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취재한 美 기자, “진열장 같지만 취재 가치 있어”

기사입력 2016.12.0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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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 센터에서 7일 열린 토론회 (왼쪽부터 진 리 AP통신 전 평양지국장, 애나 파인필드 워싱턴포스트 도쿄지국장, 블레인 하든 '14호 개천관리소에서의 탈출' 저자)/사진:미국의소리방송>

[선데이뉴스=정연태 기자]북한은 대부분 인위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진열장 같은 사회이지만 여전히 취재할 가치가 있다고 북한을 오랫동안 취재했던 미국 기자들이 말했다고 미국의소리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북한 특유의 가치체계를 이해하고 명확한 기준을 갖고 접근하는 게 취재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윌슨센터가 7일 외국 기자들이 북한을 취재할 때 직면하는 도전과제와 해법을 살펴보는 토론회를 열었다.

정권 유지를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하는 선전문화가 만연한 북한을 오랫동안 취재한 미 기자들을 통해 진실에 접근하는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지난 5월 북한의 7차 당 대회 때 평양을 방문했던 애나 파이필드 워싱턴 포스트 도쿄지국장은 "북한은 진열장과 같아 취재하기 매우 열악한 환경이지만 계속 방문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파인필드 지국장은 11년 만에 다시 만난 3.26 전선공장 지배인을 예로 들었다. 과거 빼빼 마른 체구에 인민복을 걸쳤던 지배인이 세련된 양복을 입은 풍채 좋은 ‘돈주’로 변해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평양의 취재환경은 여전히 진열장 같고 외신 기자들을 경직시켰으며, 사실 여부를 분별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가령 7차 당 대회 취재를 갔던 130여명의 외신 기자들은 취재와 관계없는 만경대나 농장 등을 방문해야 했고, 대회 장소인 4.25 문화회관 안이 아닌 건물 500미터 밖에서 취재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게다가 행인들을 취재해도 좋다는 담당 관리의 갑작스런 허가에 따라 기자들이 길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접근했지만 같은 사람들이 두 번 기자들 앞을 지났고, 미 대선 후보들에 대해 잘 안다고 답한 여성은 기자들이 묵던 양각도 호텔에서 이미 목격된 여성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행태는 정부가 미리 주요 관리들과 행사들을 언론에 공개하고 거의 매일 공개리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민주주의 나라들의 취재환경과는 크게 대비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진 리 ‘AP통신’ 전 평양지국장은 북한과 서방의 차이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왜곡하는 것도 있지만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도 있기 때문에 북한만의 다른 가치기준을 이해해야 사회를 더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리 전 지국장은 북한에서 진실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아주 어려서부터 진실을 숨기고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배운다며, 이런 외부와 명확히 다른 환경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는 북한 뿐 아니라 탈북민을 취재할 때도 주의해야 할 사안들에 대한 견해들이 많이 나왔다.

탈북민들은 외부 세계가 북한을 이해하는데 크게 기여하지만 때로는 과장과 허위 증언으로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진 리 전 지국장은 탈북민에게 질문을 하기 전에 분명한 기준을 언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허위로 말하는 것은 탈북민들에게 아무런 혜택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전 지국장은 또 평양주재 기자 경험이 도움이 됐다며, 북한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을 주지시키는 것도 탈북민들이 진실을 말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탈북민들이 언론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남북한 사이에 이질감을 줄이고 한국인들이 북한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리 전 지국장은 말했다.

 

[정연태 기자 balbari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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