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물대포 사건'... "혼수상태 백남기 농민 끝내 사망"

물대포 맞아 중태 빠진 지 317일 만, 檢 부검 입장에 갈등
기사입력 2016.09.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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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서울대학병원에서 백남기 대책위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부검에 대한 반대 및 특검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선데이뉴스=정성남 기자]지난해 시민단체의 대규모 시위 도중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혼수상태에 빠졌던 농민 백남기(69)씨가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25일 오후 숨졌다. 사고 발생 317일 만으로 향년 69세다.

백씨를 치료해온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이날 오후 1시 58분 백씨가 급성신부전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백씨는 장녀 도라지씨 등 가족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는 지난해 11월 14일 쌀 가격 보장을 요구하기 위해 민중궐기에 참여했으며,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져 의식을 잃은 후 이날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백남기대책위에 따르면 백씨는 전날까지 이뇨제를 투약해도 소변이 나오지 않아 수혈·항생제투여·영양공급 등을 할 수 없어 혈압이 계속 떨어지는 위독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한편, 백씨의 가족은 강신명 전(前) 경찰청장을 포함해 7명을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백남기 대책위)’는 지난 24일 백씨에 대한 검찰의 부검 가능성에 대해 논평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백남기 대책위는 논평을 통해 “검찰이 직접적인 원인을 찾겠다며 부검하려는 의도는 백남기 농민이 쓰러지게 된 것이 경찰의 물대포가 아니라고 발뺌하기 위함”이라며 “국가폭력에 의한 살인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은폐하기 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백남기 농민의 뇌수술을 담당한 집도의는 ‘단순 외상이 아니라 높은 곳에서 떨어진 사람에게 나타나는 임상소견’이라고 진술해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해 부검영장을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가족과 백남기대책위 등 시민단체가 부검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전남 보성군에서 농사를 지어온 백남기씨는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차 민중총궐기 참석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의식을 잃고 중태에 빠진 백씨는 곧바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뇌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한편, 백씨의 상태가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24일 저녁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인근에는 경찰 병력이 배치되기 시작했다. 일요일인 25일 역시 경찰들이 탑승한 경찰 버스 10여대가 근처에 대기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진 백남기 농민이 25일 오후 별세하자 경찰이 서울대병원입구를 막고 있다.

[정성남 기자 csn80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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