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4월 26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 '맥베스' 프레스콜이 열렸다. 프레스콜은 전막(180분)으로 진행됐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는 베르디가 어린 시절부터 곁에 두고 읽은 희곡으로 전해진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오페라로 만들고 싶었던 베르디는 그 첫 작품으로 '맥베스'를 택했고, 많은 애정과 노력을 쏟았다. 

인물 심리와 내면 갈등을 첨예하게 그리기 위해 음악에 맞춰 자신이 직접 이탈리아어로 초안을 쓰고, 이를 바탕으로 대본 작가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와 안드레아 마페이에게 거듭 수정을 요구하며 완성했다. '맥베스'는 10번 이상 무대 전환과 오페라 소재로는 예외적으로 사랑 이야기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그동안 오페라 무대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다. 

국립오페라단은 이런 요소를 영리하게 이용할 예정이다. 하나 세트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무대를 상징적으로 꾸민다. 또 작품이 절정에 다다를수록 붉게 물들어가는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 의상을 통해 파국으로 치닫는 인간 운명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이번 작품 연출은 젊은 거장 파비오 체레사가 맡았다. 그는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와 2016년 '오를란도 핀토 파초'를 연출해 평단과 관객 호평을 받은 연출가다. 

지휘자로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런던 코벤트 가든, 밀라노 라 스칼라 등 세계 오페라 무대를 누비는 이브 아벨이 국립오페라단과 처음 호흡을 맞춘다. 

성악적 기량은 물론 연기력을 겸비한 성악가들도 모였다. 맥베스 역에는 바리톤 양준모와 이승왕이 캐스팅됐다. 양준모는 뉘른베르크 국립오페라극장에서 활동할 당시 2011년, 2015년에 걸쳐 맥베스 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승왕은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아틸라'에서 에치오 역으로 큰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레이디 맥베스 역은 소프라노 임세경과 유럽에서 주목받는 신예 에리카 그리말디가 맡는다. 방코 역을 맡은 베이스 박종민은 지난해 라 스칼라 극장과 부다페스트 극장에서 테너와 같은 화려한 기술을 선보였는데, 이번 '맥베스'를 통해 전막 오페라로는 처음 국내 무대에 선다. 

오페라 '맥베스'는 29일 오후 3시 국립오페라단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크노마이오페라와 네이버TV를 통해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