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젤'과 '춘향' 번갈아 한무대에...교차공연 첫시도

기사입력 2013.10.16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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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 공연 모습(제공-국립발레단)


대한민국 무용계를 놀라게 했던 국립발레단 ‘지젤’이 다시 돌아온다. ‘지젤’은 국립발레단 창단 50년 역사 최초로 5회 전회, 전석 매진과 102% 티켓 판매율을 기록했던 작품이다. 파리오페라발레단 부예술감독 ‘파트리스 바르’가 안무한 이 낭만 발레는 풍부한 감정과 아름답고 서정적인 안무로 한국 발레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올해 ‘지젤’ 공연은 조금 특별한 무대로 꾸며진다. 국립무용단의 ‘춤, 춘향’과 함께 약 일주일간의 교차 공연을 시도한다. 이번 공연은 ‘지젤’과 ‘춘향’, 동서양을 대표하는 여인들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무대 위에 펼쳐질 예정이다. 


‘지젤’은 2011년 국립발레단이 새롭게 선보인 발레작이다. 초연은 ‘지젤 열풍’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며, 초유의 인기를 구가했다. ‘지젤’은 초연 무대가 올랐던 예술의전당 외에도 전국 곳곳에서 공연되며 관객을 만났다. 2011년에는 전국의 16개 지역 27회 공연으로 23,394명의 관객이 ‘지젤’을 관람했다. 2012년 재공연 역시 95%가 넘는 객석점유율을 기록하며 ‘한국 관객이 가장 사랑하는 발레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국립발레단의 ‘지젤’은 프랑스풍의 섬세한 춤과 드라마틱한 연기력이 잘 표현된 작품이다. ‘파트리스 바르’가 안무한 이 버전은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대표적인 클래식 레퍼토리로도 사랑받고 있다. 이 작품은 기존 클래식 발레가 설득력에서 부족하다는 편견을 딛고 풍부한 이야기와 섬세한 안무를 선보인다. 

 

‘지젤’은 고전 발레를 대표하는 레퍼토리다. 1841년 초연 당시 프랑스의 시인이자 소설가 ‘테오필 고티에’가 대본을 섰다. 연인의 배신으로 죽음에 이른 시골처녀 ‘지젤’이 ‘윌리’(처녀귀신)가 돼서도 사랑했던 ‘알브레히트’를 지키는 숭고한 사랑이야기를 담는다. 

 

이번 공연은 이탈리아의 장인이 만든 무대와 의상이 한층 더 극을 다채롭게 만든다. ‘지젤’의 무대와 의상은 유럽에서 오페라와 발레 무대 디자이너로 명성이 높은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맡았다. 무대는 19세기의 화풍을 충실히 살려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서정적이며, ‘지젤’의 낭만성을 놓치지 않는다. 극의 신비로움을 더해줄 조명은 파리오페라발레단과 유럽 각지에서 활동 중인 ‘마리온 휴레트’가 직접 디자인했다. 

춤, 춘향 공연 모습(제공-국립무용단)

국립발레단과 국립무용단은 50년 전 ‘국립무용단’이라는 하나의 단체로 시작했다. 이번 공연은 10년간 하나의 단체로 운영돼온 이들이 각자의 길을 걸은 지 40년 만에 만나는 무대다. 현재는 각자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가진 두 개의 단체로 성장해 다채로운 무대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무대는 교차 공연이라는 다소 낯선 공연 방식을 선택했다. 교차 공연은 동일한 시간대에 매일 다른 공연을 올리거나, 격일 또는 주간 단위로 같은 공연을 올리는 방식을 말한다. 여러 공연을 한 번씩 번갈아 무대에 올리기 때문에 제한된 기간에도 여러 공연 관람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립극장의 이번 무대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춤’ 그 자체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기에 좋은 무대다. 

 

발레와 한국무용은 그 태생만큼이나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발레를 대표하는 의상이 ‘토슈즈’와 ‘튀튀’라면 한국무용을 대표하는 의상은 ‘코슈즈’와 ‘한복’이다. 교차 공연되는 두 작품을 모두 관람하면 신발의 생김새와 의상에 따른 무용의 장르적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젤’은 이탈리아에서 수작업으로 탄생된 우아하고 로맨틱한 의상이, ‘춤, 춘향’은 영화 ‘황진이’로 알려진 김혜순 디자이너가 제작한 다양한 색상의 219벌의 의상이 무대에 오른다. 

 

두 작품은 음악적 색도 확연히 다르다. ‘지젤’은 ‘아돌프 아당’이 작곡한 원곡을 사용한다. 전형적인 로맨틱 작품으로, 나오는 배역마다 정해진 선율이 있으며 이야기에 따라 변화돼가는 것이 특징이다. ‘춤, 춘향’의 음악은 가야금 명인 황병기와 함게 작곡가 지원석과 김태근이 작곡했다. 국악기가 주는 흥겨움과 애잔한 선율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국립발레단과 국립무용단의 교차 공연은 두 단체를 대표하는 스타무용수가 대거 출연한다. 국립발레단은 3일 간의 공연 모두 각기 다른 캐스팅으로 눈길을 끈다. ‘지젤’ 역은 김지영, 박슬기, 이은원이 출연한다. 김지영은 대한민국 발레계의 대중화를 이끈 스타 발레리나다. 박슬기는 아름다운 상체와 탁월한 표현력을 갖췄고, 이은원은 2010년 국립발레단 연수단원으로 입단해 2년 만에 수석무용수에 선 무서운 무용수다. ‘알브레히트’로는 이영철, 이동훈, 김기완이 나선다. 이영철은 타고난 힘과 농익은 연기력을 자랑하는 무용수다. 이동훈은 호소력 짙은 연기로 수많은 여성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김기완은 탁월한 기량으로 근래 주목받고 있는 신예 무용수다. 

 

국립무용단 스타무용수 군단도 만만치 않다. 국립무용단은 3일간 동일한 캐스팅으로 무대에 오른다. ‘춤, 춘향’에서 ‘춘향’을 연기하는 장윤나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영재로 졸업하고 국립무용단의 수석무용수로 10년째 활동하고 있다. ‘에지 있는 마스크’를 지닌 그녀는 신비로운 이미지와 뛰어난 표현력의 무용수다. ‘몽룡’ 역의 조용진은 동아무용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은 실력파다. 2011년 입단한 신입임에도 뛰어난 실력으로 주역을 꿰차고 있다. 단정한 이목구비에서 뿜어져 나오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매력이다. 

 

국립극장에서 선보이는 국립발레단, 국립무용단 교차 공연은 10월 17일부터 10월 2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국립발레단의 ‘지젤’은 10월 18일, 10월 20일, 10월 22일 공연되며 국립무용단의 ‘춤, 춘향’은 10월 17일, 10월 19일, 10월 23일 무대에 오른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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