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싸우는 정치 표로 심판

기사입력 2015.05.1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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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4곳에서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문재인 대표의 새정치민주연합이 참패했다. 야당의 심장부인 광주 서울에서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후보에게 큰표 차로 졌고, 야당세가 강한 경기 성남 중언과 서울 관악을에서도 새누리당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현 여당의 텃밭인 인천 서·강화을에서도 새누리당에 졌다. 새정치연합의 4곳 전패는 예상 밖의 결과다.

  이번 선거는 새정치연합의 정동영 천정배 후보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문 대표의 리더십을 저울질하는 의미가 컸다. 총력전에 나선 문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 터지자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의 부정부패를 심판해야 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며 정권 심판론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보선 민심은 문 대표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문 대표는 당 대표가 된 뒤 자신의 주도로 치른 첫 선거에서 패배함으로써 정치적 입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 특히 광주에서의 패배는 상당한 파장을 부를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표 책임론이 불거지고 당내 노무현계와 김대중계의 갈등이 나타나면서 문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호남 중심의 신당 창당론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문 대표의 차기 대선 가도도 순탄치 않게 했다. 새정치연합의 참패는 일부 지역에서 여권분열이라는 변수도 있었지만 지금의 체질과 정치 방식으로는 민심을 얻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새정치연합은 2009년 대선 이후 2012년 총선과 대선, 작년 7·30 재·보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선거에서 패배했다. 문 대표는 ‘이기는 정당’을 기치로 내걸고 당 대표에 선출됐으나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획기적인 당의 체질 개선 없이는 내년 총선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새누리당은 작은 승리에 취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이번 승리를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실책과 무능에 대한 면죄부로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지금 우리 앞에는 국가의 명운이 걸린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정부와 여당은 이를 해결할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경제 환경이 역사적 전환점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도 거시적인 안목에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데 소홀했다. 정치권이 그동안 재·보선에 지나치게 집중하면서 미루거나 기피한 국정 과제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제 작은 승패에 연연하기보다 큰 정치로 승부한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당장 시급한 것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들의 처리다. 공무원연금과 노동시장 개혁, 복지와 증세 논란의 해결, 소득 양극화와 비정규직 문제 등의 당면 과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올해 하반기가 되면 사실상 내년 총선 국면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시간이 별로 없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적극 협조할 필요가 있다.

  인천을 제외한 나머지 세 지역은 헌재가 ‘종북 세력’으로 규정해 강제 해산시킨 옛 통합진보당이 의석을 갖고 있던 곳이다. 헌재 결정으로 의원직을 잃은 통진당 소속 전직 의원 3명은 “현재 결정의 부당함을 인정받겠다.”며 이번 재·보선에서 출신 지역구에 모두 출마했다. 하지만 서울과 광주에 나섰던 전직 통진당 의원들은 중도 하차했다. 성남에서 완주한 옛 통진당 의원도 당선권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헌법재판소의 사법적 심판에 이어 이번에는 국민이 표로써 종북 세력에 대한 정치적 ‘사망 선고’를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재·보선의 승패를 떠나 대통령과 여야는 배를 탔다는 심정으로 개혁 과제에 매달려야 한다. 더 이상 과거에 매달려 미래를 망칠 수 없다. ‘이제 국정개혁에 매진하며 속도를 내달라’는게 4·29의 엄중한 메시지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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