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하이스쿨 뮤지컬'

열정과 꿈이 있어 아름다운 청춘
기사입력 2013.07.1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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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모습

라이선스 뮤지컬을 올릴 때 제일 힘든 게 국내 관객의 정서와 얼마나 맞느냐일 것이다. 먼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 2일 개막해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하이스쿨 뮤지컬>은 미국 정서를 우리 관객 눈높이에 맞게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절반의 성공이다.

뮤지컬 <하이스쿨 뮤지컬>은 2006년 미국 디즈니채널이 방송한 TV용 뮤지컬영화가 원작이다. 잭 에프런, 바네사 허진스 등 청춘스타들이 나와 당시 100여개국에서 2억 5천만명이 시청해 디즈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에선 CJ E&M 공연사업부문이 라이선스를 확보해 지난 2009년 선보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계속 미뤄지다 약 4년 만인 올해 7월,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주된 줄거리로 하고 있다. 우정과 사랑, 부모와의 갈등과 화해 등 익숙한 내용이 곁가지로 따라온다. 휴가지에서 열린 파티에서 만난 고등학교 농구부 주장 '트로이'(강동호)와 모범생 '가브리엘라'(오소연)의 사랑 이야기와 동시에 두 사람이 학교 뮤지컬 오디션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극이 전개된다.

김규종 연출은 프레스콜에서 "한국 사람은 빠르고 깊이 있는 드라마를 좋아한다. 그런 부분에 집중했다" 고 밝힌 바 있다. 그 말대로 극 전개는 빠른 편이다. 달콤하면서 귀에 들어오는 넘버도 들을 만하다. 배우들의 역동적인 군무도 볼만했다. 트로이 역으로 나오는 강동호는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외모로 고등학생 역을 무난히 소화했다. 가브리엘라 역의 오소연 또한 특유의 귀여운 매력을 살려 극을 빛낸다. 두 배우가 부르는 <우리의 시작을>, <자유롭게>는 극 특유의 에너지와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곡들이다.

트로이와 가브리엘라 사이를 방해하는 핑크 공주 '샤페이' 역의 그룹 피에스타 보컬 린지와 샤페이의 쌍둥이 남동생 '라이언' 역 뮤지컬 배우 유승엽의 노래와 연기도 인상적이다. 린지는 안정적인 가창력, 유승엽은 힘있는 춤과 노래를 선보여 감초 역할을 제대로 한다. 이 외에 이정용, 임선애, 강홍석 등 조연들도 열정적인 노래와 연기로 제몫을 다한다.

<하이스쿨 뮤지컬>은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점이 분명 있지만, 조금만 긍정적으로 보면 낯설지 않을 작품이다. 학교와 학원만 오가고 있는 한국 중, 고등학생들에겐 조금 먼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겠지만 라이선스 뮤지컬임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는 부분도 있다. 뜨거운 젊음을 느끼고 싶다면 한번쯤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무엇보다 여름방학을 맞은 중, 고등학생 관객들에겐 이 뮤지컬이 새로운 경험이 될 듯하다. 20~30대 여성 관객들에게 치우친 국내 뮤지컬 관객층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여름방학을 맞은 부모와 자녀들이 보기에 큰 무리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일본 관객들을 위해 무대 양 옆 화면에 일본어 자막을 제공한 것도 눈길을 끈다. 좀 더 시장이 큰 중국 관객들을 배려해 중국어 자막까지 제공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젊은 작품답게 아이돌들이 대거 나온다. 려욱(슈퍼주니어), 이재진(FT아일랜드), f(x) 루나, AOA 보컬 초아, 피에스타 린지 등 한창 뜨고 있는 가수들이 나온다. 이들과 함께 뮤지컬 배우 강동호, 오소연, 유승엽, 강홍석 등이 호흡을 맞춘다. 트로이의 아버지이자 농구 코치인 볼턴은 이정용과 김태한, 뮤지컬반 담당 교사 다버스 역은 김영주와 임선애가 번갈아 연기한다.

오는 9월 1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된다. 6만~12만원, 1588-0688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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