당 비서 등 실세 3인방을 보내 관계 개선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북 회담 이후 합의 사항을 이행하자는 뜻을 처음 공식화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6개 항의 합의 가운데 북의 유감 표명, 준전시상태 해제 및 대북 확성기 방송중단의 세 가지는 이미 이행했다. 김정은의 이행 의지가 분명하다면 당국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민간 교류도 가능하다. ‘전쟁의 먹구름 밀어냈다’는 그의 발언에서 전쟁을 두려워하고 전쟁위기를 넘긴 데 안도해하는 김정은의 본심이 드러난다. 그러나 김정은은 이번 8·25 합의가 ‘자위적 핵억제력’으로 가능했다면서 ‘군사력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대화는 해도 핵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노동신문도 “미국의 대조선 석대지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우리와의 어떤 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고 밝혔다. 북·미관계가 해결되지 않으면 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도 진전될 수 없다는 기존 주장의 되풀이여서 과연 북이 달라졌는지 의심스럽다. 결국 북이 연일 남북 화해를 외쳐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막겠다는 술수에 불과한지는 실제 행동을 봐야 알 수 있다. 당장 9월 7일 열자고 우리가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 실무접촉이 북의 진정성을 판단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북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 때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한다면 남북관계는 다시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8·25 타결 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15% 포인트 급등한 49%로 한국갤럽 조사 결과 나타났다. 우리 국민은 협상이 잘됐다고 평가하면서도 ‘북이 합의를 지킬 것’이라는 반응은 17%에 불과할 만큼 신중하고도 현명하다. 박 대통령도 임기 중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거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성과를 내겠다고 서두를 일이 아니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 없이는 생각하기 어려운 5·24 조치의 포괄적 해제와는 별개로 정경분리의 원칙에 따라 가능한 경제교류의 복원과 남북철도 연결사업 추진, 인도적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해야 한다. 태풍으로 극심한 홍수피해를 입은 나선시에 대한 복구 및 이재민 지원도 검토 해볼 수 있겠다. 남북 모두 모처럼 찾아온 호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선데이뉴스][칼럼]일왕의 깊은 반성
[선데이뉴스][칼럼]일왕의 깊은 반성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일왕의 항복 선언을 몇 시간 앞둔 1945년 8월 15일 오전 조선총독부 2인자 엔도 정부총감은 조선인 지도자 여운형을 만났다. 일제 패망 후 일본인 생명과 재산을 보호받기 위해 치안 유지를 부탁하려는 것이었다. 이때 여운형이 내건 조건이 있었다. “감옥에 갇혀 있는 정치범, 사상범을 석방하라” 다음날 서대문형무소에서 죄수복 입은 민족 지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마중나온 시민들과 얼싸안고 한 몸이 돼 종로를 누볐다. 해방의 기쁨은 맨 먼저 서대문형무소로부터 왔다. 우리에겐 그만큼 한이 깊은 곳이다. 600년 전 조선 왕조가 한양을 수도로 정할 때 무학 대사가 서대문형무소 자리를 내려다보며 했다는 말이 있다. “명당은 명당이나 홀아비 3000명이 단식할 곳이다” 서대문형무소는 1908년 세워졌다. 을사늑약과 군대 해산으로 불붙은 의병 운동을 탄압하려고 일제가 만든 최초의 근대식 형무소였다. 이강년, 허위, 이인영 같은 의병장 57명이 이곳에서 순국했다. 일제강점기 들어서는 사이토 조선 총독을 정격한 강우규 의사를 비롯해 김구, 김동삼, 안창호, 한용운, 손병희, 양기탁, 이승훈 같은 민족 지사들이 고초를 겪었다. ‘105인 사건’으로 15년 형을 받았던 김구는 이때 수갑 찬 자리에 생긴 흉터가 평생 지워지지 않았다. 그가 민초들과 함께 하겠다며 호를 ‘백범’이라 지은 곳도 이곳이었다. 열일곱 살 소녀 유관순은 3·1 만세를 주도한 뒤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그는 옥중에서 아침저녁 만세를 열창하다 죽도록 매를 맞았다. 모래 섞인 밥으로 영양실조에 걸린 데다 심한 고문까지 받다가 끝내 눈감았다. 히토야마 전 일본 총리가 옛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순국선열 추모비에 무릎 꿇었다. “이곳에 수용돼 고문 받고 목숨 잃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했다. 