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외관검사 마쳐..."올 하반기에 조사보고서 나올 전망"
[선데이뉴스신문=김명철 기자]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첫걸음으로 외관 검사를 마쳤다. 관련 보고서는 올해 하반기는 돼야 나올 전망이다.
선조위는 영국 감정기관 브룩스 벨(Brookes Bell)이 선체 외관 검증을 마치고 전날 홍콩 지사로 출국했다고 15일 밝혔다.
선체조사위원장 김창준 위원장은 "브룩스 벨은 홍콩, 영국, 싱가포르 등 3개 사무소가 협업 체계를 갖추고 검증 결과를 분석할 예정"이라며 "보고서 작성에는 최소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며 이같이 말했다.
브룩스 벨은 세월호 침몰 원인을 두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부 폭발설', '고의 침몰설', '잠수함 충돌설' 등을 규명하고자 현재 바닥을 향하고 있는 선체 왼쪽면(좌현)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는 침몰 당시와 마찬가지로 왼쪽면이 바닥을, 오른쪽면이 하늘을 향하게 옆으로 누워있다.
선체를 떠받치고 있는 리프팅 빔이 어느 정도 높이가 있는 만큼 조사 인력은 몸을 구부려 그 아래로 들어가 살펴보았다.
김 위원장은 "세월호는 우회전하다 기울어져 넘어갔으니, 잠수함하고 충돌했다면 그쪽(좌현)을 들이받쳤어야 한다"며 "조사 인력이 몸을 구부려서 살펴보다 보니, 옷에 잔뜩 때가 묻어 나오더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일각에서는 세월호 왼쪽 면에 외부충돌 흔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해수부는 특이점이 없다고 밝혔고 선체조사위도 왼쪽면 천공을 허락한 바 있다.
브룩스 벨이 실제 조사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 올해 하반기 내놓을 보고서는 결국 세월호 침몰 원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소할 일차적인 규명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선내 진입이 안 되는 상황에서 미수습자 수습이 최우선인지라 먼저 할 수 있던 방안이 외관 검사였다"며 "미수습자 수습이 시작되면 외관이 자칫 손을 탈 수 있어 브룩스 벨을 긴급하게 투입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선조위는 앞서 지난달 말 선체 내부 조타실·타기실·기관실·화물창 등 4곳에 대해서는 이곳이 진상규명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해수부에 현상변경 금지를 요청한 바 있다.
브룩스 벨이 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만큼 선조위는 활동 기간이 끝나기 전에 보고서를 받아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선조위는 브룩스 벨에 앞으로 이뤄질 내부 조사에 대한 감정 기획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기획서에는 브룩스 벨이 세월호 선내에서 언제, 어떻게, 어떤 부위를 들여다볼지 상세한 계획이 담긴다.
브룩스 벨은 이에 따라 내부 조사 기획안을 마련하는 대로 다시 입국해 목포를 찾아 선조위와 접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세월호 수색을 위한 진입로 확보 작업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오늘 오전까지 세월호 선체 외부 세척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당초 어제까지 세척 작업을 마칠 예정이었지만 목포 신항 현지에 강풍이 불면서 작업 일정이 지연됐다. 현재는 세월호 겉면의 80% 세척을 마친 상태다.
세척작업은 선체의 부식을 막고, 이후 수색 요원들이 펄이나 기름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안전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중요한 작업이다. 오전 8시부터는 세월호 내부 방역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해수부는 세척이 끝난 뒤 선체 양쪽에 철제 계단인 워킹타워를 설치하고 작업자 이동을 위해 오른쪽에 안전 난간도 설치할 예정이다.
선체조사위원회와 해양수산부, 미수습자와 유가족 등은 전날에 이어 이번 주말 면담을 통해 구체적인 수색 계획을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수색 계획은 오는 18일 발표될 예정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도 다음 주 미수습자 수습을 위한 전문 요원을 파견하는 등 수색에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침몰 해역에 대한 수중 수색도 이어진다. 해수부는 이날 새벽 일반 구역인 3-1구역을 수색했고 오후 3시 쯤 4-1구역을 수색할 예정이다. 유류품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 발견된 뼛조각은 20점, 유류품은 107점으로 그 가운데 2점은 유가족들에게 전달됐다.
16일(내일) 세월호 3주기를 앞두고 목포 신항과 팽목항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또전남 목포 평화광장에서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범국민 대회'가 열리고, 광주에서도 광주전남대학생 대회가 열리는 등 추모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