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마당놀이 <신이춘풍전>→<이춘풍 난봉기>→<춘풍이 온다>

기사입력 2018.12.0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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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놀이 <이춘풍 난봉기> 공연장에서 손진책 연출과 필자-2009년 12월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한국 현대에 성립된 연극 양식으로, 한국 전통연희의 공동체적 성격을 계승하여 무대와 관객의 적극적이고 집단적 소통과 시공간의 놀이적이고 유연한 운용을 핵심적 특징으로 하는 한국 현대에 성립된 연극 양식. 마당극은 한국 근·현대 연극문화가 지닌 식민주의적 성격과 순수주의적 예술관에 대한 반성을 동력으로 하는, 연극운동적 성격을 강하게 갖고 있는 연극이다. 따라서 한국 현대연극사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연극양식이며, 진보적 연극운동의 주도적 양식이기도 하다. 전통연희의 축제적 성격과 열린 판의 운용 방식을 적극적으로 계승하였으며, 사회비판적 내용을 담고 집회 현장에서 공연되거나 공연 자체가 집회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경우가 많다...1990년대 후반 이후 마당극운동은 쇠퇴하였으며 마당극은 축제적인 연극과 교육연극으로서의 성격을 띠고 존재하고 있다. 한편 1980년대에 들어서서 방송국이나 국립극장 등이 주최한 상업적·관제적 마당극이 본격화되었고 이는 마당놀이라는 명칭으로 마당극운동 맥락의 작품들과 구별”(<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마당극·마당놀이)

 

최근 <극단 미추> 대표 손진책 님이 보내준 <춘풍이 온다> 소식를 접하고, 잠시 과거를 회상해 보았습니다. 1980년대 어느 날...<마산 MBC> 손정수 PD가 전화를 했습니다. 시집 <하느님 전화번호>를 출판하고 하늘나라로 간 손(孫) PD가 그 당시 부탁한 것은 MBC가 마당놀이를 제작, 전국 순회공연을 하는데 마산 공연 때 관객이 적을 것 같으니 학생들이 많이 구경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필자는 경남대학교 문과대학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경남대학교 극예술연구회 지도교수와 한국연극협회 마산지부장이었습니다. 그 뒤 필자는 매년 공연장에서 돼지머리에 지폐를 꽂았고, 마당놀이와 함께 했습니다. 그때 만난 마당놀이 중 하나가 <신이춘풍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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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놀이 <이춘풍 난봉기> 포스터-2009년 12월.

 

소설 <이춘풍전>! 숙종 때 서울에 사는 이춘풍은 가정은 돌보지 않고 놀러 다니며 가산을 탕진하고, 급기야는 아내가 품을 팔아 모은 돈까지 다 없애고 빚까지 집니다. 그때 한 상인이 돈을 써서 벼슬을 사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서 최참판에게 다리를 놓겠다고 찾아갔으나, 용돈도 못 얻고 술대접만 받고 돌아옵니다. 춘풍은 돈이 떨어지자 기생 월향에게 까지 천대를 받았고, 집으로 돌아와 보니 아내 김씨가 굶주려서 거동도 못하고 누워 있었습니다. 춘풍은 자신의 방탕한 생활을 반성하고는 아내에게 서약까지 합니다. 그리고 빚 낸 돈과 아내의 돈을 가지고 평양으로 장사를 하러 갑니다. 하지만 평양 명기 추월에 빠져 빈털터리가 되어 기생집에서 하인노릇을...남편의 소식을 들은 김씨는 마침 이웃에 사는 참판이 평양감사로 부임하게 되자, 청을 드려 비장(裨將)이 되어 남복을 하고 평양에 갑니다...춘풍은 비장이 아내인 것을 알고 개과천선하여 방탕한 생활을 청산하고 집안을 다스리는 데에 힘써 화목하고 부유한 가정을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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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놀이 <춘풍이 온다> 2018.12.6~2019.1.20.

