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 결혼식 문화, 이대로 괜찮은가?

기사입력 2014.03.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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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문화, 이대로 괜찮은가?

- 결혼 준비 = 쩐의 전쟁?
- 결혼과 동시에 '웨딩푸어'로 전락해버리는 신혼부부
-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은행 대출
 



 [선데이뉴스] '웨딩푸어' 란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비싼 결혼식 비용 때문에 결혼과 동시에 빚더미에 앉게 된 신혼부부를 뜻하는 신조어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에게 있어 결혼준비란 '쩐의 전쟁' 과도 같다. 2013년 한국 소비자원에서 결혼 당사자와 혼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신혼집 마련을 제외한 1인당 평균 결혼비용이 5198만원이라고 밝혔다. 최소 결혼준비 비용은 334만원이었고 최대 금액은 무려 3억 3650만원에 달했으며 월 소득 300만원 이하의 소득 가구의 결혼비용은 4093만원, 월소득 800만원 이상은 두 배에 가까운 7239만원으로 차이를 보였다. 개인의 결혼 준비 과정에 따라 결혼비용이 최대 100배까지 차이가 난다. 이러한 고비용 예식 분위기가 보편화되면서 결혼비용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결혼은 우리 일생에 단 한번 있는 가장 의미 있는 날이다. 각자의 세상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오던 두 남녀가 신랑 신부가 되어 서로 부부의 연을 맺는 아름다운 세레모니, 그게 바로 결혼이다. 이 아름답고 성스러운 결혼식이 언제부턴가 보다 화려하고 값비싼 보여주기식 행사로 전락해 버렸다. 현실이 이러하다보니 우리나라 신혼부부 중 다수는 상당한 빚을 지고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은행 대출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지금의 현실, 과연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문제일까?


 
얼마 전 뉴스에서 딸 상견례를 앞두고 '타워팰리스'에 월세로 입주를 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결혼을 앞두고 오래된 가전제품을 바꾸거나 집안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건 예삿일이고 집안 재력을 속이기 위해 고급아파트에 몇 개월만 '월세'로 사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본격적인 결혼 준비에 앞서 양가 어른들이 처음 자리해 인사를 하는 상견례에서부터 이른바 '쩐의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1인당 5만원에서 1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값비싼 상견례 메뉴를 주문한 뒤 결혼식 날짜와 서로의 하객수, 예단과 예물, 신혼집과 혼수에 관한 대화가 이루어지는데 상견례 자리는 협상테이블을 방불케 한다는 게 예비부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소한으로 간소화 하겠다며 협상이 타결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래도 기본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 는 의견이 나오면 서로 셈 계산으로 인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결혼 준비에 있어 명확한 기준도 없을 뿐더러 기본의 정도에도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결혼을 집안 대 집안의 비즈니스라고 보는 관점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상견례를 마치고 본격적인 결혼준비에 들어가면 그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처음 하는 결혼식에 그 누구도 능숙할 순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예비부부들은 결혼 준비물부터 웨딩촬영, 예물, 혼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준비 과정을 도와주는 웨딩 컨설팅 업체를 찾는다. 이들은 일생의 한번뿐인 결혼식,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한때,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 만들기, 라는 명분아래 고가의 웨딩 패키지 상품을 예비 신랑신부에게 소개한다. 일명 '스드메' 라고 부르는 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의 거품은 상당하다.  보통 300만원정도의 기본값에 예상치도 못한 비용이 플러스되기 때문이다. 웨딩드레스를 고르기 위해 옷을 입어볼 때마다 업체별로 3만원씩의 피팅비가 붙을 뿐더러 리허설과 결혼식 때 신부를 도와주는 도우미 비용, 풍성한 헤어를 연출하는 가발 사용료에 머리 커트비용, 웨딩 사진 원본 CD 가격까지… 추가요금은 계속해서 더해져간다. 
 

