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4대강 담합 놀이터

기사입력 2013.10.21 20:37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대기업 건설사들이 서로 짜고 수조원의 4대강 공사비를 나눠 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4대강 살리기 사업 수주 과정에서 가격담합을 주도한 혐의로 11개 건설사의 전 · 현직 임원 22명을 기소했다. 현대 · 대우 · GS · SK 건설과 삼성물산 같은 내노라하는 건설사들이 모두 담합에 가담했다. 이들은 사전 각본대로 들러리를 세우거나 밀어주기를 통해 경쟁입찰을 무력화시켰다고 한다. 정부의 대형 구책사업 입찰이 일부 대기업들의 담합 놀이터로 전락한 꼴이다. 그간 단합행위를 뿌리 뽑겠다고 약속한 정부는 뭘 했는지 의문이 든다. 이번 수사를 통해 허술한 국책 사업 경쟁입찰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3조 8000억원의 공사비가 걸린 4대강 사업은 말이 경쟁입찰일 뿐 실상은 대형 건설사들의 독무대였다. 매출 상위 6개사는 입찰 전 과정을 자기 맘대로 주물렀다. 전체 14곳의 공사구간 중 이들 6개사가 2곳씩을 나눠 가졌다.
 
경쟁입찰을 가장하기 위해 나머지 업체가 들러리를 서거나 저급한 설계도면을 내는 방식으로 져주기 게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의 윤리의식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정부의 감리감독 부재다. 문제가 도니 공사구간의 낙찰들은 90~90%에 달한다.

시공업체가 미리 정해진 탓에 공사비는 부르는 게 값인 구조라 생긴 현상이다. 국민 세금이 줄줄 새는데도 발주처인 국토부는 비리 건설사를 싸고 돌았다니 믿기지 않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과정에 선처를 부탁하는 공문을 보낸 것도 국토부였다. 공정위도 청와대의 눈치를 보느라 담합 혐의를 확인하고도 과징금만 물린 채 검찰 고발은 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국책과제인 4대강 사업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도 낙동강의 녹조 현상이 심각하다. 지난해보다 두달이나 이른 6월 초에 발생한 뒤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아직 수돗물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지만 낙동강 물을 식수원으로 하는 수백만 지역 주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정부와 환경단체가 말하는 녹조 현상의 원인과 대치 방식이 달라 혼란스럽기조차 하다. 낙동강 물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녹조 확산 방지와 수질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발생 원인부터 철저히 규명해 대책을 세워야한다.

낙동강에서 취수한 물을 안전한 식수로 정화하는 과정을 강화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녹조 현상에는 물 속의 인 · 질소 등 영양염류와 햇빛, 수온, 물 흐름(유속) 등 여러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정부는 낙동강에 녹조가 일찍 발생해 크게 확산되는 이유로 폭염 일수 증가와 마른 장마에 따른 강수량 감소를 꼽고 있다. 올해는 4대강 사업으로 보가 두 개 설치된 영산강 중 · 상류에서도 처음 녹조가 발생했다. 수질 개선은 4대강 사업의 목적중 하나다. 그러나 심각한 녹조 현상은 4대강 사업의 효과를 의식하기에 충분하다.
 
최악의 상황이 오기 전에 녹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검찰 수사는 이제 시작이다. 그동안 제기된 비자금 의혹은 드러난 게 없다. 검찰도 비자금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이상 4대강 사업 비리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 중소업체 도화엔지니어링이 조성한 비자금만 463억원이라고 하니 대형 건설사는 미뤄 짐작할 만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장석효 전 도로공사 사장은 뇌물 혐의로 이미 구속된 터다.

국민 세금을 축내는 고질적인 담합 구조는 반드시 손봐야 한다. 담합의 폐해는 재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이번에 적발된 건설사는 공공부문 입찰에서 철저히 배제해 불이익을 줘야 한다. 담합으로 걸리면 회사가 거덜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 담합행위 근절은 법 · 제도상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실천 의지에 달린 문제다.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 장 나 경 택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