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리뷰] 『파우스트』, 배우들 혼신의 연기, 눈이 즐겁고 감동을 주는 무대!

기사입력 2023.04.0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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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김건우 기자]「'파우스트'! 여전히 어렵다, 그럼에도 무대는 감동스러웠다.」


봄이 더욱 더 깊어진 평일 오후,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명작, 대문호 괴테의 장편 운문 희곡 '파우스트' 1부를 무대에 올린 연극 <파우스트>를 관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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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우스트', 캐스트 보드 - LG아트센터 서울 / ⓒ선데이뉴스신문] 


캐스트는 단 4주간의 공연에, 원 캐스트인 '박해수(메피스토)-유인촌(파우스트)-박은석(젊은 파우스트)-원진아(그레첸)' 배우의 공연이었다.


연극 <파우스트>는 마곡지구(열린숲정원)로 이전한 ‘LG아트센터'가 LG아트센터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신축 개관한 후 '샘컴퍼니'와 공동제작으로 처음 선보이는 연극으로, 가장 최근에 지어진 최신식 공연장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가지고 공연장을 방문했다.

  

괴테의 '파우스트'는 선과 악이라는 커다란 테마 속에 내포된 그 의미성이 난해하고, 수 많은 학자와 평자들의 다양한 해석으로 대중들에게는 쉽지 않은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원작을 읽었고 F.W 무르나우 감독의 무성 영화로도 접했지만 여전히 절망감을 줄 만큼 너무도 어렵게 여겨지는 작품이다.


그래서 이번 연극을 통해 그 내포성에 대한 이해도를 더 넓혀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연극 그 자체가 보여줄 수 있는 연기와 무대 미학만 느껴보자는 마음으로 작품을 관람하였다.  


공연 시작 전 'LG SIGNATURE 홀' 관객석에서 바라본 무대부터 아주 인상적이었다. 


우선은 예상보다 거대한 무대 규모와 무대장치에 압도당하였다. 


특히 무대 좌측, 기도하는 거대한 마리아의 얼굴 석상이 눈에 띄었는데,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신(神)의, 대리자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 했고, 두 손 모은 기도의 모습은 <파우스트>의 여러 주제 중 하나인 용서를 의미하는 듯 보이기도 했다. (*연출자의 정확한 의도는 따로 있겠지만) 


연극은 그 거대한 무대를 통해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신의 영역과 정령들을 표현하고 다양한 분위기의 백그라운드를 선사하는 거대한 LED패널은, 아날로그적이어야 한다는 고전 연극의  통념을 깨고 변화해 가는 시대와 세대들에게 어필하고, 난해하기로 소문난 연극을 관객이 대사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학습하게 만들어주는 아주 유용한 표현 방식이라고 여겨졌다. 


특히 LED패널을 통해 그레첸의 방을 증강현실 같은 카메라 영상으로 보여주는 방식은 아주 신선하고 기발난 연출이었다. 


이제 연극도 디지털을 넘어 A.I등  빠르게 변화해 가는 테크놀로지의 시대에 맞춰 변화해 가야한다는 것을 아주 잘 보여준 연출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무대에서 검증되지 않는 원진아 배우를 제외한 유인촌, 박해수, 최은석 배우의 연기는 연극을 보지 않고도 이미 최상의 연기력을 경험할 것이라 예상이 되었고, 역시 공연은 예상을 뛰어 넘는 연기의 향연을 보여준 무대였다.


특히 박해수 배우의 연기는 연기, 그 이상의 것들을 보여주었다. 


매체에서도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박해수 배우의 제대로 된 연기의 깊이는, 살아있는 무대 위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고 여겨진다. 


다층적 악마라고 할 만큼, 쿨하면서 유머가 있지만 자신의 목적의 틀을 절대 벗어나지 않고 '파우스트'로 상징되는 연약한 인간들의 약한 부분을 철저하게 공격해 파멸시키는 위험한 '메피스토'를 아주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어쩌면 MZ세대들이 열광할만한 다양한 매력을 가진 악마 캐릭터가 바로 이렇지 않을까 싶다. 


무대에서 검증되지 않아 더더욱 눈여겨 보게 된 원진아 배우의 연기는 순수한 영혼을 가진 소녀에서, 그 순수를 내 던질만큼  젊은 파우스트를 사랑하게 되고, 결국 그 사랑으로 인해 가족을 잃고 자신 스스로 파멸의 길로 접어들어 비극적 결말을 맞게 되는(하지만 구원 받게 되는) 그레첸의 연기를 감동적으로 표현하였다. 


특히 엔딩, 파멸의 순간, 수만가지 감정과 회한을 담아 그레첸의 다층적 캐릭터를 보여준 연기는 몰입도를 높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이번 무대는 가야할 길이 더 많이 남은, 다양한 매체에서 만나게 될 배우, 원진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학작품으로 추앙받는 원작에, 고전 연극이 주는 깊이감과 함께 변화해가는 시대적 트렌디를 갖춘 연출, 그리고 두말할 것 없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그리고 새롭게 선보이는 최신식 공연장까지, 관객들에게 최고의  괸극 쾌감을 안겨주는 연극 <파우스트>는 4월 29일까지 서울 마곡동(마곡나루 역)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된다. 

[김건우 기자 geonwoo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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