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헌재 권한대행 퇴임 "신뢰 보여준 국민께 경의와 감사"

박 대통령 탄핵결정,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
기사입력 2017.03.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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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3일 오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이같이 퇴임사를 밝혔다.
[선데이뉴스=김명철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 주문을 낭독한 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3일 6년간의 헌법재판관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이 권한대행의 퇴임식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청사 1층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재판부 및 헌재 직원들 앞에 선 이 권한대행은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 대행은 퇴임사에서 탄핵심판 선고에 대해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우리 사회가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화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상황과 사회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 생각한다"며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최종선고를 두고선 "헌재는 10일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언제나 그랬듯이 헌재는 이번에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히 절차를 진행하며 헌법 정신을 구현해내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법관으로서의 삶에 대해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지난 6년, 그리고 30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돌이켜 보게 된다"며 "헌법재판관이라는 자리는 부족한 저에게 참으로 막중하고 무거웠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고요하고 평화롭기만 해 보이는 그 자리가 실은 폭풍우 치는 바다의 한 가운데였다"며 "여성 재판관에 대해 우리 사회의 소수자와 여성이 기대하는 바도 잘 알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떤 판단이 가장 바르고 좋은 것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고 술회한 뒤 "그런 고민이 좋은 결정으로써 열매 맺었기를 바랄 뿐"이라 희망하기도 했다.

이 권한대행은 한비자의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法之爲道前苦而長利)'는 구절을 인용해 "옛 중국의 고전 한 소절이 주는 지혜는 오늘도 유효할 것"이라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사랑하는 민주주의, 그 요체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있다"며 "이번 진통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자유롭고 평등하며, 성숙하게 거듭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독교 신자인 이 권한대행은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늘 함께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에 대해 신뢰를 보여준 국민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성원에 감사한다는 뜻도 밝혔다.

한편, 이 권한대행은 2011년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이공현 재판관의 후임으로 임명된 이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 사상 두 번째 여성 재판관이다.

그는 지난 1월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이후 권한대행을 역임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권한대행을 진보 성향의 재판관으로 분류하지만 통진당 해산 심판 당시에는 주심을 맡아 찬성 의견을 낸 바 있다.

지난 10일에는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를 이끌었으며, 탄핵심판 결정 선고에서 주문을 낭독해 헌정사상 첫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렸다.

이 대행이 퇴임하며 헌법재판소는 당분간 7인 재판관 체제로 운영된다.

대법원장 지명 몫인 이 대행의 후임에는 이선애 변호사가 내정됐으며,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하면 정식 재판관으로 부임한다.

[김명철 기자 kimmc05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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