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

급이 다른 내한 공연
기사입력 2021.11.2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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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내한 공연이 주는 감동은 창작, 라이선스와 다르다. 배우들 대사를 원어로 감상할 수 있는 재미와 급이 다른 감동까지 느낄 수 있다. 국내 배우들이 나온 것도 봤고, 2015년 내한 공연(그 때도 세종문화회관에서 했다)까지 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감탄사가 계속 나온 황홍했던 150분 이었다. 

 

이번 내한 공연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조기 종연돼 1년 만에 다시 열려 보기 전부터 기대가 컸다. 직접 보니 더 흥미롭고 감동적이었다. 흐름에 맞춰 의상이 살짝 바뀌고(더 세련된), 무대와 조명은 더욱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쟁쟁한 배우들을 직접 무대에서 보니 감동이 두 배였다. 사랑에 눈이 먼 대주교 '프롤로' 역 다니엘 라부아는 존재감이 대단했다. 그가 무대에 서자 객석까지 무게감이 느껴졌다. 49년생 백발 배우가 들려주는 노래와 연기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2015년 내한 공연을 봤지만 그 때는 다니엘 라부아가 아니라 조금 아쉬웠다. 물론 다른 배우가 잘했지만 이 작품과 함께한 살아 있는 역사인 다니엘 라부아를 언제 볼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11월 20일 소원이 이뤄졌다. 18일 시연회 때 취재하면서 그의 인품에 반했는데 20일에는 그의 연기와 노래에 빠졌다. 나에겐 평생 남을 回憶(회억...후이이...추억 순화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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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라부아 외에도 가련한 종지기 '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베키오, 아름답고 비극적인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 역 엘하이다 다니, 두 여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근위대장 '페뷔스' 역 지안마르코 스키아레띠(이태리 배우인데 프랑스어를 잘한다...시연회 때도 다른 배우들이 프랑스어 잘한다고 칭찬), '페뷔스' 약혼녀 '플뢰르 드 리스' 역 젬므 보노, 극 해설자이자 시인 '그랭구와르' 역 리샤르 샤레스트(2015년 내한 공연 때 봐서 반가웠다) 등 배우들 존재감이 대단하다. 아름다운 서정시 느낌 프랑스어 노래(90년대 대만 노래를 많이 듣는 편인데 프랑스 노래들도 감미롭다)와 슬픈 내용 극이 어우러져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선사한다. 소설, 영화로도 이 작품을 접할 수 있지만 직접 감동을 느끼기엔 뮤지컬이 제격이다. 어쩌면 공연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해 보여주는 게 이 작품이 아닐까. 

 

아울러 작품이 주는 주제가 요즘 흐름에 딱 맞다. 바로 '난민' 문제다. 한국도 2018년 예멘 난민들 제주도 정착을 둘러싸고 찬반대립이 심했었다. '난민'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시리아, 예멘, 미얀마, 가까이는 새터민(탈북자)까지 우리 앞에 닥친 문제다. 극 중 집을 잃고 떠도는 집시들 모습을 보고 '난민'이 바로 떠올랐다. '난민' 문제가 빨리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전 우리가 일제 수탈과 억압 피해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등으로 이주해 살았듯 이 문제는 앞으로 자주 우리 앞에 올 것이다. 2018년 제주도 예멘 난민들 반대하는 운동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가 예전 나라 잃고 떠돌았는데 조금 살만하다고 난민 반대하는 건 옹졸하다. 관객들이 이 작품을 보면서 '난민' 문제를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코로나19로 모두 힘든 요즘 공연 한 편이 가진 힘은 강하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이 한국에서 공연을 잘 끝내고 대만(미국, 대만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나라들)으로 갔으면 좋겠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취소된 공연이 올해 다시 무대에 올라 다행이고,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길 빈다. 아마 모두 바람일 것이다. 공연 기간이 짧으니 서둘러 예매해야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은 12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안젤로 델 베키오, 엘하이다 다니, 막시밀리엉 필립, 젬므 보노, 리샤르 샤레스트, 존 아이젠, 다니엘 라부아, 솔랄, 제이, 지안마르코 스키아레띠, 엠마 르핀 등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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