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칼럼]미세먼지와 공짜 버스 지하철

기사입력 2018.02.06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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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총재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칭찬합시다운동본부[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미세먼지는 지구촌의 문제다. 그래서 각국이 미세먼지와의 싸움에 나서고 있다. 대기오염 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베이징이 가장 적극적이다. 미세먼지 적색경보가 발령된 2015년 10월에는 전기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차량에 홀짝제를 적용했다. 건축물폐기물 운반차량 운행도 금지했다.

도로청소 횟수를 늘렸고 폭죽이나 길거리 구이가 금지되기도 했다. 파리는 2015년 3월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해지자 차량2부제를 실시해 차량의 통행을 규제했다. 대신 대중교통을 무료로 했다. 런던은 2016년 시내 전역의 대기오염 상태를 알려주는 경보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암스테르담은 대기오염 현황을 시각화한 ‘나무 와이파이’를 세워 오염수준을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했다. 미세먼지는 황산염 암모니아 등의 이온 성분과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 유해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의 4분의 1크기밖에 되지 않는다.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대부분 폐까지 침투해 심장질환과 호흡기 질병은 물론 사망에도 이르게 할 수 있다. 서울시는 15일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시민참여형 차량 2부제, 출퇴근시간 대중교통 무료운행, 공공주차장 폐쇄 등의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5월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논의한 내용을 정책으로 반영해 이날 시행한 것이다. 그러나 첫 시행은 매끄럽지 못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이용객이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하철과 버스 승객은 미미하게 느는 데 그쳤다. 차량2부제도 미흡했다. 무료 지하철 무료 버스에 따른 서울시 비용부담은 50억~60억원 정도다. 이를 두고 ‘돈낭비’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다. 시민건강은 금전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번 조치로 시민들에게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할 기회를 제공했다면 정책적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소요되는 엄청난 예산에 비하면 이 정도의 학습비용은 지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문제는 학습비용을 줄이면서 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느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고 반박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대응했던 논리를 끌어온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관심사이자 국가 과제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다. ‘중국 탓’만 하지 않고 뭐라도 해보려는 서울시의 노력을 높게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15일 공짜 운행의 실효성 논란에도 “일단 해보자”는 식으로 국민 세금을 투입하기엔 이틀에 걸쳐 100억원은 과도한 비용이다.

이를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마중물’이라거나 차량 2부제 의무화를 정부에 압박하기 위한 ‘돌파구’라고 둘러대는 것은 무책임하다. 교통량을 감소시켜 미세먼지를 줄이자는 목표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공짜 버스·지하철이 ‘진짜 대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도시 미세먼지의 주범은 노후 경유차다. 서울시는 올해 경유차의 매연저감장치 부착 등에 45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예년 미세먼지 수준을 감안하면 올해 예상되는 대중교통 무료 운행일은 7일로, 연 350억원 이상이 든다.

세금을 제대로 쓰자면 이 돈을 경유차 저공해 사업에 더 투입하는 게 상식적이다. 시장 개인 돈이라면 이렇게 쓰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고농도 미세먼지 예보의 정확도는 63%다. 비상저감조치가 처음 시행된 15일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이었던 반면 정작 조치가 해제된 16일에는 ‘나쁨’이었다.

빗나간 예보를 바탕으로 엉터리 예산을 투입한 것도 난센스다. 이러니 서울시의 공짜 대중 교통이 3선을 노리는 박 시장의 6·13 지방선거 대책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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