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목사 '찍어내기'… 목사고시 교단 '입맛대로'

전광훈 ‘6개월 속성 목사안수 신학대학원’… 가짜 목사 논란
기사입력 2020.10.1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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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곽중희 기자] 개신교 내 부문별한 목사양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동시에 교단 별 목사고시도 입맛대로 제 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광훈 ‘6개월 속성 목사안수 신학대학원’… 가짜 목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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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 


SBS 탐사보도 ‘끝까지판다’는 전광훈 목사가 세운 ‘6개월 목사 안수 신학대학원’에 대해 15일 보도했다.


전 목사가 자신이 세운 신학대학원에서 속성 과정으로 6개월만에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가짜 목사 안수’ 의혹이 불거졌다. 게다가 이런 전 목사가 보수교단의 대표격인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前 회장이었던 점은 더욱 교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전 목사 외에도 목사 자격을 남발하는 신학대학원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목사가 되기 위한 자격, 정말 공통된 기준은 없는 것일까?  


목사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목사 안수를 받거나 해당 교단에서 주최하는 목사고시에 합격해야 한다. 교계의 관례에 따르면, 한 교단에서 목사가 되려면 최소 6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한 교계 관계자는 “해당 교단의 신학교을 졸업하고 신학대학원에서 3년, 전도사, 간사 등 수련 기간 3년을 거친 뒤 목사 고시를 통과해야 비로소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교계의 관례 또한 이미 무너지고 있다. 한 사이버 신학대학원 관계자는 “교재만 읽고 수업은 듣지 않아도 목사가 충분이 될 수 있다”며 “시험도 자료실에 다 있으니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했다. 또한 한 신학대학원 총장은 “학비 수백만 원을 내 거나 헌금을 내면 1년 안에 목사가 될 수 있다고 장담한다”고 증언한 바 있다.  


▲예수 하나 돼라 했지만, 수갈래 나뉜 ‘목사고시’


[크기변환]목사고사.jpg

(사진=각 교단의 목사고시 공고) 


목사가 되기 위한 시험인 ‘목사고시’도 각 교단마다 제각각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을 비롯한 일부 장로교단에서는 목사고시 전 ‘강도사’라는 직책을 위한 ‘강도사고시’를 통과해야 한다. 대한기독교감리회(기감)에서는 교단이 주관하는 수련목회자고시와 연회가 주관하는 목사고시를 통과해야 한다. 이 외 다른 교단들도 각자 교단에서 지정한 방식으로 각자 목사를 배출한다. 


예장합동의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직영신학대학교 관련 다수 교육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이후 ▲설교 ▲논술 ▲성경 ▲교회사 ▲헌법 ▲면접 등 목사고시 과정을 통과하고 ▲목사고시 청원서 ▲이력서 ▲소명소견 및 신앙고백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기감의 경우, 2006년을 기준으로 교단 연 회시 목사안수 예정인 수련목회자와 과거 목사고시 탈락자들이 목사 고시에 응시할 수 있다. 과목은 ▲성서신약(구약, 신약) ▲조직신학 ▲역사신학 ▲기독교 윤리학 ▲기독교 교육학 ▲실천신학(목회학, 상담학, 예배학, 설교학, 선교학, 전도학) ▲면접 등이다. 


성결교의 경우, 교단 규정에 따라 ‘전도사의 자격을 갖추고 지방회에서 전도사 승인을 받은 자’만이 목사고시에 응시할 수 있다. 특히 성결교는 과목의 대부분이 교회와 성경보다 자기 교단과 교회에 대한 주제로 이뤄져 있다. ▲성결교회의 역사와 신학 ▲성결교회 목회1,2 ▲성결교회 교육목회 ▲구약성경 ▲신약성경 ▲설교 등이다. 


각 교단마다 제각각이며 그 과정도 복잡한 목사고시. 하나 같이 예수를 믿지만, 모두 하나 같이 다른 길을 가고 있는 듯 보인다.   


지난 2015년 뉴스앤조이가 목사고시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대부분이 “지금의 방식으로는 목사고시의 필요성을 느낄 수 없다”며 “목회자들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것이 고시의 목표가 돼야 하는데, 말 그대로 과정을 위한 과정이 돼 버렸다”고 했다. 


이쯤에서 한국 교계를 이끄는 책임자들은 교단 목사고시를 볼게 아니라, 성경에서 예수는 어떻게 말씀을 받아 제자들을 가르쳤는지 한 번 더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곽중희 기자 rhkrwndgm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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