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사람중심 경제 본격 추진, 민생과 튼튼한 안보 뒤받침 예산"
[선데이뉴스신문=정성남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8년도 예산안과 세제개편안에 대해 "일자리, 가계소득 증대, 혁신성장, 국민안전과 안보에 중점을 뒀다"면서 국회가 처리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정부는 '사람중심 경제'를 본격 추진하고, 민생과 튼튼한 안보를 뒷받침하기 위해 2018년 예산안과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총지출은 429조 원이다. 올해보다 7.1% 증가한 수준으로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라면서 "경제와 민생을 살리기 위해 재정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재정건전성 유지에도 만전을 기했다. 불요불급한 예산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11조 5천억 원의 지출을 줄였다. 5조 5천억 원의 추가 세수가 확보되도록 세법개정안도 제출했다"면서 "국가채무는 GDP 대비 39.6%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일자리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면서, 올해보다 2조 1천억 원 증가한 19조 2천억 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경찰·집배원·근로감독관 등 민생현장 공무원 3만 명을 늘리고, 보육·요양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1만 2천 개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중소기업이 청년 3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경우 한 명분 임금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추가채용 제도를 내년에 2만 명으로 늘리는 등 민간 부문에서도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국민 가처분 소득을 늘려주는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면서, ▲저소득층 청년을 위한 청년희망키움통장 제도 신설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 4대 중증질환에서 모든 질환으로 확대 ▲5세 이하 아동수당 내년 7월부터 월 10만 원 지원 ▲기초연금 월 25만 원으로 인상 ▲참전수당·무공수당 월 8만 원씩 인상 등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4차 산업 혁명과 벤처창업으로 새로운 성장기반과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혁신성장 예산 중점 반영,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환경·안전·안보 분야 예산 확대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예산 편성에서 또 한 가지 의미 있는 부분은 '국민참여예산제'의 시범적 도입이다. 국민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된 사업들"이라면서 "500억 원의 범위 안에서 여성 안심 임대주택 지원사업 356억 원, 재택 원격근무 인프라 지원 20억 원 등 6개 사업이 편성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예산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며,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라며 "이번 예산은 당면한 우리 경제·사회 구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라면서,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협조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시정연설에 앞서 문 대통령은 국회의장단.여야 대표단과 차담회를 가졌다.
차담회에는 청와대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박수현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거시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지만, 고용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은 것 같다”면서 “고용이 좋아지면 경기 상승세도 유지될 수 있는 만큼 예산과 입법에 정부와 국회가 함께 지혜를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에 정 의장은 “한중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것에 대해 감사하다”면서 “북핵 문제 때문이라도 주식시장이 굉장히 중요한데, 그런 가운데 코스피가 사상 최고점을 찍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한중관계가 정상화되는 분위기여서 북핵 문제를 푸는 데도 좋은 환경이 조성되는 것 같다”며 “궁극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 평화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민생을 살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국회 안에서만 진행할 수 없는 것이 개헌”이라며 “개헌과 선거법 개정에 대해서 청와대가 의지를 갖고 역할을 해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한국당 홍준표 대표에게 “오늘은 오셨네요”라고 인사하자 홍 대표는 “여기는 국회니까요”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차담회에서 홍 대표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홍 대표는 지난 6월 추경연설에 앞선 차담회에는 불참했다.
문 대통령은 “홍 대표가 미국에 다녀온 것이나 박주선 부의장이 태국에 다녀온 것에 대해서는 따로 대화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홍 대표는 “나중에 기회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