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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출범 100일을 맞은 공수처는 모든 이들의 우려대로 완전히 정권의 편에 서 버렸다. 세상의 모든 비리를 단죄하겠다며 야당의 비토권까지 무력화시키면서 억지로 출범했지만, 수없이 쏟아지는 정권 비리에도 1호 수사조차 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5월 2일(일) 논평했다.
윤 대변인은 논평에서 막대한 국민 세금과 행정력을 쏟아 붓고 검사 투입까지 이뤄진 마당에 공수처가 한 일이 대체 무엇인가. 이제 와서 수사에 돌입한다 한들 제대로 채우지도 못한 수사 인력으로는 천 건 넘는 사건을 날림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공수처가 권한은 다 가지려 한다. 수원지검에 재이첩한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의 기소 여부는 자신들이 결정하겠다고 하고, 이제는 경찰 통제권마저 갖겠다고 나섰다고 표명했다.
지난 100일 동안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이유가 권한이 없어서였던가.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관용차로 모셔 비공개로 조사하고, 처장은 그와 면담한 사실마저 감추려 한 마당에 공수처가 무슨 명분으로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 되려 하는가. 공수처 100일은 사회 부조리의 원인이 제도의 문제가 아닌 의지의 문제임을 증명한 시간이었다. 공수처가 정권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운명은 결코 길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 존재 이유를 증명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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