땡볕 아래 정장 차림에 검은 넥타이 맨 채 신발까지 벗고 무릎 꿇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무리 정계 주류에서 물러난 ‘전직’ 이라지만 일본 내에서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을 염두에 두었다면 이렇게 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키히토 일왕이 도쿄에서 열린 전몰자 추도식에서 “여기서 과거를 돌아보고 앞서 대전(태평양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1945년 일본의 패전 후 일왕이 추도식에서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아키히토 일왕이 앞서 연단에 오른 아베 신조 총리가 역대 총리들과 달리 ‘일본이 아시아 국가에 큰 손해와 고통을 안겼다’라는 반성을 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 헌법상 아키히토 일왕은 ‘상징적 국가 원수’이지만 일본 국민의 존경을 받고 영향력도 크다. 해마다 추도식에서 ‘깊은 슬픔’이라고 표현했던 일왕이 올해는 ‘깊은 반성’이라고 강한 어휘를 쓴 것은 전날 ‘아베 담화’에서 교묘한 간접화법으로 일본의 침략과 식민 지배를 반성하지 않은 아베에 대한 일침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일왕은 정치에 개입할 수 없지만 일본은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국민들의 노력 덕분에 번영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강조함으로써 헌법을 재해석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달려가는 아베를 간접 비판했다. 태평양전쟁 발발 책임이 있는 쇼와(히로히토) 일왕의 장남으로 1989년 즉위한 아키히토 일왕은 일본 사회에서 확산되는 과거사 정당화 움직임에 몇 차례 우려를 표명했다. 아키히토 일왕의 이번 발언이 일본의 양심을 대변한다고 의미 부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베처럼 퇴행적 역사 인식으로 잘못된 과거사를 정당화하는 일본 극우세력의 폭주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 70주년 경축사에서 ‘아베 담화’에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일본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은 합당한 해결을 요구하되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비롯한 경제 안보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 협력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선데이뉴스]일본의 강제노동 원폭 희생자
[선데이뉴스]일본의 강제노동 원폭 희생자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는 일본이 세운 원폭 사망자 위령비와 불과 이백다섯 걸음 떨어져 있다. 일본의 피폭 70년을 앞두고 히로시마를 찾았을 때 일부러 거리를 재봤다. 1945년 8월 6일 미군 B29 폭격기가 히로시마 상공에서 원자폭탄을 투하해 2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중 2만명은 한국인이다. 역대 일본 총리는 매년 원폭 사망자 위령비 앞에서 열리는 추모식에 참석하면서 바로 옆 한국인 위령비는 외면했다. 원폭 사망자 위령비 앞에는 각종 피해 자료들을 모아놓은 평화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다. 누구라도 희생자의 유골과 건물 잔해들을 보면 원폭의 가공할 위력과 전쟁의 참상에 말을 잃게 된다. 하지만 기념관에서 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책임과 반성을 찾을 수는 없다. 일본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로받아야 할 피해자다. 강제징용으로 끌려와 희생된 한국인에 대한 언급도 없다. 전쟁으로 인한 인간성 파괴에 국경이 있을 수 없는데도 일본인 피폭 기억은 인류 보편의 시각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한국인 위령비는 공원 외부에 세워졌다가 29년이 지난 1999년 현재 자리로 옮겨졌다. 2011년 고려대와 와세다대 학생들이 위령비 옆에 추모의 마음을 담아 한국 오엽송을 심었으니 이 또한 수난을 당했다. 지난해 4월 16일 밤중에 나무가 사라졌다. 우익의 소행으로 추정되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학생들은 올해 8월 5일 선배들이 기념식수를 한 그 자리에 1m 크기의 오엽송을 다시 심을 예정이다. 히로시마는 여전히 ‘두 얼굴’이다. 한국의 주일 히로시마 총영사가 평화기념관장에게 한국관 조성을 요청했으나 “외국인 희생자 예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일본 위령비에 “전쟁을 일으킨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새겨놓고 있다. 