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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이 빨갛게 매달려 있는 감나무를 보면
어렸을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금새 그 때의 10세 안팍의 소년으로 돌아간다.나의 어린 시절 고향집 뒤뜰에는 큰 감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봄이 되어 감꽃이 필 때면 감꽃향기가 참 좋았고
꽃이 떨어지면 실에 꿰어 목걸이를 만들어
목에 걸고 다니며 꽃을 하나씩 떼어 먹기도 했다.
여름 태풍에 채 익지도 않은 감이 떨어지면 너무 슬펐고
떨어진 감이 아까워 먹어보면 너무 떫어 먹을 수 없었지만
된장을 풀은 물에 사나흘 담아 두었다가
꺼내 먹으면 그 떫던 감도 아주 달고 맛있었다.그래도 빨갛게 익은 감만은 못해서 내내 감이 익을 가을을 기다렸다.
가을이 되어 감이 빨갛게 익어가고 앞아 단풍들어 떨어지면
보이는 건 온통 빨간 감뿐이었다.
달콤한 그 감의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나는 지금도 가을 감나무만 보면
단순한 추억이라기보다 더한
내 영혼이 온통 10세 안팍의 유년기에 잠기곤 한다.
추억은 생각을 젊게하고 다시 새로운 꿈을 꾸게 하는 청량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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