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계속되는 청와대 1인시위

기사입력 2017.07.1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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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 = 장선희 기자] 지난 6일 오후 12시, 그늘한 점 없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뙤약볕이 그대로 내리꽂혔다. 이틀 연속되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 회원들은 각각의 사연이 담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도로에 세워진 관광버스에서 분수대 앞 사랑채로 가려는 관광객들이 내렸다. 뙤약볕을 피하기 위해 가이드는 관광객들을 이끌며 빠르게 나무그늘로 향했고, 관광객들은 1인 시위 현장을 흥미롭게 보며 가이드를 따라갔다.
 
빨간색, 초록색, 형형색색의 팻말들 사이로 상복을 입은 채 삼단팻말을 들고 있는 시위자가 눈에 띄었다. 팻말의 영정사진은 갑을오토텍의 노조 파업에 대한 사측의 직장폐쇄 8개월 차에 생활고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노조원이었다.
 
지난달 21일부터 직장폐쇄 해제가 됐지만 풀리지 않은 노사문제를 촉구했으며 새 정부에서 임명된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 비서관과 신현수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변호사시절 사측에 서서 거짓변론과 노조파괴의 증거인멸에 가담했다며 인사를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새 정부가 개혁정권을 자처한다면 올바른 인선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이트 진로에 관한 시위로는 하이트 진로와 법적 공방중인 시위자가, 현재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으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해 공정거래를 실현할 수 없는 법이라며 이에 대한 개정을 촉구를 하고 있었다.
 
이 사연은 지난 2015년 2월 1일자 MBC시사매거진 2580에 ‘김사장의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조명된 바 있다. 하지만 해결되지 않은 채 10여년째 하이트진로와 법적 공방중에 있다. 시위자는 “이미 한번 죽었다 산 목숨입니다. 있으나 마나한 공정거래법이 정상적인 공정거래법으로 바뀔 때까지 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이렇게 끝까지 시위할 것입니다"며 자리를 지켰다.

 종교에 관한 시위도 있었다.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강제로 납치·감금을 통해 개종을 시도하는 목자들을 고발했다. 단체의 말에 따르면, 개종 전문 목자들은 ‘이단에 빠졌기 때문에 순순히 교육을 받으러 오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로 가족을 선동해 납치와 감금을 통해 교육을 받게 한다고 한다.
 
이날 시위에 나선 시위자는 “목자들이 신천지에 대해 각종 유언비어를 퍼트려 많은 오해를 받고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 강제로 개종을 시키려고 가족을 선동해서 납치와 감금을 한다는 게 말이 되냐”며 이에 대한 진상규명과 강제개종교육 피해방지법 제정을 요구했다.
 
이 외에도 9호선 민영화 반대, 가스 부실시공 고발 등 다양한 시위들이 있었다.
 
12명가량의 1인 시위자들이 곳곳에 경찰들과 함께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장은 평온한 분위기였다. 청와대 앞 시위와 집회를 엄격하게 규제하던 박근혜 정부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장선희 기자 gracejang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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