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스호스텔 활성화 위한 수학여행 권장건'에 대하여

기사입력 2024.03.2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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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01.png ▶()한국유스호스텔연맹 사무총장 고석천 

 

수학여행의 목적은 자연이나 역사·문화적 유적지의 탐방과 관찰, 직접적인 경험을 통한 현장 견학, 단체활동을 통한 협동심과 지도력 및 자율적 도덕 능력의 도야 등 종합적인 교육목적을 가지고 있다.

 

 

교실과 학교 운동장에서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생들의 들뜬 목소리가 들리고, 길 떠나는 자녀에게 아쉽지 않게 이것저것 자질구레한 것을 챙겨 주면서 부모 곁을 떠나 객지 잠을 자야 하는 자녀에 대한 걱정으로 이것저것 신신당부하는 부모님 목소리도 뒤지지 않는다.

 

 

수학여행은 일반 여행과 다르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공부에 찌든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고, 가족의 품을 떠나 우리나라의 자연과 국토를 체험하며 이 땅의 역사를 배우며 호연지기를 기르는 등 소중한 추억을 쌓으며 두고두고 기억되는 삶의 가치가 있음을 배우는 것이다.

 

 

필자가 폴란드 바르샤바 출장 중 내가 묵고 있는 호텔에 이스라엘 고교생 수학여행단이 회의하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그들의 말은 알아듣지 못했지만, 사뭇 조용하기만 하던 회의 분위기가 언성이 높아지더니 심지어는 울먹이면서 토론하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었는데 다음날 호텔 직원들의 설명을 듣고 이해를 하게 됐다. 홀로코스트의 역사와 관련된 장소를 방문하면 그 학생들 가운데 자신들의 할아버지나 할머니들도 희생자로 있을 테니 얼마나 심란하였을까? 다시 한번 국가관이 형성되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

 

 

이렇듯 국가와 세계를 이끌어 갈 지도자를 키우는 선진국의 명문 학교에서는 청소년들이 세계의 자연·인문 환경을 체험으로 배우며 주어진 교통 여건에 따라 힘들고 어려운 교통수단으로 새로운 세상을 직접 경험하면서 힘든 여행 가운데 더불어 즐거움을 나누며 용기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성장하면서 다양한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도 줄 수 있다.

 

 

이러한 세상 경험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1909년 독일 루르 알테나 지역의 교사인 리하르트 쉬르만(Richard Schirrrmann) 박사가 아이들과 여행 중 비어있는 학교를 숙박시설로 활용하는 유스호스텔이라는 개념을 창시하고 자신이 근무하는 넷터 초등학교를 유스호스텔로 개방한 후 이를 알테나 성으로 이전함으로써 최초의 유스호스텔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유스호스텔연맹(International Youth Hostel Federation, 영국 소재)이 결성되었고 유네스코의 인정을 받아 전 세계 59개 회원 연맹과 360만 명의 회원이 전 세계적으로 3,000개 이상의 유스호스텔을 이용할 수 있으며 모든 유스호스텔은 국제적으로 보장된 품질 표준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서울유스호스텔.PNG

▲2006년에 개관한 (사)한국유스호스텔연맹 산하 '서울 국제 유스호스텔'

 

()한국유스호스텔연맹은 1967417일 설립되어 올해 56주년을 맞이한 단체로 전국 103개의 유스호스텔이 등록되어 있으며, 누적 회원 30만 명을 가진 단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실정은 세월호 사고로 청소년들의 수학여행 자체가 실종되어 청소년들에게 적합한 아주 좋은 수련 시설인 전국의 유스호스텔이 매우 심각한 재정 상태에 빠져 있다.

 

 

경주의 예를 들면 유스호스텔이 11곳 있었는데 지금은 운영하는 유스호스텔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매우 힘든 실정이다. 2014년 세월호부터 수학여행이 중단된 가운데 경주 지진과 코로나까지 겹쳐서 학생들이 배워야 할 유적지의 역사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전국의 학교장은 선생님의 재량권으로 수학여행을 미루다 보니 선생님들께서는 사고의 트라우마로 인하여 책임질 결정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 역사를 배우며 추억과 우정이 쌓여야 하는 학생들이 교사들로부터 외면되어 기회를 놓치고 있으므로 교사분들이 자진하여 수학여행을 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주시기를 본 연맹은 간절히 원하고 있다.

 

 

그나마 운영되는 수학 여행객도 대형 여행사나 대형리조트들이 유치하여 그곳에 묵게 하는데 대형리조트는 술, 담배, 노래방 등 성인들이 가는 곳이지 학생들이 이용하기엔 정서적으로 맞지 않고 수학여행을 유치해서는 안 되는 장소이다.

 

 

유스호스텔은 매 짝수년 수련 시설 점검을 받고 만반의 준비를 하면서 시설 심사를 받고 있다. 선생님들이 수학여행을 꺼린다면 우리 한국 유스호스텔연맹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적지인 경주, 부여 제주 등 역사 유적지와 기타 수학여행 시 기념이 될만한 장소를 물색하여 국내는 물론 해외 유스호스텔도 함께 소개할 수 있고 꼭 필요한 프로그램을 발굴하여 학생들에게 역사 교육과 추억을 갖는 수학여행 코스를 개발할 수 있으며 운영할 수 있다. 관련 기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해 주기만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박민호 기자 bluebea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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