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칼럼]가짜 건강식품 엄중처벌 하라

기사입력 2015.05.1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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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추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에서 가짜 백수오 성분(이엽우피소)이 나왔음을 공식 발표하면서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제기했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미 해당 의혹 제기와 동시에 코스닥 시장이 흔들렸고, 유통업체들은 판매 중단에 이어 책임과 피해보상 범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수오 제품을 복용한 소비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이번 사태는 바이오 소재에 대한 관리 부실이 얼마나 큰 시장의 혼란을 부르는지 보여준다. 실제로 식약처에선 식품 원료의 건강기능성을 인정해 주기만 하고, 제품 단계에서 감사·관리하는 시스템이 없었다. 식약처가 인정한 건강기능식품 원료만 530개나 되는 지금까지 안심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 없이 대충 운영된 것이다.
 
바이오 산업은 사람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기준과 관리체계가 엄격해야 하고, 기업의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사건이 불거진 후 회사는 회피로만 일관했고 이 회사 임원들은 소비자원이 공장에서 원료를 수거한 날부터 보유 주식을 내다 팔고, 공매도 물량이 증가하는 등의 불공정 거래 의혹도 받고 있다. 기업인으로서 도덕적 의무를 다했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기업에선 이번 사태가 바이오 산업에 대한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바이오 산업은 정보통신(IT)과 함께 차세대에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대표 분야다. 산업 당국은 바이오벤처 육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2009~2013년 사이 연평균 8.9%의 성장세를 보여 기대를 모은다. 내추럴엔토텍도 지식경제부의 ‘세계인류 생산기업’에 선정됐고 미국 에너하임 천연제품 박람회 최고상을 수상하는 등 잘나가는 바이오벤처였다.
 
식품의 가짜 원료 사용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소비자 안전을 도외시하고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기업은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당국은 이번에 문제가 된 모든 식품회사의 제품제조 공정을 면밀히 검사해 이엽우피소 성분이 포함된 경우를 파악해야 한다. 최근 백수오 수요가 급증하자 재배기간이 백수오보다 짧고 가격은 3분의 1 수준인 이엽우피소를 가짜 백수오로 둔갑시켜 허위 판매했다는 향간의 우려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짜 백수오’ 파동은 땅바닥에 떨어진 기업 윤리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불법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비뚤어진 기업 문화를 바로잡지 않고는 근절하기 어렵다. 식약처는 이에 대해 “수만 가지 물질의 부작용을 모두 밝혀내기는 힘든 일.” 이라고 강변했으나 납득하기 어렵다. 식약처가 처음부터 대한한의사협회의 검증 요청을 묵살하지 않았거나, 1차 검사만 제대로 했더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이번 파문은 가짜 백수오 원료를 사용한 내추럴엔토텍의 잘못이 크지만 안이한 ‘뒷북 행정’으로 일관한 식약처의 책임도 무겁다. 연간 3000억원 규모인 백수오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내추럴엔토텍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의 피해도 6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수오 뿐만 아니라 2조원에 육박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 후보 시절에 불량식품을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범과 함께 ‘4대 악’의 하나로 규정하고 강력한 척결 의지를 내세웠다. 취임 이후 보건복지부 산하였던 식품의약품안전청을 국무총리 직속의 식품의약품안전처로 격상한 것도 ‘먹거리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가짜 백수오 파문에서 드러났듯이 식약처가 조직만 커지고 공무원 수만 늘었지 도대체 뭐가 달라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당국이 가짜 광고, 과장 광고를 걸러내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속게 돼 있다. 소비자들이 의학적·과학적 근거도 없는 ‘건강 기능 식품 맹신’에 휩쓸리지 않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는 것은 정부의 의무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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