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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비극이 우리 고유 극양식인 창극으로 다시 태어난다.
스릴러 창극 <장화홍련>, 뮤지컬과 만난 창극 <서편제> 등을 통해 창극의 대중화를 시도하고 있는 국립창극단이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창극 <메디아>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판소리 다섯마당 등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기존 창극과 달리 이번 <메디아>는 에우리피데스의 그리스 비극을 창(唱)으로 펼쳐낸다.
<메디아>는 본래 조국의 보물을 훔치러 온 남자에게 반해 친형제를 죽이고 그를 위해 시숙부도 잔인한 방식으로 제거하며, 끝내 자신의 몸으로 낳은 두 아들마저 살해하는 악녀의 대명사격인 인물이다.
이번 작품의 연출과 대본을 맡은 서재형, 한아름 부부는 '과연 본성이 악한 여자였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해 '남편을 위해 악행을 뒤집어쓰지만 결국 버림받아 극단의 선택에 몰리는 여자'로 메디아를 해석한다.
관계자는 "원작을 다르게 해석한 것도 흥미롭지만 원작 자체 힘, 특히 친자식 둘을 제 손으로 죽이는 줄거리의 충격적 힘은 대단하다. 판소리가 지닌 한의 정서와 메디아의 정서가 통하기에 이 작품을 밀도 높은 창작 소리극으로 꾸며 정서적으로 공감대를 더욱 끈끈하게 만들겠다" 고 전했다.
등장인물의 거의 모든 대사는 창(唱)이고, 그리스 비극의 주요한 특징인 코러스를 그대로 살려 코러스가 극의 전개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 창극 역사상 가장 악한 히로인인 메디아는 간판 박애리와 지난 1월 입단한 신예 정은혜가 '메디아'를 더블로 맡아 광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5월 22일부터 2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만~5만원, 02-2280-4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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