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3월 2일은 북한의 ‘식수절’ 그리고 한민족의 ‘정월대보름’

기사입력 2018.03.0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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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굳건하게 서 있는 나무만큼 신성하고 모범적인 것은 없다. 나는 나무를 존경한다. 나무는 나에 대하여 가장 통렬(痛烈)한 설교자이다. 나무 주변에는 세상이 소란을 피우고 있는데, 나무는 그 뿌리를 무한 속에 깊이 내리고 의젓하게 서 있다. 생명이 지닌바 힘을 다해서 하나의 일을 성취시키려고 한다.”(H.헤세/ 방랑)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동산에 두사 그것을 다스리며 지키게 하시고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명하여 말씀하시되 동산 각종 나무의 실과(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 하시니라.”(성경 창세기 2장 15절~17절)

 

작가의 ‘뿌리를 무한 속에 깊이 내리고 의젓하게 서 있는’ 나무! 성경에 등장하는 ‘생명’ 나무! 나무 없는 인간의 삶, 나무 없는 세상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입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산소를 들이마시고 나무와 숲은 끊임없이 이산화탄소를 마시고 산소를 내뱉습니다. 그런데 ‘지구의 허파’라고 하는 아마존의 밀림들이 매년 한반도의 넓이만큼 사라져간다고 합니다. 인간들이 숨 쉴 수 있는 산소가 희박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과 나무는 서로가 공존하고 대화를 나누는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나무를 벨 때도 나무의 신(神)을 위로하는 제사를 지내며 나무를 베었고, 산(山)에 함부로 오르는 것을 금(禁)하여 산과 나무들이 훼손되는 일이 없게 했습니다. 한반도의 70% 이상이 산이며, 남한도 65%정도가 산으로, 금수강산(錦繡江山)의 산에는 밀림을 연상할 정도의 울창한 숲들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신성하게 보존되어온 산의 나무들이 일제 강점기 때 무분별하게 채벌되어 전국의 많은 산들이 민둥산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일부 “쪽발이”들이 나무를 죽임으로써 궁극에는 우리 민족의 영혼과 삶을 파괴한 것입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한국의 산림은 급속도로 황폐화되었습니다. 일제는 1910년 영림장을 설치해 북부지방의 산림을 수탈하는 한편, 1927년 조선의 산림 경계와 소유권을 확정짓는 임야조사사업을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전쟁을 일으킨 김일성! 그가 김정일, 김정숙과 함께 1946년 4월 6일 모란봉에 올라, 산에 나무를 대대적으로 심을 것을 교시했다고 합니다. 그날이 원래 ‘식수절’이었는데, 1999년부터 김정일이 나무심기를 교시한 날인 3월 2일을 ‘식수절’로 바뀌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식목일’은 일본 식민지로로부터 광복된 다음 해인 1946년에 ‘신라가 삼국 통일을 이룬 날(문무왕 17년 2월 25일, 양력 4월 5일)과 조선의 성종이 선농단(先農壇)에서 직접 논을 경작한 날(양력 4월 5일)’을 기원으로 해서 정했습니다. 식목일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농림 사상이 깃든 매우 뜻 깊은 날입니다. 북한의 ‘식수절’하고는 전혀 유래(由來)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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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 3월 2일-북한 식수절

오늘은 3월 2일, 북한의 ‘식수절’입니다. 김정일이 죽고 김정은이 집권한 뒤 맞은 식수절에 <로동신문>(3월 2일字)은 “식수절을 맞으며 각지에서 궐기모임 진행, 당과 국가책임일군들 나무심기에 참가: 우주를 정복하고 제3차 지하 핵시험에서 성공한 기세 드높이 경제강국 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 위한 총진군이 힘차게 벌어지는 속에 봄철 나무심기가 시작되였다...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나무심기는 전군중적운동으로 하여야 합니다. 전국의 모든 산들에 나무를 심는 사업은 온 나라 전체 인민들이 떨쳐나서야 성과적으로 보장할수 있습니다.>”고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김정은 로동당 위원장이 3월 2일 부인 리설주와 함께 북한의 '식수절'을 맞아 만경대혁명학원을 찾아 원아들과 함께 나무를 심었습니다. 2017년 3월 3일 <조선중앙통신>과 <로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오늘은 위대한 수령님께서 나무 심기 운동의 첫 봉화를 지펴주신 뜻 깊은 식수절"이라며 "만경대혁명학원 원아들의 모습이 떠올라 이곳을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는 "우리 군대와 인민은 온 나라를 수림화, 원림화하고 조국 산천을 더욱 살기 좋은 사회주의 선경으로 꾸리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리고 있다"며 "혁명의 계승자, 골간들로 자라는 만경대혁명학원 원아들이 식수사업에서도 마땅히 앞장에 서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심고 가꾸는 나무들이 한 뽐, 한 뽐 자랄 때 원아들의 애국심도 자라게 된다"며 "어릴 때부터 조국을 열렬히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을 지녀야 앞으로 당이 맡겨준 초소에 가서도 조국의 부강번영을 위한 일을 스스로 찾아 하는 참된 애국자, 당이 바라는 진짜배기 일군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김정은이 방문한 북한 만경대혁명학원은 혁명가 유자녀들에게 중등교육과 2년제 대학 수준의 정규교육을 제공하는 특수교육기관으로 예비 간부를 양성하려는 목적으로 평양시 만경대 구역에 설립됐습니다. 이 학원 출신들은 대부분 수장의 부하들입니다. 그는 이곳에 부인 리설주,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김용수 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을 대동했고, 리설주와 함께 나무를 심고 팔짱을 끼는 등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올해는 누가 동행하고, 어떤 ‘선전선동(宣傳煽動) 쇼(show)’가 벌어질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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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김정은-전략로켓 사령부

 

특히 올해는 ‘식수절’과 ‘정월대보름’이 같은 날인데, 수장(首長)의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로동신문>은 “정월대보름을 쇠는 풍습은 삼국시기부터 전해져 내려왔다...정월대보름날의 음식으로는 오곡밥, 약밥, 복쌈, 나물반찬, 국수 등이 있었다. 오곡밥은 다섯 가지의 낟알로 지은 밥으로서 시대와 지방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벼, 기장, 조, 수수, 팥을 기본으로 하였다. 약밥은 찰밥에 꿀, 참기름, 밤, 대추, 잣 등을 골고루 섞어 쪄낸 고급한 음식이다. 옛 기록에는 특이한 향기를 풍기는 밥이라 하여 <향반>, 여러가지 과일을 섞어 지은 밥이라 하여<잡과반>, 독특한 색갈을 띠는 아름다운 밥이라 하여 <미찬>이라고도 하였다.”고 소개했습니다. 지금의 북한에서는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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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 김정은 식수절 만경대 혁명학원 방문

 

우리국민들도 상당수 ‘식목일’과 ‘정월대보름날’에 무관심한 것 같습니다. 공휴일이 아닌데다가 살면서 절실한 것이 아니기 때문? 반면 북한 위정자들에게는 ‘식목일’과 ‘정월대보름날’이 ‘선전선동(宣傳煽動)에 좋은 날? 나무 심는 날은...우리 신화 속에 나오는 환국(桓國)과 신단수(神檀樹) 아래에 정착했나는 환웅(桓雄)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남북(南北)이 길일(吉日)을 잡아 날짜를 통일하면 어떨까요? 그리고 앞으로 남북이 정월대보름날을 새롭게 인식하고 함께 어우러져 즐기는 날로 하면 어떨까요?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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