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감상] 물이 오른다

오강현 시인
기사입력 2024.03.2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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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현 시인

  

물이 오른다

 

늦겨울 장릉산을 오르다

물이 오른 나무를 본다


물은 내려 흐르는데

물이 오른다는 것은 

신(神)께서 준 진리를 거스를 수 있는 기회

그래서 신(神)과 가장 가까이 닿는 순간

신(神)과 가장 닮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


봄엔 물이 오르듯

청춘에도 물이 오르고

너에게도 물이 차오를 때가 있을 거야

용솟음처럼 물이 올라 너의 존재감이

하늘에 닿을 때가 꼭 있을 거야


달이 하루하루 차오르듯

나무가 하늘 끝으로 차오르듯

너에게도 땅속부터 지상으로 물이 올라

뿌리박힌 기둥과 줄기를 타고 

끝끝내 꽃을 피울거야


기나긴 겨울만큼 

한땀 한땀 흘린 땀만큼 

너의 인생에도 물이 오른 날 

이곳 저곳 지천에 꽃봉오리

만개(滿開)할 그날이 꼭 올거야


◇오강현  시인. 김포시의회 7,8대 의원.김포시의회 부의장.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첫시집 『오늘 같은 오늘은 가라』(2001) 2021년 창작산맥(겨울호).신인문학상으로 등단


[詩評]

오강현 시인의 '물이 오른다' 시의 제1연, 늦겨울 장릉산을 오르다/ 물이 오른 나무를 본다/에서 시인은 힘겹게 산을 오르고 땀을 흘린다. 반면 물이 오른 나무를 본다. 산을 올라온 자신을 보고 물이 오른 나무도 본다. 눈을 감고 보니, 찰나에 스치는 순간들 얼마나 빠른가! 가쁜 숨소리 고르는 지난 아픔의 희열을 알게 한다. 절망을 빠져나오는 희망은 단지 절망을 스쳐 지나가는 단순함에 있다는 것을 깨우치게 한다. 모두 지나감이다. 흐름도 오름도 지나감이다. 시간은 쉬지 않는다. 지나감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이력을 채워가는 것이듯이 물이 오르듯 흐름은 곧 채움이 오늘의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동안 좌절하지 않고 자신을 비난하지도 않았다. 나무가 물이 오르듯 시인이 산을 오르듯 늘 현재를 함께로 채워 왔다.


제2연에서 물은 내려 흐르는데/물이 오른다는 것은/신(神)께서 준 진리를 거스를 수 있는 기회/ 중략/신(神)과 가장 가까이 닿는 순간/ 신(神)과 가장 닮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에서는 신이 내려준 물흐름의 지혜가 행복으로 가는 최대 분기점이란 것과 기회를 길을 안내하는 출발점이란 것을 또 깨우치게 했다. 어둠의 밤이 지나면 밝은 아침이 있다는 것도 알게 했다. 살아있기에 실패를 하고 살아있기에 희망을 알게 한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할 줄 안 시인인 듯하다. 


제3연에서는 봄엔 물이 오르듯/청춘에도 물이 오르고/중략/용솟음처럼 물이 올라 너의 존재감이/하늘에 닿을 때가 꼭 있을 거야/에서 시인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신의 믿음이 있기에 결코 두려움에 짓눌려 절망에 빠지지 않고 절망의 끝은 곧 희망이다. 희망이라는 신념으로 다짐한다. 또 계절의 봄이 오면 물이 흐르던 물이 오르고, 자연과 인간의 심장을 뛰게 한다. 


어려움은 한순간 사라진다는 것이 아니라 이겨내는 흐름의 용솟음으로 성장한다는 존재감이 곧 희망의 절정을 기대하는 극복의 과정까지 희망, 그리고 신념을 체험의 반복으로 극복해가자는 간절한 기도이기도 하지만 이는 사라지는 과거보다는 현실이며 또 다른 현실을 행복으로 만들어가는 실천주의 시인이기도 한듯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저의 스승 김우종 교수의 실천과 현실참여문학의 핵인 창작산맥에 등단한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현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행동의 실천이 역사를 바꾼다는 한 마리의 나비가 세계를 변화시킨다는 것에 우리는 앞장서야 한다. 


