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삶은 순간 순간 새로운 시작이다.

기사입력 2016.06.2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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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순(선데이뉴스 부사장/산경일보 편집 부국장 · 국회 출입기자)
[선데이뉴스=기고문 /박경순] 사람이 제대로 살기위해 힘써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드넓은 세상과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끊임없이 경험하고 배우는 일입니다. 본래 인간이란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다행이 배우고 익힘으로써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 역시 인간의 본성입니다. 그렇기에 인간은 불완전하지만 완전한 세상을 꿈꿀 수 있습니다.

 배우는 일을 멈춘다면, 우리네 삶은 생기와 탄력을 잃게 됩니다. 내일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오늘을 제대로 살지 않은 사람일 수 있습니다. 현재에 최선을 다했다면, 그 사람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습니다. 비록 몸이 노쇠해 지더라도 마음만은 누구보다 건강할 것입니다.

모든 것이 정지하는 죽음의 순간이 오더라도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면 후회는 그만큼 줄어 들겠지요.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되 자신은 항상 낮은 곳에 둡니다. 그리고 결코 다투는 법이 없기 때문에 또한 허물이 없습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즉 ‘최고의 선이 물과 같다’고 하는 까닭입니다. ‘상선약수’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유명한 말입니다.

물을 최고의 선으로 치는 이유는 만물을 이롭게 하고, 다투지 않으며, 낮은 곳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뭐든 물처럼 흐르고 막힘이 없어야 고이거나 침체되지 않습니다. 살다보면 누구나 궂은일이나 슬픈 일을 겪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세상 어떤 것도 그 상태로 멈춰 있지만은 않습니다.

심장이 터질듯한 기쁨도, 억장이 무너질듯한 슬픔도 한때 지나가는 감정일 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슬픔이나 고통에도 나름의 이유와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 행복이 왔을 때 행복에만 매달리지 말고, 불행이 왔을 때 불행을 피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옹골차게 살아가면 됩니다.

이미 열반에 든 법정스님도 세상 사람들에게 커다란 금언을 남겼습니다. “영원한 것은 없다. 모두가 한때 일뿐,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그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스님이 말씀하신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는 우선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쯤 와 있는가? 이런 질문은 처음의 마음을 지키고 끝까지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또한 ‘내려놓음’을 의미합니다. 빗방울인 고인 연잎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내려놓음의 의미를 되새기게 됩니다. 연잎이 아름다운 자태를 유지하는 비결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빗방울이 고였을 때는 고개를 숙여서 미련없이 그것을 흘려보내기 때문입니다.

만약 욕심을 부려 끝까지 쥐고 있다면 연잎의 허리가 부러지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세상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뛰어넘어 ‘내려놓음’을 이루지 못하면 아름다운 마무리는 어렵겠지요.

벌써, 하지(夏至)가 서성거리고 있네요. 갓 탄생한 초록과 유록이 허물을 벗고 신록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신록이 무르익어서 초록 하양 빨강 노랑 등 색색의 불들이 연기도 냄새도 없이 타올라 온 산야를 색의 제국으로 물들이네요. 여기에 가랑비라도 다녀가면 초록 융단 제국이 장엄하게 타오르니 상춘객의 가슴이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요.
 
까닭 없이 들뜨는 마음을 달래려 사립문을 나서는 이들이 한둘이 아닐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절기에 때맞춰 채우기에만 급급했던 생각을 비우고, 그 비움이 가져다주는 새로운 충만을 느껴보길 희망합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온갖 번뇌로부터 벗어나면 남은 생을 온전하게 살 수 있겠지요. 오늘부터 ‘내려놓음’을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요.  ‘청년은 다시 오지 않고, 하루는 두 번 새벽이 없기에’.

[박경순 기자 21p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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