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세월호100일 추모 콘서트,“안녕하십니까! 단원고 2학년 4반 7번 김동혁 엄마입니다.”
[선데이뉴스=한국인권신문] 지난 24일(목) 저녁 9시 서울 시청광장, 1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자리를 함께한 가운데 ‘세월호 100일 추모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다. 안산에서 출발한 세월호 유가족들이 100리를 걸어 행사장에 도착했다. 시민들은 큰 박수로 환호했다.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떠나보낸 어머니 한 분이 딸과 함께 무대 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안녕하십니까! 세월호 사고로 아이를 잃은 단원고 2학년 4반 7번 김동혁 엄마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엄마, 아빠, 내 동생 어떡하지, 엄마 아빠 사랑해요.” 세월호 침몰 당시 배 안에 생존해 있던 한 남학생이 동영상을 통해 세상에 마지막 남긴 말. 이 동영상 속에 남학생이 바로 故 김동혁 군이다.
김군의 어머니는 안산에서부터 걸어서 광명, 국회를 거쳐 이곳까지 왔다며, 하늘에 있을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내 아들 동혁이에게!
동혁아! 너와 네 친구가 수학 여행 간다고 집을 나선지가 101일째. 사고 난 날로부터 꼭 100일이 되었구나, 엄마와 아빠 그리고 네 친구들의 엄마와 아빠들은 오늘도 너희들을 그리워하며 함께 하는 날을 보내고 있구나.
우리는 어제 아침 너희들의 영령사진을 선두로 안산에서부터 걸어서 광명을 거쳐 오늘 국회로 도착했어. 그것도 모자라 엄마가 서 있는 이곳 서울광장까지 왔단다. 너와 네 친구들이 하늘에서 이런 엄마 아빠를 안쓰럽게 바라보며 “힘드시죠?” 하고 쓸쓸히 웃는 것 같다.
동혁아! 그래도 괜찮아. 우리는 너와 너의 친구들의 엄마·아빠이기 때문에. 게다가 많은 국민 여러분이 눈물과 격력로 함께 하기 때문이야.
전국에 서명을 다니며, 도보행진을 가며, 단식을 하며, 집회를 하며, 우리 엄마·아빠들은 국민의 진심 어린 눈물을 보았고, 멀리 외국에서까지 보낸 눈물 어린 편지를 보며 억지로 힘을 내며 견디고 있단다.
동혁아! 엄마·아빠가 너희들을 영문도 모른 채 떠나보내고 지금까지 해온 것은, 너희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의 원인과 구조에 대한 그리고 그와 얽힌 부정부패를 낱낱이 밝혀 진상규명을 하고 그 책임자를 처벌해서 다시는 이 나라에 너희와 같은 억울한 희생이 없도록 하기 위한 움직임이었어.
그 큰 배가 침몰해서 너와 그 많은 희생자를 수장시킨 그 악몽 같은 사고. 우리는 다시 떠올리긴 싫지만, 우리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진실과 세상에 알려진 정보는 너무나 다르기에, 너의 친구들의 부모님과 엄마·아빠는 변하기 시작했어.
‘선례가 없다’고, ‘형사권체계 흔들린다’고 우리와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는 특별법. 너희들은 알고 있지? 이 간절한 국민과 우리 유가족의 진심을.
너희들의 죽음을 투명하게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는 수사권. 그리고 그렇게 수사한 결과에 따라 그 책임자를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기소권, 그 두 가지를 위해 엄마·아빠가 추천한 사람을 반으로 보장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달라고 우리는 호소하고 다닌단다.
너희를 잃고 자식 없이 살아가야 할 부모가 자식이 죽은 이유를 밝혀달라는 것이, 그것이 욕심일까? 너를 잃고 살아가는 미래가 너무 두렵고, 힘들고, 잠들기도 어려운 고통인데. 이 고통 다른 국민에게 주지 말라고 재발방치대책 세워 달라는 게, 그게 잘못된 것이니?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다 귀한 것이 무엇이니?
동혁아!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10명의 가족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을 위해 너와 네 친구들이 힘이 좀 되어 줘. 어서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그 친구와 실종자들에게 가족들을 만나러 저 바다를 박차고 나가도록 제발 좀 전해줘.
그리고 너와 함께 희생된 모든 분들께 전해죠. 엄마·아빠는 너희들을 지키지 못한 죄스러움에 울고만 있지 않기로 했어. 우리와 함께하는 국민들과 너희들의 뜻이 담긴 ‘4·16 특별법’을 꼭 제정해서 그날의 고통이, 지금 우리의 고통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해.
그리고 동혁아! 그래도! 그래도! 지금 모든 엄마·아빠가 너희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내 새끼가 너무 보고 싶다.’
그리고 너희들이 너무 그립다는 것이다.
안산 단원고 2학년 이쁘고 착했던 아이들아 정말 미안하고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