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蘭)산업 정책토론회 "위기에 처한 국내 난 산업" 활성화 방안 모색
[선데이뉴스=신민정 기자]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최근 급격한 소비둔화로 위기에 처한 국내 난(蘭)산업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사상 첫 국회에서의 ‘난 산업 정책토론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안산 상록을)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 ’도시농업으로서의 국내 난(蘭) 산업현황과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정책당국자와 난 산업 관계자 등 150여명 이상이 토론장을 가득메운 가운데 진지한 토론이 진행되면서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토론회는 재)국제난문화재단, 사)한국난문화협회도 함께 주관했으며, 정책당국인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후원했다.
최근 경기침체와 소비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명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당초 입법취지와는 달리 국내 농축수산물 및 화훼 산업의 매출 둔화 등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난(蘭) 산업 역시 급격한 소비·거래둔화로 인해 생산농민과 유통업계, 판매상, 소비자 등이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난 산업 토론회를 개최돼 의미가 더욱 크다.
이날 토론회에는 난을 비롯한 화훼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도 직접 참석해 축사를 통해 “최근 국내 화훼소비가 30% 이상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난 산업 역시 급격한 소비·거래둔화로 위기를 맞고 있는데 소비촉진 등 활성화 방안마련과 함께 도시농업으로서의 한국춘란의 대중화, 산업화 등을 위해 애란인들과 함께 대안을 모색이 필요하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사)한국난문화협회 김규석 자문위원이 진행사회를 맡아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책당국자들과 난 산업 관계자와 전문가 등이 참석해 국내 난 산업 실태와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주제발제를 한 부천대 정기영 명예교수는 “난은 녹색 보석으로서 고부가 농작물이며, 역사에 비해 다른 화훼작물보다 문화자산으로의 가치가 매우 높다. 난 산업은 이미 도시농업으로 보편화 됐으며, 일반 애란인, 전문 소장가, 유통직업인 등 이미 대중문화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라도 도시농업으로서 난 산업에 대해 되짚어 봤다. 하지만 문화, 교육, 과학, 경제적 가치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인프라 구축 등 육성정책 수립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난 산업 발전을 위해 산업화에 따른 선물용 화훼시장 진출을 유도하고 체계화된 제도적 교육 기반 구축, 지속적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난 산업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도시농업으로서의 난 산업 정책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아울러 한국 춘란 수출화 전략의 일환으로 현재 일본산이 대부분인 난 식자재, 관련도구(화분, 농약, 비료), 재배시설, 배양기술 등의 국산화가 절실하며, 난의 활발한 전시 및 판매환경 구축, 엑스포와 올림피아드 등 국제행사를 통한 기초조사, 난 문화 허브 구축을 위한 연구조사 등 대중화 세계화를 위한 국가차원의 전략수립 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안형덕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장은 “양재동 화훼공판장의 난 10월 거래량이 전년 10월 대비 15.0%가 감소될 정도로 김영란 법 시행 후 절화류·난류 거래가 급감해 난 농가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난 산업 활성화를 위해 실태조사 분석을 추진 중에 있으며, 농업정책 연계방안 및 난 자조금 조성을 통해 마케팅 역량을 제고하는 등 난 관련 정책 추진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발표했다.
권오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농업연구관은 “난은 화훼 농가의 주요 소득 작물이지만 지난 10년간 생산액이 1,071억 원에서 584억 원으로 급격히 감소하면서 농가에 근심을 더하고 있다. 특히 국내 조직배양농가의 국제경쟁력 약화로 난 종묘의 해외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난 조직배양 농가양성 및 시설 현대화로 묘 공급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유통시스템 다양화 및 수출시장 활성화를 통해 난 재배 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윤희 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공판장 분화부장은 “2000년 이후 판매침체를 겪고 있는 춘란시장에 경매를 도입하여 유통인과 애란인의 참여를 통해 난 거래의 합리적 가격 형성 및 거래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 그 결과 춘란의 거래규모는 연간 약 2천5백억원 이상으로 추정될 정도로 이미 농가소득 및 예술적 가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김영란 법 시행으로 인한 난 시장에 어려움이 예상 되는 바, 저가 선물시장 발굴, 대량 생산기반 조성 등 춘란 대중화 전략수립을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김진공 국제난문화재단 이사장은 “국내 선물시장 난은 대부분 일본, 중국, 대만에서 수입되고 있는 상황임. 이는 로열티 과다 지급 등 외화유출과 농가의 소득기회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국내 난 농가의 소득증대와 수출활성화를 통한 관련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난 품종보호 및 개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병구 단국대 교수(한국 난 보존협회 회장)는 “우리나라의 춘란은 자생지가 넓은 일본에 비해 훨씬 우수하고 다양한 품종을 배출하고 있다. 특히 별다른 시설 없이도 춘란 배양에 우수한 조건을 확보 할 수 있고 일반인도 고부가 가치 농업 활동이 가능 한 만큼 도시농업 발전에 최적의 소재로 부상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영자 월간 난 세계 발행인은 “중국과 일본 등 두 나라의 수준을 뛰어넘는 난 문화를 단기간에 형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활발한 전시회 개최 및 한국 명품 난 개발에 꾸준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춘란과 관련한 국내의 모든 단체가 매년 전국 전시회를 개최하여 상당한 노하우를 쌓아놓고 있으며, 2천2백여 종에 달하는 품종을 보유하고 있어 난 배양 실력은 한·중·일 중 한국이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춘란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박두례 前 부천세계무형문화엑스포 부집행위원장은 “우리나라는 현재 애란인 50여만명, 300개에 달하는 동호인, 2천여 종에 달하는 춘란 품종을 보유하고 있는 등 춘란문화의 잠재력은 충분하나 그에 따른 산업발전 및 대중화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대중 친화적 전시회를 통한 난 가치 홍보와 난 기초지식 제공 목적의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함으로써 한국춘란 대중화를 도모하고, 난과 관련된 테마공원 및 생태공원 조성을 통해 난 문화 허브를 구축하는 등 세계화 전략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최근 경기침체와 내수 소비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뜻하지 않게 국내 농축산물 및 화훼산업의 소비와 거래, 매출둔화로 이어져 생산자와 유통업계, 판매상, 소비자 등 관련 업계와 종사자들의 어려움이 크다.
위기에 처한 국내 난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비·거래 촉진과 투명성 확보를 통한 대안마련이 필요하다. 최근 난 종묘의 무분별한 수입으로 유통시장 혼란 및 시장 과잉출하, 가격하락 등 농가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급격한 소비 및 거래위축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춘란의 화훼화, 산업화, 대중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선물시장 발굴, 대량 생산기반 조성, 거래활성화와 투명성 제고, 고품질 난 생산 및 출하가 필요하다. 도시농업으로서의 난 산업 발전방안에 정부와 국회, 전문가들이 대안모색과 정책발굴, 관련 법적,제도적 장치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책토론회에는 여야 의원들도 다수 참석해 행사를 빛냈다.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이개호, 위성곤, 소병훈 의원과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 국민의 당 정인화 의원 등이 참석해 축사를 통해 난 산업 활성화 방안을 위한 정책토론회 취지와 목적에 적극 공감을 표시하고 국내 난 산업의 소비위축에 대책 필요성에 동의했다.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축전을 통해 토론회를 축하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