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김의기 칼럼] ”레미제라블”2

레미제라블2
기사입력 2014.09.2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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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기의 인문학 칼럼
1815년경 어떤 사람이 ‘몽트르회이 슈 메르’라는 도시에 왔다 이 도시는 구슬과 유리제품을 생산하는 도시였다. 이 사람은 뛰어난 기업가였다. 제조방법을 간편하게 바꾸어 원가를 낮추어 큰 부자가 되었다. 그는 자기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높은 폭으로 인상시켰다. 그의 성공적인 경영 덕분에 시 전체가 부유하게 되었다. 그뿐 아니라 그는 자기 재산을 털어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병원등 어려운 곳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나이가 50세 정도였는데 이름은 마들렌이었다. 마침내 그는 시장으로 임명되기에 이르렀고 시장 직도 훌륭하게 수행하여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이 마들렌 시장을 의심의 눈초리로 감시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자베르 경감이었다. ‘언제가 내가 이사람을 본 것 같아. 이자가 누구일까?’ 그는 마들렌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어느 날 가난한 마부가 실수로 자기가 부리는 마차에 깔려버렸다. 마차가 너무 무거워 장비가 필요했다. 마들렌 시장은 장비가 언제 도착하느냐고 물었다. 15분이 걸린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15분 동안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비가 와서 땅이 물러져 마차가 계속 땅으로 파고 들어가 그 마부를 압박하고 있었다. 그때 자베르 경감이 시장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하였다.
문제는 힘입니다, 시장님. 저는 이세상에 이 마차를 들어올릴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 딱 한 명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뚜르의 감옥에 있었던 죄수였지요.”
마들렌은 자베르 경감을 말없이 쳐다 보았다. 그리고 마차 밑으로 들어가 어깨로 온 힘을 다해 마차를 들어 올렸다. 마들렌의 얼굴은 땀으로 법벅이 되어 있었지만 또한 창백하게 보였다. 이것으로 마들렌이 가석방 중 도망간 장 발장이란 것을 확신하고 체포하려고 했다. 장은 다시 도피를 시작한다. 
파리에 멀지 않은 곳에 몽페르메이라고 하는 술집이 있었다. 주인 이름은 테나르디에르였다. 장이 어느 날 이 집에 나타난다. 그는 그 집에 맡겨둔 꼬제트라는 소녀를 데리러 왔다. 꼬제트는 팡틴의 딸이었다. 팡틴은 미혼모였다. 그 시대는 미혼모를 도덕적으로용납하지 않던 시대였다. 직장도 구할 수 없었다. 팡틴은 꼬제트를 테나르디에르의 집에 맡겨 놓고 마들렌의 공장에서 번 돈을 꼬제트에게 보냈다. 하짐만 미혼모라는 것이 발각이 나서 직장을 잃게 되었다. 가련한 여인 팡틴은 테나르디에르가 악마의 화신이라는 것을 몰랐다. 그는 꼬제트가 병에 걸렸다, 새 옷을 사야 한다고 걸핏하면 돈을 보내라고 했다. 팡틴은 딸을 위해 자기의 모든 것을 팔았다. 생니도 뽑아 팔았고 몸도 팔았다. 팡틴의 모성애는 독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꼬제트는 온갖 굳은 일을 다하고 굶주리고 구박을 받으며 살고 있었다. 장은 자기가 이 여자를 해고한 것이 이 비극의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병에 걸려 죽어가는 팡틴에게 꼬제트를 구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는 쫓기는 몸으로 이곳에 와 마침내 꼬제트를 이 악마로부터 구출하는데 성공한다. 장은 꼬제뜨와 같이 파리의 한적한 곳에서 세를 얻어 숨어서 살아간다. 55세의 장과 8세의 꼬제트가 다정한 부녀가 된 것이다.
