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캣츠'

고양이들이 치유하는 코로나19 우울증
기사입력 2020.09.2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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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야구로 비유하면 기습 번트) 코로나19로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힘들다. 다시 군대(갇혀 있는 느낌)에 온 듯하다. 모든 행사가 취소되고, 비대면이 유행인 요즘 그나마 뮤지컬 '캣츠'를 볼 수 있어 행복했다. 44년 살면서 처음 보는 '캣츠'라 무척 기대됐다. 

 

사실 개,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개고기는 아예 먹지 않고, 초등학교 3학년 때 개에게 손가락 물려(다행히 피는 안 났다) 만나면 무조건 피한다. 고양이 역시 좋아하지 않는다. 군대(부천 17사단 탄약병...주로 잡일 했다) 있을 때 사병식당에 고양이 두 마리가 있어 동료 군인들이 남은 짬밥 주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도 나는  고양이 근처에 안 갔다. 개와는 달리 고양이에게 물린 적 없지만 날카로운 발톱과 울음소리가 소름끼쳐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도 개,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난 앞으로도 개, 고양이 키울 생각 없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19일 관람한 뮤지컬 '캣츠'는 고양이에 대한 내 편견을 조금 바꿔 놓았다. 내가 유일하게 보는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 기획의도는 '편견'을 깨라는 것이다. 2015년 4월 1회부터 지금까지 '복면가왕'을 시청했지만 나 역시 편견을 완전히 깨지 못했다. '캣츠'를 보고 그런 점을 반성했다. 고양이 역시 소중한 생명이고, 같이 살아가야 하는 동반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심지어 이젠 고양이가 귀엽게 보인다. 

 

뮤지컬 '캣츠'는 화려한 춤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내한 공연이라 그런지 배우들 움직임이 딱딱 맞고, 무대는 황홀했다. 무대 위에 있는 둥근 달은 다음 주 仲秋節(중추절...쫑치오지에...추석)을 연상케 했다. 코로나19 시대 우울한 모든 사람들에게 주는 선물 같은 작품이 '캣츠'다. 난 춤보다 노래를 좋아하지만 '캣츠' 내한공연은 그런 편견도 없어지게 했다. 현대 무용, 발레, 탭댄스(개인적으로 최고였다) 등 모든 종류 춤을 볼 수 있었다. 음악(주로 발라드, 대만, 홍콩 노래)에만 관심 있었던 나에겐 '캣츠'가 새로운 볼거리로 다가왔다. 내한 공연 감동은 차원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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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 '메모리'와 2막 '메모리'가 주는 느낌이 다른 점도 색다르게 다가왔다. 1막 '메모리'(回憶...후이이...추억은 일본식 한자어라 회억으로 바꿨다)는 쓸쓸했고, 2막 '메모리'는 열정이 넘쳤다. 배우들이 끊임없이 관객과 소통하는 점도 좋았다. 비록 직접 접촉 못하지만 그들 마음이 느껴졌다. 2막에서 여자 배우가 '메모리'를 한국어로 부를 때 희망이 다가오는 듯했다. 눈으로 볼 수 없고, 잡을 수 없지만.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코로나19와 싸움이 정말 힘들지만 언젠간 끝이 보이지 않을까 한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언젠간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이 나오지 않을까. 모두 힘든 이 때 한 줄기 빛이 되어준 '캣츠'가 고맙다. 내가 사는 아파트 주변 돌아다니는 고양이들이 정겹게 느껴진다. 울음소리가 싫어 피해 다녔는데 오늘부터 따뜻한 눈빛이라도 줘야겠다. 뮤지컬 '캣츠' 40주년 내한공연이 어려운 공연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빈다.  

 

뮤지컬 '캣츠' 40주년 내한공연은 11월 8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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