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로 영혼을 울리다... 명창 서명희.

我哭은 汝哭헐제... 汝曲은 我曲허니...
기사입력 2013.01.2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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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리인가? 굿판도 아닌 듯, 불교의식도 아니고 연주회도 아닌, 그런 것!

바로 “국악에 놀다” 공연 내용이다.

어느 쌀쌀한날,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요즘 보기 드문 공연을 한다고 하기에 발길을 옮겼다. 소리개“국악에 놀다” 팜프렛 을 한부 집어 들고 뒤적였다.

“我哭은 汝哭헐제” “갈까보다” “여명” “산 씻김” “汝曲은 我曲허니” 총5막으로 되어있는 듯 한 내용을 보니 국악인 것 같은데 도무지 한쪽으로 정리가 안 된다. 무슨 공연일까 궁금하기 짝이 없다. 티켓을 받아들고 몇 분의 지인들과 공연장으로 입장했다.

공연시간이 임박해 입장하다보니 준비된 무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마치 종교의식을 하는듯한 모습의 공연자들... 명창 서명희 선생의 모습이 함께 눈에 들어왔다. 흰 저고리에 정좌를 하고 있는 모습이 마치 수도자들처럼 의식을 준비하는 모습에 장내는 숙연 해졌다. 이런 모습에 곧 진행될 공연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평범한 공연은 아닌 듯싶다. 잠시 공연 내용을 들여다봤다.

1막 시작, 명창 서명희의 소리가 은은히 아주 은은히 심장을 파고드는 듯 하더니 이내 심장을 터트리는 듯 한 소리가 귀청을 때렸다. 그러다가 또 아주 작은 진동으로...    

1막의 내용은“我哭은 汝哭헐제” “낙화를 밞으며 걷던 날, 쉿소리 달구며 밤새 한없이 울었다” 의 주재로 공연이 시작된다. 금속악기의 소리와 바람을 상징 하는 징 시나위로 소리를 함께하고 이내 대지를 상징하는 명창 서명희의 청아한 구음으로 세상을 정제하여 새로운 탄생 위에 하늘이 열리고 바람이 분다.

2막의 내용은 “갈까보다” “쓸쓸하다고 모두 덧없다고 눈먼 북을 찢으며 스스로 피 흘립니다” 춘향가의 이별 대목 가운데 나오는 “갈까보다”를 명창 서명희의 청아한 소리가 돋보이는 가슴을 울리는 한 맺힌 듯 한 소리가 가슴을 찡하게 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함께 공연하는 기악기와 타악기가 어우러지는 조화가 단연 돋보였다.

3막은, 말 그대로 연주 공연이다. “여명”이란 주재로 “혼신으로 비를 몰아쳐 다시 처음처럼. 비처럼 불꽃처럼” 이란 내용의 사물놀이“물개”의 공동공연작품. 기존의 설장구 곡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유로움과 인간의 “희 노 애락”을 소리의 강약으로 정서를 느낄 수 있도록 재구성한 한편의 연주 페스티벌 이였다.

4막은 주재가 “산 씻김” 으로 “원도 한도 다 씻어 내리는 눈물 비, 티끌 같은 육신도 풀잎 같은 한숨도 다만 모두 손잡고 사랑하는 마음 되게 하소서” 부재를 보듯이 인생무상인 듯싶다. 이 대목은 진도의 씻김굿을 부분적으로 재해석하여 서명희 명창의 애닮은 소리로 우리의 맺힌 한을 풀어내며 축원을 하는 내용으로 너와 내가 아닌 더 큰 하나의 우리로 함께 나가는 굿판으로 이날 공연을 보러 온 모든 분들을 축원하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일반 공연에서 보기 힘든 장면으로 반응이 좋았던 대목.

5막 마지막 정리하는 대목으로 “汝曲은 我曲허니” 주재로서 “내가 울면 너가울제, 그대 소리하면 나는 장단 치니... ”이 극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더 큰 하나가 된다는 장면. 함께 공연한 사물놀이의 장단에 기악의 선율을 실어 새로운 형태의 사운드를 만들고 전통 연희까지 넘나들며 인간의 자유로움을 보여주는 장면은 극의 정리를 깔끔하게 갈무리하고 공연자와 관객과 한 공간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함께 즐기며 마무리 한 것이 매우 인상적 이였다.

이날 공연을 열연한 명창 서명희교수는 2008년 제9회 박동진 명창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 했으며, 2011년 북경 곤극 유네스코 등제 기10주년 공연과, 2012 한미수교 130주년 기념 공연을 했다. 

또한 선문대학 교양학부에서 학생들을 지도했고, 현재 국악에놀다“소리개”대표와 남도민요 보존회 및 판소리보존회에서 이사로 재임 중 으로, 우리전통의 소리를 다듬고 후배양성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 서명희 명창과 간단하게 인터뷰를 해보았다. 

Q 고향이 어디신가요?
A 전남 목포입니다. 목포에서도 유명한 유달산 아래에 자리한 동네입니다. 

그래서 제 목소리가 힘이 있는것 같네요 ㅎㅎ 

 Q 어릴적 꿈은?
A 그야 물론 훌륭한 소리꾼이죠. 사람들은 보통은 유명한 국악인 이라고 하는데 저는 달리 생각 합니다. 유명해지는 것도 좋지만 이쪽계통에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 받는 그런 사람입니다. 훌륭한 소리꾼 되기 위해 지금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소리개 “국악에 놀다”라는 이름이 독특한제목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A 소리개는 단체의이름이며 의미는“솔개라는 새의 삶처럼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인내 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솔개에서 본받아 ”소리개“라고 했고 ”국악에놀다“는 우리 국악과 서양의 악기를 함께 조화를 이루어 모든 잠념을 다 버리고 한바탕 즐겁게 놀아 보자는 의미쯤...

 Q 공연 내용이 일반인들한테 조금은 난해한 면이 있는 것 같은데 공연기획은 어느 분이 했습니까?
A 이영광 단장님과 제가 처음 제안을 했죠. 하지만 모든 단원들과 고심해서 만든 작품 입니다. 

Q 이번 공연을 위해 꽤 많은 연습을 하신것 같은데 ?
A 벌써 창단이 2년이 넘었습니다. 이 공연을 위해 고생을 많이 했어요, 우리단원들이 각자 활동을 하다 주에 1회정도 이작품을 위해 연습합니다. 일년에 4회정도는 공연을 위한 합숙도하죠! 

Q 지금까지 공연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장소가 있다면?
A 예전에 외국공연을 좀 다녔는데 네덜란드에서 공연이 있었습니다. 이때 “하멜 추모공연” 을 했는데“씻김굿”을 했어요. 씻김굿은 “망자가 이승에서 풀지 못하고 맺혀있는 한을 풀 어 주어서 극락왕생 하도록 기원하는 굿”을 말하는데 이때 이 공연을 하여 많은 칭찬을 들었습니다. 

Q 2013년도 올해 소망과 계획이 있다면?
A 올해는 좀더 좋은 작품을 했으면 좋겠고 함께하는 단원들이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작품계획은 지금 공연했던 작품을 좀더 보강해서 많은 분들한테 선을 보이고 또 다른 작품을 위해 연구하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올해 2013년에도 명창 서명희 교수의 소리가 좀 더 큰 감동으로 우리가슴을 울리는 공연을 기대해보며 우리 곁에서 소리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우리소리의 거장으로 거듭나길 기원해 본다.
 

[이정엽 기자 sisayonha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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