일본 대기업인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2차 대전 기간 중 이 회사 공장에서 강제 노역한 중국인 노동자와 그 유가족 3765명에게 공식 사과하고 1인당 10만위안(약 1870만원) 씩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미쓰비시는 앞서 강제 노역에 동원된 미군 포로에 대해 공식 사과했고 앞으로 영국, 네덜란드, 호주 등 다른 나라 전쟁 포로들에게도 사과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쓰비시의 이번 결정은 중국 내에서 일제의 강제 징용 관련 소송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만큼 미리 사과하고 보상하는 것이 중국 내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또 중국과의 번듯한 정상회담을 원하는 아베 내각과도 협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쓰비시는 한국인 징용 피해자 문제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 한·일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2년 반만에 두 나라 외무장관 회담이 열리고 어렵게 관계 복원을 꾀하고 있는 국면에서 이 문제가 한·일 갈등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일은 1965년 국교 정상화 당시 맺은 청구권협정에서 국가와 개인의 청구권이 모두 해결되었다고 합의했다. 한국 정부는 이후 이 협정의 내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다. 한국 정부는 1975년,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자체 예산으로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 대법원이 2012년 청구권협정이 있었다 해도 개인청구권까지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한 이후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우리 법원의 판결 추이를 볼 때 일본 기업들이 패소 후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거부할 경우 한국 피해자들이 한국 내 일본 기업들 재산을 압류하는 극단적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가혹한 노동을 강제했던 일본 기업들이 50년 전 청구권협정 얘기만 하면서 한국인 피해자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글로벌 기업에 요구되는 역사적·도덕적 책무를 회피하는 것이다.
[선데이뉴스][칼럼]인생의 고단한 삶
[선데이뉴스][칼럼]인생의 고단한 삶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다정한 아빠를 둔 친구가 늘 부러웠다. 김현승 시처럼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를 갖고 싶었다. 현실의 아버지는 체면을 목숨만큼 귀히 여기는 가부장의 전형이었다. 집 보다는 집 밖을, ‘가족과 함께’보다는 ‘남들과 함께’ 여행하길 좋아했다. 내일 먹을 양식 걱정하는 아내 앞에서 나라와 민족의 안위를 논하던 ‘철없는’ 애국자였다. 그 시절 아버지들은 다 그런 줄 알았다.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기 전까지는. 유대인 강제수용소에 아내, 어린 아들과 함께 끌려온 귀도는 가족에게 닥친 불행 앞에 무릎 꿇지 않는다. 아들에게 ‘지금부터 아빠와 신나는 게임을 하는 거야’ 속삭인다. “1000점을 먼저 따는 사람이 일등상으로 탱크를 받는 것”이라는 아빠 말에 아들은 두 눈을 빛낸다. 죽을 고비 아슬아슬하게 넘기면서도 아들 앞에선 결코 웃음을 잃지 않았던 아버지는 수많은 관객을 울렸다. 신기하게도 무심한 아버지든 사랑이 넘치는 아버지든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남자의 눈물’을 금지시해온 문화 탓일까. 아버지를 소재로 한 시들에 눈물, 슬픔이라는 시어가 자주 나오는 건 그래서 아이러니하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김현승). ‘소주 한 병만 있어도 /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쓰는 시인 / 담배 한 갑만 있어도 / 세상에서 가장 슬픈 그림을 그리는 화가’ (김병훈)... 그래서일까. ‘골프 대외’의 눈에서 폭포수처럼 흐르던 눈물이 보는 이들 가슴을 울렸다. 7년, 157번 도전 끝에 LPGA 우승을 따낸 최운정의 아버지 말이다. 아버지는 매번 고지 앞에서 무너지는 딸을 위해 경찰 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20kg 넘는 캐디백을 메고 딸을 지극정성 뒷바라지했다. 주저앉으려는 딸을 일으켜 세운 건 아버지의 한마디였다. “인생은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있는 거다. 꿋꿋하게 자기 길 가다 보면 좋은 날이 온다.” 정호승이 노래했듯 아비지란 ‘석 달치 사글세가 밀린 지하 셋방’이고 ‘아침 출근길 보도 위에 누가 버린 낡은 신발 한 짝’이며 ‘벽에 걸려 있다가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진 고장 난 벽시계’ 같은 존재인지 모른다. 그러나 잘난 아버지든 못난 아버지든 내 자식만큼은 ‘햇볕 잘 드는 전샛집’에서 ‘새 구두’ 사신고 ‘인생의 시계를 더 이상 고장 내지 않는’ 멋진 삶을 살기 원한다. 그 아버지들이 마음껏 목놓아 울어도 좋은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노인 빈곤율과 자살율은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통계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는 항목이다. 여기에 또 하나 추가해야 할 타이틀이 생겼다. 한국 노인의 은퇴 연령이다. 한국 노인의 경제적 빈곤과 불행한 삶의 원인이 일손을 놓은 데 있지 않음을 가리키는 자료다. 