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데' 기내 난동

기사입력 2013.05.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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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데기내 난동
 
해외출장을 가는 것을 기내식을 막는다고 한다.
기내식의 질도 이코노미,비즈니스,퍼스트 클래스 등 좌석 급에 따라 다르다.
 
비즈니스나 퍼스트 클래스의 식사와 음료는 웬만한 호텔 못지않다.
와인이나 위스키 등도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다.
한국인을 위해 특별히 비빔밥 국수 라면도 준비해 놓고 있다.
 
주문을 받는 승무원이 승객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거의 무릎을 끊는 자세로 주문을 받는 감동 서비스는 덤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후원자였던 박연차 전 태광실장은 200712월 부산발 서울행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에 탑승했다.
그는 곧 이륙하니 좌석 등받이를 세워 달라는 여승무원의 요청을 5차례나 무시했다.
되례 여승무원에게 내가 누군데!” 라며 폭언과 욕설을 했다.
기내 경고방송도 무시하고 경고장까지 찢어버린 그를 결국 항공사 직원들이 경찰에 넘겼다.
 
법원에서 그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새벽까지 마신 술이 화근이었다.
포스코에너지의 한 신임 임원이 인천발 로스앤젤레스행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에서 비빔밥이 설익었다고 불평하고 라면을 끊여 오라고 해놓고선 3차례나 짜다’ '덜 익었다며 퇴짜를 놨다. 급기야 기내식 주방에까지 들어가 잡지로 여승무원의 얼굴을 때렸다고 한다.
그는 로스엔젤레스에 도착하자마자 기장의 신고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고 볼일도 보지 못한 채 귀국했다.
 
하늘 위 비행기에선 기장과 승무원이 경찰 역할까지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모양이다.
문제의 임원은 보직 해임됐다. 딱딱한 철강회사 이미지를 탈피하고 친근한 기업상을 심기 위해 갖가지 사회공헌 활동을 해온 포스코그룹으로서도 상처를 입었다.
 
라면 회사에선 임원이 시킨 라면이 무엇인지 대한항공에 확인하는 소송도 벌였다.
봉지 라면도 하늘위에서는 특별 서비스다.
입사 30년만에 샐러리맨의 이라는 임원이 되고, 비즈니스석에 앉아 극진한 서비스를 받다보니 너무 우쭐했던 것 같다.
 
사랑합니다, 고객님콜센터에 전화를 했을 때 가장 먼저 듣는 말이다.
언제 봤다고 사랑한다니? 그래도 듣는 사람 쪽에선 기분 나쁘진 않다. 반면에 매일같이 낮선 이에게 미소 지으며 사랑한다고 말해야 하는 사람들은 어떨까. 겉으로 웃으며 속은 숯검정이 된다. 밈국 캐리포니아 주립대 알리 러셀 흑실드 교수는 배우가 연기를 하듯 직업상 본인의 감정을 숨긴 채 다른 얼굴과 몸짓을 지어내야 하는 사람들을 감정노동자라고 한다.
 
대인 서비스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감정노동자가 급증하고 있다.
친절이 생명이 전화상담원. 상사의 기분을 살펴야 하는 비서, 즐거운 식사 분위기를 만들어내야 하는 식당종업원 관람객에게 언제나 밝은 얼굴을 보여야 하는 놀이공원 직원, 승객을 편안히 모셔야 하는 항공승무원이 대표적이다.
 
골프장 캐디처럼 감정노동과 육체노동을 합친 복합노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억지 미소를 짓고 마음에도 없는 친절을 온몸으로 표시해야하는 감정노동의 칼날은 야금야금 영혼을 파괴한다. 많은 이들이 귀가하면 가족에게 짜증을 낸다.
억눌린 분노는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특히 이들을 괴롭히는 것이 이른바 진상고객이다. 직원에게 잘못을 뒤집어씌우거나 욕설을 퍼붓고 상식을 넘어서는 억지 요구를 하는 이들이다.
 
감정노동자가 너무 저자세인 것도 문제라는 말이 있지만 고객감동을 부르짖는 회사 측은 해당 직원만 나무라고 인사상 불이익까지 준다.
대다수 감정노동자가 비정규적으로 노조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말단 공무원, 교통단속 경찰, 사회복지사도 넓은 의미에서 감정노동자다. 올해 2월 결혼을 앞두고 자살한 사회복지사 강모씨는 2분마다 울리는 전화, 욕설을 퍼부으며 쫒아다니는 민원인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항공 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은 폭언, 고성,흡연, 과음에 따른 위해 행동을 금지하고 있다.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 장 나 경 택
 
 
 
 
[나경택 기자 susnday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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