“우리 문화의 해학과 여유와 풍자의 묘미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현하는 MBC 마당놀이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니 정말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MBC 마당놀이는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명공연으로 자리를 굳혔습니다. 우리 문화에 대한 애착으로 한 길을 달려온 MBC 마당놀이, 서민의 애환을 보듬어 주며 언제나 약자 편에 서는 MBC 마당놀이, 우리의 멋과 풍취를 오늘에 되살린 MBC 마당놀이...지난 20년간 마당놀이라는 장르가 정착될 수 있도록 애를 쓴 문화방송과 스텝들, 극단의 연출자와 배우들, 그 밖의 관계자 여러분께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2000.11.17 문화관광부 장관)

 

그게 아닌데...마당놀이하면 MBC 마당놀이를 생각하시는 분이 많지만, 원래 마당놀이는 MBC와 극단 미추가 함께 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2008년부터 MBC와 극단 미추가 따로 마당놀이를 진행했습니다. 2008년부터 MBC는 장충체육관에서, 극단 <미추>는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을 했습니다. 2008년부터 MBC는 마당놀이 원년 멤버인 김성녀, 윤문식, 김성녀, 김종엽씨가 아닌 다른 멤버로 계속 마당놀이를 3년 동안 진행했고, 극단 <미추> 마당놀이는 원년 멤버로 공연되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원조 마당놀이는 MBC 마당놀이가 아닌 극단 <미추> 마당놀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필자는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하던 2009년 12월, 극단 <미추> 마당놀이와 손진책 님을 다시 만났습니다. 손(孫) 연출 님의 초대로, 마당놀이 <이춘풍 난봉기>가 공연되고 있는 서울 월드컵경기장 북측광장 마당놀이 전용극장을 찾았습니다. 손진책 연출과 ‘김성녀·윤문식·김종엽’ 콤비가 함께 만든 <이춘풍 난봉기>는 <신이춘풍전>과 마찬가지로 <이춘풍전>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이춘풍 난봉기>는 고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가득한 우리 고전을 현대적 시각에서 재조명하고 노래와 춤과 같은 연희적 요소들을 동원하여 현대의 사회상과 절묘하게 조화시킨 작품으로 훌륭했습니다.

 

필자는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2018년 12월, 극단 <미추> 마당놀이와 손진책 님을 <춘풍이 온다>에서 다시 만났게 되었습니다. <국립극장>은 “유쾌하고 속 시원한 풍자와 해학으로 뻔했던 연말연시의 풍경을 확 바꾸어 놓았던 마당놀이가 올해도 어김없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심청전’부터 ‘춘향전’, ‘흥보전’ 등 고전 소설을 배꼽 빠지는 놀이판으로 탈바꿈시켰던 국립극장 마당놀이! 2018년 네 번째 작품으로 ‘이춘풍전’을 각색한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를 선보인다. 지난 마당놀이가 해오름극장에서 화려한 무대와 볼거리를 선보이고 하늘극장 원형무대에서 원조 마당놀이의 느낌을 살렸다면, 올해는 달오름극장으로 무대를 옮긴다. 중극장 규모의 달오름에서 더욱 가족적이고 포근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 이춘풍의 애드리브와 속 시원한 풍자, 귓가에서 연주되는 신명나는 음악과 코 앞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재담을 생생하게 즐기며 마치 무대 속에 들어와 있는 현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연 시작 전 엿 사 먹기, 새해의 행운을 기원하는 길놀이와 고사, 누구나 어울릴 수 있는 뒷 풀이 춤판 등 마당놀이를 더욱 즐겁게 해줄 놀 거리와 볼거리도 놓치지 말 것. 연말연시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겨울 추위도 잊게 할 흥겨운 마당 놀이판을 함께 즐겨보자!“고 했습니다.

 

2018년 <춘풍이 온다>에는 ‘김성녀·윤문식·김종엽’ 콤비가 없습니다. 김성녀 교수가 ‘연희감독’으로 참여할 뿐입니다. 하지만 <춘풍이 온다>에는 벌써 열풍(熱風)이 붑니다. 젊은 출연자들의 에너지 넘치는 <춘풍이 온다>는 2018년 12월 6일(목)에 막을 열고, 2019년 1월 20일(일)에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달오름극장 앞의 장사진(長蛇陣)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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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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