한국 노인이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다른 여러 통계로 말해준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55~79세 고령층 가운데 61.1%가 앞으로 더 일하기를 원했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나이가 평균 49세였다. 사업 부진, 조업 중단 휴·페업이 주된 이유였다. 그 가운데 51.6%는 현재 취업 중이다. 고령층 전체 고용률도 53.9%에 이르렀다. 한국인은 공식 퇴직 연령이 60세에 도달하기 11년 전에 조기퇴직한 뒤 재취업 등을 통해 정년을 지나 11년 후까지 일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노인 대책이 시급하고 중대한 국가적 과제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2017년 고령사회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만큼 총력 대응을 해도 모자라는 상황이다. 하지만 노인 일자리 문제나 연금·복지제도는 초보 수준이다. ‘증세 없는 복지’라는 허구에 매달린 정부를 믿고 기다리기에는 너무 절박한 현실이다.
[선데이뉴스][칼럼]형사 성공보수 폐지
[선데이뉴스][칼럼]형사 성공보수 폐지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대법원이 형사사건의 변호사 성공보수 약정이 무효라고 완결했다. 1948년 정부 수립 때부터 유지돼온 형사 성공보수가 67년 만에 사라지는 것이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특정한 수사 방향이나 재판 결과를 성공이라고 정해 금권을 주고받기로 하는 합의는 선량한 풍속 내지 건전한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고위 법관 또는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들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형사 성공보수는 전관 변호사들의 주요 수입원이었기 때문이다. 전관 변호사들 사이에선 “대법관들이 자기 밥상을 엎은 꼴”이라는 불멘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형사사건 성공보수 폐지는 우리 법조계의 고질적 문제인 ‘유전무죄 무전유죄’나 ‘전관예우’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개혁 조치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 하다. 형사 성공보수는 그동안 변호사들이 판검사에 대한 청탁 유혹에 빠지게 하는 원인이 돼 왔다. 의뢰인은 보석, 무죄, 집행유예를 끌어내기 위해 담당 검사나 판사와 가까운 전관 변호사에게 몰렸다. 일부 변호사들은 판사, 검사와의 인연을 내세워 거액의 성공보수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는 과다수임료 문제로 이어졌다. 종종 의뢰인과 변호사 간의 법정 분쟁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의 원고 허모씨는 석방 성공 보수로 변호사에게 1억원을 선납했다. 허씨는 판사 등에 대한 청탁 활동비 명목으로 줬다고 한다. 결국 형사 성공보수가 형사재판을 연고주의 전관예우에 오염시켜 사법의 신뢰성을 떨어뜨린 셈이다. 이 때문에 2000년 사법개혁추진위원회와 2007년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형사 성공보수 금지를 추진했으나 입법으로 연결되진 못했다. 이번 판결은 대법관들이 퇴임 후 개업을 하지 않는 관행을 만드는 계기가 돼야 한다. 대법관출신 변호사가 이름만 걸어놓고 ‘도장값’으로 수천만원을 받는 행태부터 없애지 않으면 전관예우 문제를 뿌리 뽑을 수 없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가 재판장과 동기인 변호인을 추가로 선임했다. 이 전 총리 측 이상원 변호사는 재판장인 엄상필 부장판사와, 홍 지사 측 이철의 변호사는 재판장인 현용선 부장판사와 사법연수원 동기로 두 변호사 모두 판사 출신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연고 관계나 전관의 영향을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 충분하다”며 공정한 재판을 위해 재판부 재배당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지방법원은 8월 1일부터 형사 합의부 사건 가운데 재판장과 연고가 있는 변호인이 선임된 사건은 다른 재판부로 재배당을 요청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논란이 커지자 홍 자사 측 이 변호사는 더 이상 변호를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전 총리 측 변호인도 법원이 재배당하기 전에 스스로 사임하는 것이 옳다. 국민은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한 달에 1억원씩 벌어들이는 검찰과 법원 고위직 출신의 전관예우 실태를 보고 경악했다. 여론의 비판을 의식해 전관예우를 방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과 석 달 전까지 국무총리를 지냈거나 도지사직에 있는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사가 내놓고 재판장과 동기인 변호인을 선임하다니 뻔뻔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에선 법률이나 변호사단체 규칙을 통해 형사사건 성공보수를 금지한 지 오래다. 우리는 형사사건 성공보수를 금지하자는 입법 시도가 “자유 경쟁 원칙을 해친다”는 변호사단체 반발에 부딪혀 번번이 실패했다. 형사사건 성공보수가 금지되면 변호사들이 착수금을 올리거나 불법적으로 사건을 알선하는 법조 브로커들이 기승을 부릴 우려도 있다. 수임료를 낮게 신고하거나 누락하는 변호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과도한 수임료 요구관행이나 이를 둘러싼 분쟁이 줄어들면서 합리적인 변호사 보수 산정이 가능해질 수 있다.
