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리뷰]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이 주는 완벽하고 아름답고 감동적인 무대.

기사입력 2021.11.2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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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김건우 기자] 한줄평 : "생애, 이 프렌치 오리지널은 꼭 한번은 만나라!!"


-커튼콜에서 한국어 ‘대성당의 시대’를 들을 수 있다?? -


아직은 가을 기운이 남아 있어 반가운 광화문의 저녁과 밤,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단 3주간 공연되는 '노트르담 드 파리 - 프렌치 오리지널(이하 노트드담 드 파리)'을 관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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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트르담 드 파리’, 포스터 / 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뮤지컬 팬들은 모를 수 없는 세계적으로 워낙 유명한 공연에, 초연부터 참여한 '다니엘 라부아'를 포함, 널리 알려진 오리지널 캐스트의 출연 등으로 기대감을 안고 공연장을 찾았다. 


공연 캐스트는 공연 사정상 당일에 공지되는데, ‘과연 오늘은 어느 캐스트가 무대에 오를까?’ 궁금증을 가지고 공연장 로비의 캐스트 보드를 보았다. 


어느 캐스트가 올라와도 괜찮은, 최고 수준의 공연이지만 어쩌면 이번 내한이 마지막일수도 있는 72세의 전설 다니엘 라부아 배우의 ‘프롤로’ 캐스트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었다. 그런데 ‘오늘의 캐스트’ 보드에 다니엘 라부아의 사진이 있어 그 희망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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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트르담 드 파리‘, 오늘의 캐스트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 ⓒ선데이뉴스신문]  


이번 ‘노트르담 드 파리’는 오리지널 팀의 새로운 버전으로, 일반적인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되는 ‘송스루’ 뮤지컬로,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익히 알려진 모든 넘버들을 들을 수 있으며 유명한 '대성당의 시대(Le Temps des Cathédrals)'나 '아름답다(Belle)', ‘살리라(Vivre)’등의 넘버들을 오리지널 프랑스어로 만날 수 있다. 


자막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모든 좌석에 비치된 개인 모니터를 통해 전달된다. 


그랭구아르의 ‘대성당의 시대’로 오프닝 무대를 여는 '노트르담 드 파리'는 시종일관 끝까지 아름답고 감동적이고 완벽한 무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관객으로 하여금 매번 다양한 감정을 넘나들게 만드는 출연진들의 넘버들과 멜로디, 매 장면 마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격정적이고 다이내믹하고 현대적인 안무, ‘노트르담 대성당’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벽면 장치와 무대 위를 움직이는 역동적이고 위압적인 가고일 석상, 그리고 천장에서 내려온, 각각 크기가 다른 거대한 3개의 종과 그 위에서 서커스를 하듯 매달려 ‘아크로바틱’ 한 액션을 선보이는 무용수(Acrobat)들,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눈과 귀를 호강시켜주는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였다. 

 

공연에 몰입되는 순간, 여기가 서울의 공연장이 아닌 파리의 공연장에 앉아 있는 듯 착각이 들 정도였다.    


스토리라인 역시 ‘빅토르 위고’의 위대한 원작이 아주 드라마틱하게 120여분동안 잘 연출이 된다. 의상이나 무대장치들은 현대적이고 세련되었지만, 스토리는 15세기 혼란스러운 프랑스 파리와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각 인물들이 가진 딜레마와 다양한 심리와 행동이 극적으로 아주 잘 표현이 된다.  


괴물의 모습으로 인해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인정받지 못하는 꼽추 콰지모도의 비애, 종교적 신념, 사회적 위치와 정욕 사이에서 갈등하는 신부 프롤로의 고뇌와 딜레마, 그리고 경비대장  페뷔스의 이상적 사랑과 현실적 사랑 사이에서의 방황 그리고 배신, 그 세 남자 사이에서 사랑과 탐욕 그리고 처절한 외면으로 인해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는 에스메랄다까지, 15세기 프랑스, 혼란과 종교의 시대를 관통하는 사랑 이야기가 무대 위에 뜨겁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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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에서 ’다니엘 라부아‘ 배우의 '파멸의 길로 나를' 시연 모습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 ⓒ선데이뉴스신문] 


특히 초연 때부터 신부 ‘프롤로’를 연기한 다니엘 라부아의 카리스마와 에너지는 역시 기립 박수를 받을 만 하다. 


개인적으로 다니엘 라부아는 ‘무대 위의 안소니 홉킨스’라고 칭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조명에 비친 이 노배우의 모습이 안소니 홉킨스의 아우라와 오버랩 되기도 하였다. 특히 ‘파멸의 길로 나를(Tu Vas Me Détruire)'과 ’신부가 되어 한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 Être Prêtre et Aimer Une Femme)', 넘버 2곡은 성직자 프롤로가 에스메랄다와 종교적 신념 사이에 가진 내/외적 딜레마를 너무도 잘 표현한 곡으로, 다니엘 라부아의 진면목이 무대 위에서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대성당의 시대’나 ‘아름답다’등도 두 말 없이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다니엘 라부아의 이 넘버 2곡의 무대는 평생 동안 기억에 남을 감동과 크나 큰 여운을 가슴 속에 안겨 주었다.


