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화제>풍부한 감성의 트로트 가수 ‘류기진’

기사입력 2013.09.1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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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수 류기진>

 - 데뷔곡 '그 사람 찾으러 간다 - 

경쾌한 폴카 리듬 속에 담긴 중년의 다짐

기존 성인가요에서 접하기 힘든 위트와 신선함 

늦은 나이의 데뷔, 그러나 히트가 예감되는 방송차트순위 연일 10위권 내 

 

[안영일 기자] 류기진은 정말로 늦깍이 가수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본인은 결코 아니라고 우긴다. 
왜냐 이미 4살적부터 동네 사랑방에 초청되어 출연료(용돈)를 받은 프로였다나,소리의 고장이라 할 남도 고흥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선소리와 육자백이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천성적으로 끼가 많다. 

아버지의 만류로 가수의 꿈을 접고 일찍이 사업을 벌여 성취한 그는 현재 제조업(가스렌지/가스보일러/자동차부품 생산)을 하는 중소기업의 회장이다. 

노래에 대한 열망과 염원을 놓지 않는 그는 친구이자 작사가인 김병걸에게 제작을 의뢰했고, 급기야 데뷔앨범을 냈는데 풍부한 성량과 트로트(Trot)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감성 그리고 녹록치 않은 테크닉은 신진대사를 원하는 성인가요계에 또 다른 충격이다. 

연륜이 주는 보이스의 볼륨과 친근한 멜로디와 살가운 노랫말이 정겹게 어우러진 '그 사람 찾으러 간다'는 흔히 있는 중년의 속내를 여실히 드러낸 작품이다.

 머리곡인 '그랬다'는 청소년들도 좋아하는 곡으로 요즘 실정에 맞는 희망의 메시지 송이다.
새로운 패턴의 트롯으로 시퀀싱의 진수이다. 

'남자가 사는 이유'와 '원하지 않는 이별' 역시도 성인가요가 찾는 화두라 하겠다.
사업만큼 가수로서의 활동도 성공하고 싶다는 그의 야심이 결코 허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수장의 음반이다. 

경쾌한 폴카 리듬 속에 담긴 중년의 다짐은 기존 성인가요에서 접하기 힘든 위트와 신선함이 느껴지고, 물 흐르듯 거침없는 가수 류기진의 목소리는 기성가수와는 또 다른 청량감과 여유로움이 듬뿍 배어나온다. 

역마살이 있던 아이 류기진은 남도창의 본가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천성적으로 유달리 끼가 많았다.
대대로 연예인과는 거리가 먼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4살 무렵부터 마을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남인수, 고복수의 음악을 곧잘 따라 불러 동네 어른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어린 시절에는 누님 집에 있는 축음기에서 노래를 들으며 농촌 계몽서 '새 농민'에 나온 노래 가사를 외우고, 소를 끌고 풀을 먹이러 다니면서 노래를 익혔다. 특별히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었지만, 타고난 끼는 숨길 수 없었다. 어린 시절의 그는 이미 동네 사랑방과 잔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가수였다.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끼를 과시했던 류기진---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그는 가수의 꿈을 이어가지 못하였다. 자식의 장래를 걱정하는 부모님의 걱정을 끝내 저버리지 못하고 이른 나이에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던 것. 

팔자가 세고 역마살이 있다는 그의 사주를 바꾸기 위해 그를 동네 무당의 집에 팔아 팔자를 바꿔보려 했을 만큼 극진했던 부모님의 자식사랑을 그는 차마 거역할 수 없었다.

  "초등학교 때 였나 생전 지게 한번 지지 않던 분이 쌀가마를 직접 지시고 저를 무당집에 보내셨죠. 당신 아들이 역마살이 있다 길래 팔자를 바꿔보려 하신 것이었어요. 자식 사랑이 그렇게까지 지극하셨는데, 감히 가수가 되겠다고 말할 수가 없었어요  그때는... 지금 와서보면 그처럼 걱정을 해주신 부모님이 너무나도 감사하죠..." 

당시엔 완고한 부친이 원망스러웠지만, 정작 그같은 부친의 극진한 자식 사랑 덕에 그가 지금껏 자신의 역마살을 다스리고 사업에 성공한 것 아니었겠냐고 회고한다. 

늦은 나이의 데뷔, 오랜 시절 참고 기다렸지만 그의 '역마살'은 변함없었나보다. 나긋나긋하게 풀어나가는 보이스는 흡사 오래전 유랑극단의 멋쟁이 가객처럼 윤기가 흘렀고, 기다림의 연륜에서 스며 나오는 따스한 감성은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처럼 정겹게만 느껴졌다.

사실 그간 주변에는 류기진씨의 노래실력을 아까워하며 가수 데뷔를 권하는 이들이 많았다. 방송계에서 일하는 몇몇 선배들은 류기진씨가 노래방에서 녹음한 노래 테잎을 볼때마다 집어갈 정도로 류씨의 열성팬들이라고. 그의 목소리에서는 기성가수에게서 찾기 힘든 톡 쏘는 청량감이 느껴진다는 것이 주위 평가다.

  "정작 처음에는 별 욕심이 없었어요. 사람들이 몰라줘도 내 노래 노래방가서 혼자 부르겠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녹음을 했었죠. 그런데 막상 녹음을 마치고 나니 욕심이 생기더군요. 기왕 시작한거 제대로 해보자는 욕심말이죠."