[선데이뉴스/칼럼]법치주의를 확립하라
[선데이뉴스/칼럼]법치주의를 확립하라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박근혜 대통령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 방침을 공식화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금 국민들 삶에 어려움이 많은데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 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며 민정수석에게 사면 범위와 대상을 검토하도록 주문했다. 이번에 사면이 실시되면 지난해 1월에 이어 임기 중 두 번째로 박 대통령이 특별사면권을 행사하게 된다. 지난해 설 특사는 서민 생계형 사범에 한정됐으며 정치인과 기업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박 대통령은 부정부패와 사회지도층 범죄를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가 발전’과 ‘국민대통합’이란 명분을 내건 만큼 사면 대상에 재벌총수 등이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헌법적 고유 권한이다. 형이 확정된 특정 범죄인에 대해 대통령이 국회 동의를 거치지 않고 형 집행을 면제, 경감하거나 형 선고의 효력을 없애주는 제도이다. 당연히 특사는 볍률이 국민의 개발적 정상을 참착하지 못하거나 자의적 사법권에 의해 형벌이 부과된 경우에 한해 지극히 예외적으로 실시돼야 한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사면권의 엄격한 제한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최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특사 로비 의혹이 불거진 뒤에도 “사면이 힘 있는 사람들에 대한 특혜처럼 비쳐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정치 불신을 야기하는 일이 되풀이돼 왔다”며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광복절 특사 방침이 다소 뜬금없이 느껴지는 까닭이다.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 때문에 30대 그룹 사장단이 경제난 극복을 위한 공동성명에서 기업이 가석방 등을 요청한 게 반영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현재 형이 확정돼 수감 중인 기업인 중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구본상 LG넥스원 전 부회장이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석방됐지만 집행유예 기간 중이다. 이 중 최태원 회장은 징역 4년형 가운데 2년 6월을 복역해 대기업 총수로는 가장 오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이번 광복절 기준으로 형기의 65%를 마쳐 가석방 기준(형기의 3분의 1)을 넘어선 상태다. 역대 대통령들은 부패나 비리에 연루된 측근과 정치인, 기업인을 임기 말에 무더기로 사면해 법치주의에 대한 불신을 자초했다. 이번 광복절 사면이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면 이런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무엇보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사면 기준을 분명히 밝히고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계가 요청하고 있는 대기업 총수와 기업인들에 대한 사면 역시 엄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검토해야 한다. 기업인이라고 해서 특혜를 줘서도 안 되지만 불이익을 받아서도 안 된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 이어 올해 메르스 여파로 경제적 손실은 물론 정치, 사회적 분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당·청간 갈등도 사회적 분열을 초래했다. 여기다 그리스의 구제금융을 둘러싼 논란과 중국 증시의 혼란 등 대외적 변수도 우리 경제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의 사면 방침은 국가 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위해 시의적절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재벌 총수에게 은전을 베푼다고 투자와 고용이 늘어나는 등 경제가 활성화될지 의문이다. 오히려 시민의 법감정과 사회적 정의 관념에 어긋나는 사면권 남용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사법 불신만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 특별사면이 국민에게 희망을 불어넣는 대신 좌절감과 상실감만 안겨주는 제도로 전락해선 안 될 것이다. 여당은 물론 야당과도 화합하는 통 큰 정치, 대통합의 정치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선데이뉴스/칼럼]이란 핵협상 세계 평화 진전