그리고 이번 회차가 특별히 남달랐던 것은 콰지모도와 그랭구아르 역이 얼마 전 있었던 프레스콜에서 시연 무대를 보여주었던 배우가 아닌 다른 캐스트였다는 것이다. 


콰지모도 역에는 막시밀리엉 필립이, 그랭구아르 역에는 존 아이젠 배우가 캐스트 된 ‘본 공연’을 관람하게 되면서 프레스콜/본 공연을 통해 두 배역에 더블 캐스팅된 배우들의 넘버들을 다 들어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콰지모도 역의 막시밀리엉 필립은 이미 최고의 콰지모도로 찬사 받는 안젤로 델 베키오와 견주어도 절대 뒤지지 않는 노래실력과 무대 퍼포먼스를 보여 주었다. 델 비키오에 비해 작은 체구에 좀 더 어린 나이의 이 배우는 조금 더 영(Young)한 콰지모도의 비주얼을 보여주면서도 노래만큼은 콰지모도 특유의 거칠면서 애절한 보이스를 아주 훌륭히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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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트르담 드 파리‘, 콰지모도 역의 ’막시밀리엉 필립‘,  뮤직비디오 ’Tout Doucement' 스틸 컷 / 출처=유튜브]


프로그램 북에 이번 내한공연이 뮤지컬 데뷔라고 하는데 그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뮤지컬 무대 10년차 이상의 내공을 표출해 보였다. 이 배우가 그동안 어떤 노력과 경력을 쌓아 왔는지 상상이 된다. 


콰지모도는 넘버들이 워낙 유명하고 고난이도의 곡들이 많아서 배우의 역량이 너무도 중요한 역인데, 막시밀리엉 필립은 델 베키오에 절대 밀리지 않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고 여겨지고 다음 세대의 콰지모도로 롱런 할 것이라고 예상이 된다. 


더불어 콰지모도의 비극성을 벗고 커튼콜에서 보여준 천진하고 귀여운 모습은 수많은 여성팬들의 사랑을 받지 않을까 싶다. (*유튜브 영상에서 찾아본 ‘막시밀리엉 필립’은 콰지모도와는 또 다른 터프함이 있어 흥미로웠다.)  


앞으로 남은 공연, 안젤로 델 베키오나 막시밀리엉 필립, 어느 캐스트를 관람해도, 다르지만  똑같은(?) 콰지모도가 선사하는 무한의 감동과 퍼포먼스를 안겨줄 것이라 확신한다. 


그랭구아르 역의 존 아이젠 역시 2014년 아시아 투어 ‘커버’로 ‘노트르담 드 파리’에 데뷔 한 배우로, 그 역시 중후한 느낌의 리샤르 샤레스트와 달리 좀 더 젊은 느낌의 그랭구아르를 표현해 주었다. 


그랭구아르의 대표곡인 ‘대성당의 시대’ 역시 샤레스트의 보컬과 차별을 주면서도 그 깊이감은 고스란히 담고 있어 극 초반부터 이 배우가 가진 역량을 충분히 느끼고 공연을 시작할 수 있었다. 


존 아이젠의 모든 무대와 넘버가 인상적이었지만 특히 공연이 끝난 후 이루어진 커튼콜에서 그랭구아르가 다시 부르는 ‘대성당의 시대’를 한국어로 불러주어 관객들의 열띤 호응과 감탄을 이끌어 내었다. 그가 이번 내한무대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느끼게 해 준 장면이었다. 개인적으로도 그의 이러한 정성에 너무 감동을 받아 앞으로 이어질 존 아이젠의 경력에 무한의 박수와 격려를 보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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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에서 ’다니엘 드부아, 지안마르코 스키아레띠, 엘하이다 다니‘ 배우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 ⓒ선데이뉴스신문]  


그리고 엘하이다 다니(에스메랄다 역)와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지안마르코 스키아레띠(페뷔스 역)와 제이(클로팽 역), 주연배우들은 익히 알려진 변함없는 무대 퍼포먼스를 보여주어 관객들의 뜨거운 찬사를 이끌어 내었다.  


그 외 화려하고 다양한 형태의 군무를 선보인 ‘댄서(DANCER), 아크로밧(ACROBAT), 브레이커(BREAKER)’ 팀의 무대 위아래를 누비는 역동적인 퍼포먼스 역시,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는 절대 빠질 수 없는 볼거리로, 그들 역시 커튼콜에서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렇게 단 한 번의 관람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찬사를 선사하고 싶고, 인생의 ‘버킷 리스트’를 작성한다면 그 중 하나는 꼭 ‘노트르담 드 파리 - 프렌치 오리지널’을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다. 이 프렌치 오리지널 팀의 다음 내한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내한은 벌써 마음속의 예매를 끝마쳐 놓았다.  


세계적인 흥행 대작이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은 11월 17일(수)부터 12월 5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3주간 공연되고, 그 후 장소를 옮겨 12월 10일(금)부터12월 26일(일)까지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다시 12월 30일(목)부터 새해 1월 16일(일)까지는 부산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공연이 이어진다.  

[김건우 기자 geonwoo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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