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침장(沈藏) 김치와 중국, 대한민국 세계김치연구소

기사입력 2021.04.2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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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여성과 함께하는 多누리 김장 나눔 행사.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김장이 한창이다. 어린 아이들이 매운 입을 다물지도 못하면서 연성 무우쪽을 달라고 보채는 것도 이 철이요, 가난한 아침 상이나마 구수한 배추 밑동으로 흐뭇하게 국을 끓여 먹는 것도 이 철이다. 그러나 무어니 무어니 해도 벌겋게 버무린 고갱이를 어적어적 씹어먹는 맛이란 둘째가라 해도 섭섭하다 할 초겨울의 진미다. 주머니와 의논을 해서 값을 덜 들이고 많이 담그는 재주나, 날씨와 의논을 해서 시지 않게 알맞은 맛을 내는 재주는, 물론 숙련도 필요하겠고 재주도 관계가 있겠지만 이론만 가지고는 안되는 묘리(妙理)가 있는 모양이다. 김장이 반양식(半糧食)이라는 말도 있을 만큼 우리네 과동(過冬)에는 없지 못할 필수물이고 보니 김장 잘 담그는 큰 아기가 시집가는데 유리한 것도 까닭이 있다.(천관우/新歲時記·겨울)] [침장(沈藏)=김장]

 

최근 한 언론매체는 “김치가 위기다. 아니, 김치 종주국이 위기다. 그것도 나라 안팎으로 어렵다. 입맛이 바뀌고 다이어트에 신경 쓴다며 김치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줄어든 사이, 이웃 중국이 훅 치고 들어왔다. 관영 매체가, 유튜버가, 외교관이 이구동성으로 ‘김치는 중국 음식’이란다. 지난해 11월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자국의 절임채소 ‘파오차이(泡菜)’의 국제표준화기구(ISO) 산업표준 제정‘을 알리며 중국의 김치 산업이 국제 김치 시장의 기준이 됐다. 한국은 굴욕을 당했다”고 논란을 촉발했다.”고 했습니다.

 

또 ”구독자가 1400만 명이라는 유명 유튜버 리즈치(李子柒)는 김장을 하고 김치찌개 끓이는 영상을 올리며 ‘Chinese Cuisine(중국 요리)’ ‘Chinese Food(중국 음식)’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양국 네티즌간의 갈등을 조장했습니다. 유엔 주재 중국 대사 장쥔(張軍)은 2021년 1월 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느닷없이 김치 담그는 사진을 올리고 ‘김치를 만들며 겨울날을 즐겨보시라’고 눙쳤다. 마치 대한민국 외교관처럼. 압권은 지난 3월 알몸의 중국인 남성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배추를 절이는 동영상이었다. 일반 식당에서 널리 쓰이는 중국산 김치를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수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경악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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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김치연구소 전경-광주광역시 소재.

 

대한민국의 침장(沈藏), 김치는 한민족의 훌륭한 문화 유산입니다. 중국산 김치든 뮈든 경악할 일이 아닙니다. 필자는 대학 강좌 <동북아 역사와 문화>·<동북아 정세(政勢)와 문화의 이해>를 제작하기 위해, 중국의 고금(古今) 역사서, 자료 등을 섭렵(涉獵)했는데, 김치가 중국의 고유 식품이라는 문장이나 말은 아예 없었습니다. 중국이 대국(大國) 문화를 자랑하면서 ‘김치’ 도둑질을 할 리가...오늘의 시진평 정부는 ‘대국’의 얼굴에 먹칠을 한 모리배(謀利輩)들을 발본색원(拔本塞源)하여 체면(體面)치레를 하심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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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김치 지도-세계김치연구소 자료.

 

이제 우리는 [김치=한민족 고유음식]임을 滿天下에 적극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최근 중국발 김치 종주국 논쟁과 관련해 김치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학술적 근거 기반의 통일성 있는 메시지를 도출하기 위해 학자들이 모여 발표와 토론을 했습니다. 최근 서울 aT센터 창조룸에서 한국식생활문화학회와 세계김치연구소 주최, 농림축산식품부ㆍ대한민국김치협회ㆍ식품저널 후원으로 “김치, 현재 가치와 미래 대안”을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렸습니다. 이 학술대회에서는 김치 종주국 논쟁을 잠재우려면, ”학술적 근거 기반 통일성 있는 메시지 도출해야“하며, 김치 싱크탱크로서 ‘월드김치센터’, ‘김치진흥원’ 같은 전담기구 설치해야 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충청북도는 2021년 6월까지 중부권 김치 복합단지 조성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나다. 충청북도는 지난 4월 2일 한 농업 관련 컨설팅 업체에 이 연구를 맡겼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공 김치 거점단지 조성에 나설 것이라고 합니다. 이 道는 2025년까지 480여억원을 들여 7만㎡ 규모의 공공 김치 거점단지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용역 결과가 나오면 충북지역 시·군 등을 대상으로 김치 거점단지 후보지 선정에 나설 예정입니다. 절임배추(괴산), 고추(음성·괴산), 마늘(단양) 등 김치 관련 농특산물 주산지, 교통·접근성이 빼어난 자치단체 등이 거점단지 유치에 나설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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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생활문화학회·세계김치연구소 주최 학술대회. 2021.4.16.

 

충청북도의 주무관은 ”김치 세계화를 위한 수출을 하려면 4계절 김치를 공급할 수 있는 대규모 저온 저장 시설 등이 필요하며, 중소 김치 가공업체를 위한 임대 생산 시설, 전통 김치 체험·교육 시설 등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중부권 공공 김치 거점단지는 우리 김치의 역사·전통과 우수성 등을 세계에 알려 김치 종주국 논란을 불식하는 구심점이 될 것이며, 기능성 김치 등을 연구·개발해 김치 관련 업체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등 김치 다양화와 저변 확대 역할도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국민들도 ‘김치’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우선 대중가요 한 曲! 북한의 가요 중에 “김치깍두기노래”가 있습니다. 북한 여가수 리경숙 등이 불었는데, 남한에서도 60년대 김 시스터즈 등이 물렀습니다. 가사는 “저 건너집 김첨지 두 량주가/ 아침을 먹을 때/ 김치깍두기 맛 참 좋시다/ 김치깍두기 맛 참 좋시다/ 김치깍두기 맛 참 좋시다/ 만반진수 차려놓고/ 김치깍두기 없으면/ 아주 맛 없네”입니다. 남한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새노래 “김치깍두기”가 선보였지만 ‘휘지비지(諱之秘之)’, ‘휘지비지’... 

 

한민족의 김치! 김치는 상고시대부터 소금 등에 절인 상용식품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신라·고려를 지나는 동안 국물로 먹을 수 있는 김치가 개발되었고, 18세기 후반부터 고추가 들어간 김치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900년대 말까지도 김치 담금법은 채소 그 자체의 맛을 살리는 데 불과했고, 지금과 같은 배추통김치로 담그기 시작한 것은 배추가 개량·발달된 근대에 이르러서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김치 역사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古代는 고사하고 現代까지도 김치에 관심도 없었고, ‘가짜 역사’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소수가 發狂!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訪韓이 아직 불투명하지만, 온다면 꼭 대한민국 ‘김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꼭 물어봐야 할 것입니다. 그가 김치 宗主國이 ‘대한민국’이라고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시진핑이 “大國의 皇帝” 대접을 받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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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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