 
- 예비부부들 마음을 뒤흔드는 마법같은 말 '평생 단 한번뿐인 결혼식'  
- 각종 끼워팔기와 추가요금 백태 

예식장 또한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홀 사용료 외에도 예식장 꽃값, 얼음 장식, 폐백, 본판스냅까지 다양한 '끼워 팔기'로 인해 결혼식 당일 밥값을 제외하고도 수많은 금액이 추가로 지출된다. 이들 업체는 모두 한결같다. "평생 단 한번 뿐인 결혼식인데 과감하게 투자해 남들과 차별화되는 결혼식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남들보다 크고 화려한 결혼식을 한다고해서 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평생 단 한번뿐인', 이 마법 같은 단어가 모든 걸 무너뜨린다.

언론매체 역시 고비용 예식에 경쟁을 붙이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아는 호텔에서 수 천 만원을 호가하는 드레스를 입고 억대가 넘는 예물을 주고받으며 결혼하는 일부 연예인들과 고위층의 결혼식을 연일 기사화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졌다. 높아진 눈높이에 맞춰 결혼을 준비하려니 자꾸만 준비한 예산을 초과하게 되는 것이다.

결혼 관련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 보면 이러한 문제는 더욱더 심각하게 부각된다. 온라인 시장이 발달함에 따라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보다 쉽게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게 되었다. 여기서 얻은 정보를 통해 본인에게 맞는 결혼준비를 한다면 좋겠지만 사람 심리라는 게 좋은 걸 보면 갖고 싶고 나도 그렇게 하고 싶은 게 보통일 것이다. 자신의 이상은 높은데 현실에선 꿈꾸던 결혼식을 할 수 없게 되는 그로 인해 느끼게 되는 상대적 박탈감 또한 하나의 문제점으로 다가온다.
 


- '나만의 특별한 결혼식'
- 작은 결혼식을 지향하는 '스몰 웨딩족' 출현
- 부모 세대에 깊이 박혀있는 가치관의 변화 필요
- 다양한 사회적 지원 원해

지난 해 9월 연예인 이효리-이상순 커플의 소박한 결혼식이 크게 화제가 되었다. 이들은 불필요한 허례허식을 제외하고 결혼 비용의 거품을 빼, 결혼식 본래의 의미에 걸맞는 결혼식을 올려 많은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이와 같은 '작은 결혼식' 을 지향하는 '스몰 웨딩족' 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혼식이 자리를 잡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부보님 세대에 깊이 박혀있는 가치관이나 고정관념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결혼은 각자의 삶을 살아오던 서로 다른 두 명이 부부라는 이름 아래 하나가 되는 뜻깊은 자리이다. 두 집안의 경사스러운 잔치이지 집안간의 비즈니스가 아니다. 서로 욕심을 버리고 조금씩 양보한다면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의 짐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또한 사회적 지원 역시 필요할 것이다. 수 천 만원에 달하는 예식장 비용을 절감시켜줄 공공시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공시설을 이용한 예식장은 대부분 무료이거나 아주 저렴한 사용료만 받고 있다. 하루에 한 팀 혹은 두 팀만이 예식을 진행해 예식 시간과 주차공간에 구애를 받지 않기 때문에 편안하게 예식을 진행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획일화된 웨딩 옵션대신 본인이 원하는 컨셉으로 식장을 꾸밀 수 있어 '나만의 특별한 결혼식'을 올리는데 적합니다.
 

결혼식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것으로 여기기보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결혼'으로 신란신부 본인의 만족을 위해 결혼식을 준비한다면 '웨딩푸어'라는 신조어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한번뿐인 만큼 더 기억에 남고 특별한 결혼식을 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돈을 많이 들인 결혼식이 정말 특별한 결혼식인가는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신혼여행 후 결혼 비용 부채를 갚으며 살아야 하는 '웨딩푸어' 대신에 진정한 결혼의 의미레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고 현명한 소비를 통해 결혼식 본연의 의미를 되찾아야 할 것이다.







 
[김혜정 기자 sundaynews8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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