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처음부터 끝까지 따뜻한 뮤지컬
기사입력 2024.03.3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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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지난해부터 계속된 경제 불황으로 모두 힘들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살기 힘들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 3월 30일 관람한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은 지금처럼 어려울 때 보고 나면 힘을 얻는 작품이다. 

 

토요일 낮 공연은 항상 사람이 많은데 이 작품도 빈 자리가 없어 시작 전부터 열기를 느꼈다. 작품은 누구나 조금씩 갖고 있는(나도 예전 불안 장애가 있었다) 불안 장애를 앓고 있는 소년 '에반 핸슨'이 사람들과 소통하며 조금씩 자신감을 찾는 내용을 그린다. 청소년 자살, 불안 장애, 한부모 가정 등 미국 작품인데도 한국 현실과 무척 닮아 있어 공감이 갔다. 예전 내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주인공 '에반 핸슨' 모습은 보는 내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아시아 초연이라 많은 기대를 하고 봤는데 배우들 연기, 노래, 무대, 음악이 모두 좋았다. 특히 2020년 tvN '더블 캐스팅'에서 아깝게 준우승한 임규형이 주인공 '에반 핸슨' 역을 맡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작은 거인 임규형은 앙상블로 시작해 주연까지 오른 성실한 배우다. 계속 말하지만 앙상블도 주연으로 올라설 수 있어야 공정하다. 임규형 같은 배우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 불안 장애를 가진 아들을 홀로 키우는 강한 엄마 '하이디 핸슨' 역 신영숙도 '레베카' 차가운 모습에서 아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모성애가 느껴져 감동적이었다. 강한 역을 주로 했던 신영숙이 엄마 역으로 나오니 색다른 느낌이다. 시원한 가창력이 매력적인 신영숙이 엄마 역을 하니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린다. 한국 뮤지컬계에서 40~50대 여성 배우들 설 자리가 없는데 최정원, 신영숙이 활발히 활동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보기만 해도 흐뭇한 두 배우 임규형과 신영숙 모자 호흡은 이 작품을 꼭 봐야 할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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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 핸슨'이 짝사랑하는 여학생 '조이 머피' 역 강지혜, 마약을 즐기다 끝내 자살하는 '코너 머피' 역 윤승우, 코너와 조이 아빠 '래리 머피' 역 장현성, 아들 자살에 힘들어하다 에반에게 위로를 받고 마음을 여는 엄마 '신시아 머피' 역 안시하, 극 중 감초 역할을 하는 '알라나 벡' 역 이다정, '제러드 클라인먼' 역 조용휘 배우들 호흡과 조화가 아름답다. 아직 개막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호흡이 잘 맞아 크게 걱정하지 않고 보면 된다.   

 

작품을 관통하는 것은 따뜻함이다. 지치고 힘든 현대인들 상처를 연고(?)처럼 깔끔하게 치유한다. 불안 장애를 앓던 '에반 핸슨'이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어울리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누구나 '에반 핸슨'처럼 불안한 마음이 있고, 사람들에게 상처받는다.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면 언젠간 극복할 수 있다는 보편적인 주제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우리 누구나 '에반 핸슨'처럼 불안 장애를 앓을 수도 있고,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 그걸 방치하거나 왕따시키지 말고,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손을 잡아주면 금방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관심과 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보고 나면 온 몸이 따뜻해지는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을 꼭 봐야 하는 이유다. 미국 이야기지만 한국 이야기이기도 하다. 힘들어하는 모든 사람들이 보고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은 오는 6월 23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김성규, 박강현, 임규형, 김선영, 신영숙, 윤승우, 임지섭, 강지혜, 홍서영, 장현성, 윤석원, 안시하, 한유란, 조용휘, 이다정, 염희진 등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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