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문극장 2023, 나이.세대.시대 주제로 연극.전시.강연 11편 선보인다
[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3월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두산인문극장 2023 'Age, Age, Age 나이, 세대, 시대'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제작발표회에는 강석란 두산아트센터 센터장, 연극 '댄스 네이션' 이오진 연출, 연극 '20세기 블루스' 부새롬 연출, 연극 '너의 왼손이 나의 왼손과 그의 왼손을 잡을 때' 정진새 연출, 두산아트센터 공연 프로그램 기획을 맡은 김요안 제작자, 전시 프로그램 기획을 맡은 최희승 두산갤러리 큐레이터, 강연 프로그램 기획을 맡은 주일우 이음 대표가 참석했다.
김요안 두산아트센터 제작자는 "나이로 시작하지만 노화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세대, 시대 문제로 나아가 이야기해보려 한다. '나이'를 주제로 선정한 건 3년 전부터였다. 나이 듦에서 출발했지만 코로나19를 겪는 3년 시간 동안에 고민이 확장됐다" 고 말했다.
두산인문극장 2023은 공연 3편과 전시 1편, 강연 8회를 4월 3일부터 7월 15일까지 진행한다. 연극은 이오진 연출 '댄스 네이션', 부새롬 연출 '20세기 블루스', 정진새 연출 '너의 왼손이 나의 왼손과 그의 왼손을 잡을 때'를 차례로 선보인다.
처음 선보이는 '댄스 네이션'은 춤을 통해 몸의 욕망을 발견하는 10대 여성들 성장 이야기다. 극 중 10대 역할은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나이대 배우들이 연기하며, 출연자 중 두 명은 뇌병변 장애인 배우다.
이오진 연출은 "다양한 몸의 형태와 나이를 고려해 캐스팅했다. 대본을 읽었을 때 13살 감각을 몸으로 느꼈다. 유소년 무용대회를 앞두고 불안하고 맹렬하게 춤추는 여성들을 통해 지금은 어른인 관객들에게 10대 기억이 몸 안에 남아있음을 발견하게 해주고 싶었다" 고 말했다.
이어 "'심장이 뛴다'는 감각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무대를 하나 내장 기관처럼 만들 생각이다. 공연장 문을 연 순간 관객들이 10대 시절 입 안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느꼈으면 한다" 고 덧붙였다.
60대가 된 여성 4명을 통해 나이 듦 의미를 묻는 '20세기 블루스'는 부새롬이 연출을 맡는다. 젊은 시절 교도소에서 친구가 된 네 사람은 사진작가인 대니 주도로 매년 한 번씩 만나 사진을 남긴다. 대니는 개인 회고전에서 이들 사진을 전시하려 하지만, 친구들은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부새롬 연출은 "극에는 60대 친구 네 명 외에도 그들 가족인 30대 아들, 90대 여성 등 각 세대가 등장한다. 지금 노화를 두려워하고 걱정하며 자연스럽게 지나온 시간과 시대를 이야기하게 된다" 고 말했다.
이어 "다만 미국을 배경으로 한 60대 이야기라 주 관객층인 20~30대에게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나와 가까이 있는, 나도 고민하게 될 이야기다. 이 작품을 통해 타인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으면 한다" 고 설명했다.
'너의 왼손이 나의 왼손과 그의 왼손을 잡을 때'는 2021년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을 받은 정진새가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40일간 이어진 화재로 전 세계가 불타고 동물과 식물, 인간 종을 대피시키기 위해 여덟 대 배가 바다로 출항한다. 모든 종자가 선택을 받을 수 없어 탑승객들은 생존을 위한 경기를 치르고, 다음 세대를 위해 남을 최종 생명체를 선발한다.
정진새 연출은 "처음 주제를 받았을 때, 그 안에 열린 가능성이 좋았다. 시간 흐름과 쌓임 등을 고민했고, 시간을 가장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물리학자나 과학자들을 떠올렸다. 인간 시간만이 아니라 동물, 식물 더 나아가 지구 시간에서 '나이' 주제를 해석해보려 했다" 고 말했다.
이어 "극에 과학자들이 등장하고 SF를 내세우는 만큼 시각적인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배가 주요 공간이 된다. 일반적인 극장 구조보다는 배 안에서 떠돌고 있는 존재들 모습을 지켜보는 형태 객석이나 폐허 같은 무대 연출을 고민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이 외에 두산갤러리에서는 기획전시 '눈을 멀고'를 연다. 구나, 장서영, 전명은 작가가 함께하며 생명으로 태어났기에 맞이하는 보편적 시간 흐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살펴본다. 강연은 사회.철학.과학.의학.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와 나이.노화.세대.돌봄.과학기술을 주제로 이야기한다.
매년 하나 주제를 정해 논의하는 두산인문극장은 2013년 시작해 그동안 불신시대, 모험, 갈등, 음식, 공정 등 지금 사회 현상에 근원적 질문을 해왔다. 현재까지 총 135편 프로그램에 9만 9860 명 관객과 창작자.강연자 993 명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