[선데이뉴스/칼럼]이란 핵협상 세계 평화 진전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이란이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의 협상에서 핵개발 중단의 대가로 경제 제재를 푸는 구체적 방안을 극적으로 합의했다. 2002년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폭로되면서 시작된 이란 핵 위기가 13년만에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외교적 협상을 통해 마무리된 것이다. 이제 해결되지 않은 핵 문제는 북한만 남게 됐다. 이란은 앞으로 10년간 신형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등 핵 활동 제한을 수용했다. 합의 이행을 감시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은 이란의 군사시설까지 사찰한다.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는 이르면 내년 초 해제된다. 최대 쟁점이었던 유엔의 재래식 무기 금수조치는 5년, 탄도미사일 제재는 8년 더 지속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란이 영구적으로 핵을 포기한 것이 아니고 우라늄 농축을 통한 평화적 핵개발 이용 권리까지 보장받았지만 당분간 핵확산 우려를 덜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란과 북한은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으로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받아온 나라다. 인구 8000만명에 원유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 2위를 자랑하는 잠재적 대국 이란은 장기간의 제재로 경제적 시련과 국제사회 외톨이를 자초했다. 2013년 8월 출범한 하산 로하니 정권이 미국에 “핵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손을 내밀자 이란 국민은 “고마워요 로하니”를 외치며 반겼다. 이란이 정상적인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면 경제 회생은 물론이고 중동에서 맹주로 부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로써 이란은 ‘핵개발 포기, 제재 해제’ 선례를 만들었지만 북핵도 같은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과 북한은 1994년 북핵 동결을 대가로 대북 지원을 하는 ‘제네바 합의’를 도출했지만 북한은 비밀리에 핵개발을 계속했고, 3차례 핵실험을 했다. 김정은은 2012년 초 권력을 잡자마자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하고 핵과 경제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병진노선까지 채택했다. 북핵 해결을 모색했던 6자회담은 2008년 말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또한 이번 타결은 세계의 화약고 중동 지역으로 핵무기가 확산되는 것을 저지, 세계 평화에 중대한 진전을 가져온 역사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란이 핵보유국이 되면 중동 지역에서 핵무기 보유 경쟁을 촉발하고, 이는 다시 세계적인 핵 도미노를 부를 우려가 있었다. 이스라엘만이 유독 ‘이란이 핵무기로 향하는 길을 인정받게 됐다’고 타결을 반대했지만 명분이 없다. 이스라엘은 국제적 승인 없이 몰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아랍국가들의 핵무기 보유 시도도 이스라엘 핵무기에 대한 반작용의 측면이 크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 운운할 게 아니라 아랍국들과의 갈등을 외교적 해법을 통해 푸는 방안을 강구하는 게 옳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전 ‘적과의 악수’를 약속하며 세 나라를 거론했다. 반세기 만에 국교정상화를 이룬 쿠바와 이번에 핵 협상을 매듭지은 이란, 그리고 북한이었다. 최근 몇 년간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란 핵 등 다른 현안들이 오바마 정부의 외교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왔다. 특히 존 케러 미 국무장관은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동에서 살다시피 했다.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된 터라 이젠 백악관의 눈길이 평양에 머물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은 미사일과 핵무기 기술을 이란과 공유해왔으며 최근에는 가뭄 해결을 위해 이 나라에 손을 내밀었다. 그런 이란이 핵을 포기했으니 북한 지도부도 동요할 게 분명하다. 이란은 예정대로라면 경제제재로 막혀 있던 이란 시장은 연내에 열린다. 이란은 한반도의 7.5배에 달하는 광활한 시장이다. 제재가 풀리면 경제성장률이 4배로 증가한다는 예측도 있다. 우물쭈물하다 ‘제2의 중동붐’을 가져다줄 기회의 땅을 놓쳐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