 녹음을 시작하기에 앞서 그는 인천 서구에 위치한 자신의 공장부터 새로 증축하였단다. 새로운 인생을 열기 위해서 자신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고픈 의지에서였다.

  "사업가 류기진도, 가수 류기진도 저에게 있어선 또 다른 나의 모습입니다. 가수 류기진이 저의 오랜 꿈이었다면, 사업가 류기진은 그 꿈을 받쳐주는 버팀목입니다. 저에게는 무엇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지요"

 늦은 나이의 데뷔, 오랜 시절 참고 기다렸지만 그의 '역마살'은 변함없었나보다.

나긋나긋하게 풀어나가는 보이스는 흡사 오래전 유랑극단의 멋쟁이 가객처럼 윤기가 흘렀고, 기다림의 연륜에서 스며나오는 따스한 감성은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처럼 정겹게만 느껴진다.

 그의 막역한 친구이자 이번 앨범을 제작한 작사가 김병걸은 그를 두고, "풍부한 성량과 트로트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감성, 녹록치 않은 테크닉은 신진대사를 원하는 성인가요계에 충격이 될 것"이라며 극찬을 마지않았다.

  성공한 기업인이자 늦깎이 신인가수 류기진의 인생스토리는 이 앨범에서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분명 우리에게는 아직까지 정열이 있고, 청춘이 있거든요. 노래에서 말하는 '그 사람'은 다름아닌 잊고 살았던 '나 자신'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나

 성공한 기업인이자 늦깎이 신인가수 류기진의 인생스토리는 이 앨범에서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당대의 작사가 김병걸의 재치 넘치는 노랫말과 신진 작곡가 장대성, 이충재의 참신한 선율이 어우러진 류기진의 데뷔앨범은 거침없이 흐르는 유쾌함 속에 진한 여운이 담겨 있다. 

이 시대 중년들의 애환을 보듬으며 여전히 식지 않은 열정, 사랑과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류기진의 첫 앨범은 분명 오락성과 사랑타령에 식상한 요즘 성인가요계가 찾고 있는 또 다른 화두였다. 

경쾌한 폴카 리듬이 돋보이는 데뷔곡 '그 사람 찾으러 간다'는 이제는 중년을 넘어선 자신의 각오이기도 하다. 

 "보통 나이 40이 되면 이제 자신을 정리하게 됩니다. 만나던 사람, 재산, 자신의 위치도 한번쯤 정리하고 다시 시작해야되는 시기인거죠. 그런데, 사오정이니 오륙도니 하면서 요즘의 중년들은 그 시기에 너무 일찍 좌절하고 늙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분명 우리에게는 아직까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이 있고, 정열이 있고, 청춘이 있거든요. 

노래에서 말하는 '그 사람'은 다름아닌 잊고 살았던 '나 자신'이었습니다." 

그가 가장 아낀다는 노래 '그랬다' 역시 -그의 표현대로- '중소 기업인을 위한 희망가'. 작사가이자 시인이기도 한 김병걸 특유의 센스가 돋보이는 곡이다. 

IMF와 극심한 불경기 속에서도 묵묵히 이 시대를 일궈온 이 시대 중년들을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도 죽지않는 영화 속 주인공에 빗댄 노랫말은 막연히 '잘 될거야~' 라고만 말하는 요즈음의 희망가에서 찾기 힘든 호소력이 담겨있다. 

이제 곧 무대에 서는 날을 기약하며 준비에 여념이 없는 류기진씨는 요즘 소년처럼 행복하고 설레이는 마음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가수는 그에게 있어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 그리고 지금은 그 여행의 전날 밤이 되었다. 

새로운 여행을 떠나다. 

 현재 그의 데뷔곡 "그 사람 찾으러간다"는 차트코리아 성인가요 차트에서 연일 10위권 대에 랭크될만큼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류기진씨는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며 애써 겸손해 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설레이는 마음에 편안하게 시작했건만, 막상 앨범을 손에 쥐고 나니 또 다른 자신을 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의 표현대로, 그는 가수로 데뷔하고 나서야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프로로서 자신을 다듬기 위해 요즘은 가창력과 무대 액션, 화술을 익히기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사업가 류기진이 아닌 '가수 류기진'으로 먼저 알려지고 싶은 마음에 아직 언론에 보도자료 조차도 배포하지 않았다. 방송가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그간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여러 차례 출연 섭외가 있었음에도 '좀 더 다듬어진 이후'를 기약하며 애써 고사했다고 한다.

 이제 곧 무대에 서는 날을 기약하며 준비에 여념이 없는 류기진씨는 요즘 소년처럼 행복하고 설레이는 마음이란다. 그도 그럴것이 가수는 그에게 있어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 그리고 지금은 그 여행의 전날 밤이니---.

  "이제 무대에 설 준비가 되면, 앞으로 돈하고는 상관없이 좋은 무대에 서보고 싶은 바램입니다. 어쩌다 지방 공연에라도 가면 좋은 산천도 구경하고 좋은 분들도 만나는 즐거운 여행이 되지 않겠습니까?"

연애편지를 쓰는 소년처럼 한껏 설레임을 머금은 가수 류기진의 표정은 꼭 이렇게 말하는 듯 했다.

  "저 이제 그 사람 찾으러갑니다"

  

 

 
 

[안영일 기자 mode04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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