장 발장은 지금까지 무엇을 사랑해 본 일이 없다. 25년 동안 그는 혼자 살았다. 그런데 꼬제트와 같이 살면서 무엇인가 그의 내부에서 싺트기 시작했다.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점점 차올라 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 사랑은 아이에게로 흘러들어 갔다.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며 떨리는 환희를 경험하기도 했다. 미리엘 주교는 그에게 덕성의 의미를 가르쳤고, 꼬제트는 사랑의 의미를 가르쳤다.”
 장은 매일 성당의 주변의 거지에게 동전을 주었다. 어느 날 그가 돈을 주려고 손을 내밀자 거지가 얼굴을 들어 누구를 찾는 것처럼 그를 쳐다 보고는 다시 고개를 떨구었다.
그것은 일순간 일어난 일이었다. 장 발장은 쇼크를 받았다. 가로등 불빛아래, 그가 본 것은 거지의 얼굴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가 잘 아는 얼굴이었다. 갑자기 밤에 호랑이를 만난 것 같았다. 그는 한발 뒤로 물러섰다.”
자베르 경감은 장 발장이 자선을 잘 한다는 것을 알고 거지로 변장, 성당 주변에서 정탐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베르 경감은 이자가 장 발장이라고 순간적으로 알았지만 확증을 잡을 때까지 머뭇거리고 있었다. 장은 즉각 코제트를 데리고 도망쳤다. 장과 자베르는 파리 시내에서 추격전을 벌인다. 장은 꼬제트와 같이 가기 때문에 빨리 걸을 수가 없다. 자베르와 3명의 형사는 여유있는 걸음으로 장을 따라간다. 그날 밤 달이 휘영청 밝았다. 장은 어둠 속을 걸어 갔지만 4명의 형사들은 환한 달빛아래 당당하게 걸어 왔다.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놀듯 형사들은 이것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점점 거리는 좁아졌다. 그가 어떻게 형사들의 추격을 따 돌렸을까? 궁금한 사람들은 ‘레 미제라블’을 직접 읽어 보기 바란다.
장은 수도원으로 도망쳤다. 그런데 수도원의 정원사가 바로 장이 시장이었을 때 목숨을 구해준 그 마부였을 줄이야. 그 정원사의 도움으로 장도 정원사가 되어 수도원에서 살게 되었다. 꼬제트도 수도원 기숙사에 들어갔고 학교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
꼬제트는 웃음을 배웠다. 웃음과 함께 그녀의 외모도 변하였다. 그녀에게 깃들어 있던 어둠이 가시었다. 웃음은 인간의 얼굴에 겨울을 쫓아내는 태양이었다.”
장 발장이 수도원에서 꼬제트와 보낸 시간은 행복 그 자체였다. 혼자서 고독하게 살아온 그가 아닌가? 꼬제트는 그에게 모든 것이었다. 꼬제트가 수녀가 된다면 장의 행복은 영원히 계속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행복의 길을 택하지 않았다. 5년이 지난 후 수도원을 떠난다. 꼬제트에게 바깥세상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파리에는 거리의 부랑아가 많았다. 이들은 거리에서 살았다. 그들은 자유를 사랑하는 아이들이었다. 통계에 의하면 파리에 매년 평균260명의 부랑아가 있었다고 한다. 대도시에 있는 부랑아들은 나중에 성인이 되어 불량배가 된다. 그런데 위고는 파리는 그 예외라고 한다.
파리의 부랑아들은 썩지 않았다. 이것은 놀라운 현상이었다. 우리가 일으킨 민중 혁명이 순수했던 것처럼, 파리의 공기 속에는 분명히, 바닷물에 소금이 녹아 있듯이, 썩지 않는 물질이 본능처럼 녹아 있었다. 파리에서 숨을 쉬면 우리의 영혼을 순수하게 보존하게 된다.”
그렇다, 파리의 공기에는 혁명이, 자유가 녹아 있다. 파리의 공기를 마시면 우리의 영혼은 그 순수성을 보존하게 된다. 억압과 불평등, 타인에 대한 무관심을 버리고,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을 얻게 된다. 배낭을 메고 파리로 가자. 상젤리제로, 바스티유로 젊음의 추억을 찾아 파리로 가자.
 
 
 
[박희성 기자 phspkc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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