소외되고 약한 자, 억울하고 힘든 자들의 작은 소리도 귀담아 들어주고 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한 사람이 이길 기억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권력의 칼로 함부로 휘두러는 위정자들의 횡포에도 이겨낼 수 있는 고통도 극복하면 성장한다는 희망의 메시지인지도 모른다. 희망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행함으로써 성장과 발전을 해 간다는 것이지요. 맞아요. 하늘이 다를 때까지 희망의 신념을 버리지 말라는 것이기도 하지요.?


제3연과 5연에서는 달이 하루하루 차오르듯/중략/끝끝내 꽃을 피울 거야/중략/이곳저곳 지천에 꽃봉오리/만개(滿開) 할 그날이 꼭 올 거야/에서는 일상에서 달이 매일매일 차오르듯, 나무가 하늘 끝을 차오르듯 보는 것만으로는 행복해지지 않습니다. 시인은 땅 속에서 지상으로/ 뿌리박힌 기동과 줄기를 따고/ 힘든 과정을 이겨내야 꽃을 피울 거야 하는 확신적 미래를 선도합니다. 이는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이란 것의 의미 없는 희망이라는 것을 확신 없는 미래로 가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희망은 느끼는 순간부터입니다. 생각보다 흔한 것이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 열고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지는 해를 보며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 또한 희망입니다. 우리는 어려운 위기 상황을 이겨내는 체험을 통해서만 모든 것이 이뤄집니다. 위기와 절망은 걸림돌이 되기도 하지만 희망의 전환점이기에 희망은 실천만이 성장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이 시는 역경도 잠시의 삶의 부분집합이란 것으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려움은 체험으로 이겨낸다는 것을 강조한 듯한 연입니다. 시인은 어떠한 역경도 반드시 이겨낸다는 긍정적인 믿음으로만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 연이기도 합니다.


오강현 시인 '물이 오르다'의 시는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좋은 시로 추천하고 싶다.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경험과 자연 그리고 인간에 대한 관조적 시적 표현은 남다르다. 어려운 현 사회에 약이 되는 사회참여 실천 시인의 맛도 풍긴다. 일상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행복이 무엇인지도 모르며 바쁘게만 살아갑니다. 


중요한 것은 어려움이란 한순간 순간마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겨나가는 과정이며 이것을 어떠한 생각과 행동으로 해결해 가느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삶을 성장해 간다는 자체를 잘 모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시인은 작은 물오름의 주제로 희망을 선도하고 명상하게 합니다. 역경과 절망도 삷의 일부입니다. 자연이 이겨내는 과정을 산의 정상을 오른 자신을 긍정의 신념으로 이어갑니다. 절망에 짓 눌려 고뇌하는 나약한 자들을 위해서는 신의 위대함에 감사하는 확고한 기도로 극복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기도 합니다. 


마지막 연에서는 희망에 희망을 더 강조하는 정상의 지천의 꽃봉오리가 만개한 그날의 행복을 상상하게 합니다. 따라서 어려움과 고난은 부정적이 아니고 극복하면 성장하자는 메시지를 재강조하고 있습니다. 근심과 걱정은 미래에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한 걱정이고 실천하지 않은 생각뿐이란 것이고 희망이란 물이 오르듯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기대라는 것으로 독자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오강현 시인의 '물이 오르다' 시의 평은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다 할지라도 시를 세상에 내놓은 이상 시에서 풍기는 맛은 사람들의 입맛이 다르듯 다르다. 하지만 시인이 시에서 풍기는 그 재료는 속일 수가 없다. 시인의 시의 근본적인 주제는 살아가면서 절대 좌절하지 말고 미래를 향해 희망을 가져라! 자신을 절대 비난하지 마라. 지금 현재의 실천만이 나를 채워간다. 어려움을 깨우친 시점이 행복으로 가는 전환점이고 행복을 안내하는 출발점이다. 우리는 저녁이 있으면 밝은 내일이 아침이 있다는 불변의 진리를 안다. 


우리는 살아있기에 실패를 하고 살아있기에 희망을 갈망한다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다. 또한, 시인은 자연과 교감하며 느끼는 실천적 희망, 문학예술을 통한 현실참여적인 희망, 인간 자신의 내면과의 갈등을 극복해가는 체험적 희망 그리고 성취감을 맛보는 순간부터 희망을 찾아야 한다는 끝이 없는 어려운 우리의 삶들을 희망의 신념으로 살아가게 하는 좋은 詩로 추천한다.

(시인 권오은)

[권오은 기자 kwon78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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