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공포 대책 시급하다

기사입력 2014.01.2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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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9년~1901년 영국 런던을 세 차례 방문했던 인상파 화가 모네는 매연과 안개로 가득 찬 런던의 풍경에 푹 빠졌다. 그는 “이런 안개가 없었다면 런던은 아름다운 도시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화폭에 담기에 바빴다.

몽환적인 풍경은 얼마 안 가 재앙으로 바뀌었다. 1952년 12월 날씨가 평소보다 추워지자 시민들은 석탄을 더 많이 땠다. 매연과 안개가 합쳐진 스모그로 이듬해 여름까지 1만 2000여 명이 숨지는 대참사의 시작이었다. 석탄에 의한 스모그가 ‘런던형’이라면, 자동차 매연 증가에 따른 선진국형 스모그는 ‘로스엔젤레스형’으로 불린다. 최근 급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은 양쪽을 모두 이어받았다.
 
런던형과 LA형의 혼합 스모그가 중국 대륙을 뒤덮으면서 베이징 등 주요 도시는 마치 흡연실 내부처럼 변했다. 대기오염으로 중국에서 한 해 120만 명이 사망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에어포칼립스(대기오염으로 인한 종말)’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중국발 스모그는 남의 얘기가 아니다.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곧장 날아든다. 스모그가 위험한 이유는 그 속에 포함된 미세먼지, 납·카드뮴 등 중금속, 각종 화학물질 때문이다. 특히 크기가 PM 2.5 이하인 ‘초미세먼지’가 문제다.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에 불과한 이 먼지는 코나 기관지가 걸러내지 못해 폐, 심장 등 호흡기로 직접 들어간다. 미세먼지는 바람만 불면 언제든 중국에서 쉽게 넘어온다.

정부는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서 대기오염 정보 교환과 공동대응책 마련에 합의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 오염원인 중국의 비협조 때문이지만 좀 더 세게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 날씨예보처럼 ‘미세먼지 예보제’도 2월부터 전면 시행할 방침이지만 인력과 장비가 부족해 얼마나 믿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청개구리식 미세먼지 예보가 연일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나쁠 것으로 예보한 날은 쾌청하고 깨끗할 것으로 예보한 날은 마스크를 써야 할 만큼 혼탁하다. 중국의 산업화 추세를 감안하면 앞으로 한반도는 연중 내내 회석 테러를 당할 것으로 환경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무엇보다 예보 인프라를 튼튼히 갖춰야 한다. 환경부와 기상청, 지방정부 간에 손발이 맞지 않고 있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긴밀하게 협조해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고, 지방정부는 국민들에게 신속하게 행동요령을 전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중국 측에는 미세먼지 측정자료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대기상태를 관측할 수 있는 라이브웰캠을 서울과 베이징에 설치해 그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자는 서울시의 제안은 대안 중의 하나로 수용할 만하다. 육지와 달리 하늘은 뚫려 있다. 이웃한 한중일 3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기 힘들다.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중국에 대해 한일 환경 당국이 공동으로 대책마련을 촉구해야 한다. 미세먼지 공포는 환경문제가 어느 한 지역이나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현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환경에는 국경이 있을 수 없다. 중국의 황사나 미세먼지, 일본 방사능 오염이 우리의 문제가 된 것이 이를 여실히 말해준다. 우리의 의지나 잘못과 상관없이 수산물을 마음 놓고 못 먹고 외출조차 마음대로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내 오염을 줄이는 일에도 나서야 한다.

전기자동차 확대·배출 허용기준 강화 방침은 자동차업계에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환경기준 강화는 새로운 기술 개발로 이어져 자동차의 품질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기업이 협조해야 한다. 미세먼지 오염이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대책을 세운 뒤 효과를 보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환경부 기상청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만큼 범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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